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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의 CFO

에너빌 박상현 사장, 만기구조·투자재원 과제

③늘어나는 CAPEX에 차입 다시 증가세…올해 일시적 부담 커질 것으로 전망

안정문 기자  2026-02-03 08:34:42

편집자주

CFO를 단순히 금고지기 역할로 규정했던 과거 대비 오늘날의 CFO는 다방면의 역량을 요구 받는다. CEO를 보좌하는 역할을 넘어 견제하기도 하며 때로는 CEO 승진의 관문이 되기도 한다. 각 그룹마다 차지하는 CFO의 위상과 영향력도 상이하다. 그러나 이들의 공통점은 영향력과 존재감 대비 그리 조명 받는 인물들이 아니라는 점이다. 조용한 자리에서 기업의 안방 살림을 책임지는 이들의 커리어를 THE CFO가 추적한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재무 전략이 다시 한 번 시험대에 올랐다. 고금리 국면에서 불가피하게 늘렸던 차입의 만기가 돌아오는 가운데 금리 환경은 완화 국면에 접어들었다. 재무 총괄을 맡고 있는 박상현 사장에게는 차입 구조를 재정비할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다.

박 사장이 CFO로 재임하는 동안 두산에너빌리티의 재무건전성은 눈에 띄게 개선됐다. 실적개선과 함께 재무건전성 관리까지 병행된 결과물이다. 차입금의 만기가 여럿 돌아오는 가운데 신용등급전망에 긍정적이 부여된 점은 CFO의 어깨를 가볍게 하는 요소로 꼽힌다. 다만 실제 조달금리가 낮아질 지는 미지수다.

2024년 발행 당시 민평대비 1.7%p 넘게 낮은 금리로 조달됐다는 것이 그 이유다. 당시 대흥행으로 예상보다 금리 밴드가 낮아졌는데 이같은 기조가 올해도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계열 두루 거친 박상현 사장, 재무지표 개선

박 사장은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듀크대학교에서 MBA를 취득한 재무 전문가다. 2013년 이후 두산인프라코어, ㈜두산, 두산밥캣 등 그룹 핵심 계열사의 CFO를 거치며 두산그룹 재무라인의 중심 역할을 해왔다. 두산에너빌리티에서도 구조조정 이후 정상화 국면을 관리하는 재무 총괄로 자리 잡았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한때 채권단 관리 체제에 놓일 정도로 재무 부담이 컸다. 탈원전 기조 속에서 수익성이 악화됐고 계열 지원 부담과 해외 사업 부실이 겹쳤다. 이후 대규모 유상증자와 자산 매각,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거치며 재무 구조는 빠르게 회복됐다.

별도기준 재무지표 흐름을 보면 그의 역할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상각전 영업이익(EBITDA) 마진은 2022년 4.6%를 제외하면 꾸준히 8%대로 유지되고 있다. 2025년 9월 기준 EBITDA 마진은 7.6%로 소폭 하락했지만 이는 가스터빈 슬롯 리저베이션 비용과 주식기준보상 비용 등 일시적 요인의 영향이 크다.

레버리지 지표 역시 같은 흐름을 보인다. 순차입금/EBITDA 배율은 2021년 13.0배, 2022년 12.5배에서 2023년 4.1배까지 빠르게 낮아졌다. 영업실적 회복과 차입 축소가 동시에 이뤄진 결과다. 이후 2024년 5.6배, 2025년 9월 8.4배로 다시 상승했지만 이는 대규모 프로젝트 수행에 따른 운전자본 부담과 단기차입 증가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구조적 악화보다는 국면적 부담 확대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차환금리 하락 미지수, 투자부담 관리와 만기구조 재정비 과제

시장 환경은 박 사장에게 우호적으로 돌아가고 있다. 과거 고금리 시기에 발행했던 2~3년물 회사채와 차입의 만기가 올해와 내년에 집중된다. 현재보다 금리가 높았던 2024년 발행분에 대한 차환일정이 돌아오는 만큼 이자비용은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무보증사채 신용등급 BBB+에 ‘긍정적’ 전망이 부여되면서 향후 등급 상향 가능성도 열려 있다. 등급전망에 긍정적 아웃룩이 부여된 기업들은 1노치(notch) 높은 등급과 비슷한 수준의 금리로 발행에 성공하기도 한다.

실제 두산에너빌리티의 개별민평금리는 A-등급 수준이다. 심지어 등급금리보다 좀 더 낮은 수준으로 형성됐다. 직전 거래일인 1월30일 기준 두산에너빌리티 개별민평금리는 2년물 4.284%, 3년물 4.577%다. 두산에너빌리티의 등급인 BBB+ 등급 2년물 6.334%, 3년물은 7.072%, A-등급금리는 2년물 4.285%, 3년물 4.766%다. 두산에너빌리티의 금리는 1노치 높은 A-와 비교해 2년물이 0.1bp, 3년물은 18.9bp 낮다.

다만 2월 만기채는 차환금리가 낮아질 지 미지수다. 2024년 발행했던 회사채들을 살펴보면 2월 만기채는 개별민평 대비 1.79% 낮은 3.948%, 9월 만기채는 개별민평금리였던 4.1%가 적용됐다. 당장 2월 만기도래하는 회사채보다 낮은 금리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 과정에서 30bp 이상 낮은 금리를 확보해야 한다.

다른 과제도 남아 있다. 대규모 프로젝트가 본격화되면서 운전자본 부담은 여전히 크다. 2025년 들어 순차입금이 다시 늘어난 것도 이 때문이다. SMR 파운드리 사업 본격화에 따른 전용 공장 신축(2026~2028년 7000억원), 가스터빈 생산능력 확장(2026~2028년 3000억원 내외) 등 향후 3년 간 1조7000억원 내외의 자본적지출(CAPEX) 투자가 예정됐다. 이를 고려하면 올해 재무부담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현금창츨력을 바탕으로 차입부담을 통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단기화된 만기구조도 그가 관리해야 할 대상이다. 별도기준 두산에너빌리티의 단기차입금은 2023년 9678억원, 2024년 1조8096억원, 2025년 9월 말 2조1874억원으로 증가했다. 작년 3분기 기준 유동성장기부채까지 더하면 전체 차입금 중 63.7%, 2조8874억원의 만기가 1년 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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