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홍운 영풍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누적된 재무 악재를 극복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작년 본업 부진으로 수익성이 악화됐지만 차입금 감축, 이연법인세 자산 신규 인식 등을 통해 재무 분야의 돌파구를 찾는 모습이다.
영풍은 2025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2조9089억원, 영업손실 259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보다 4.4% 늘었지만 영업손실은 61.6% 확대됐다.
영업손실 확대는 본업인 제련부문의 부진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작년 별도기준으로 영풍 제련부문 영업손실은 265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1053억원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제련부문이 부진한 핵심 이유는 환경 규제 이슈다. 작년 영풍 석포제련소 평균 가동률은 45.95%에 그쳤다. 환경 규제 이슈로 작년 2~4월 두 달 동안 가동이 정지됐다. 3월과 9월에도 각각 10일씩 조업정치 처분이 추가로 내려져 관련 행정소송 등이 진행 중이다. 이에 따른 환경비용 충당금도 3583억원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원자재 가격도 영풍에 우호적이지 않았다. 핵심 원자재인 아연 정광 평균 구매단가는 작년 톤당 195만2000원으로 전년보다 약 22% 상승했다. 하지만 생산품인 아연괴 가격은 런던금속거래소(LME) 기준으로 톤당 평균 2867달러로 전년 대비 3%가량 상승에 그쳤다.
고려아연과 사업협력이 단절된 점도 영풍 실적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영풍은 사업보고서에 고려아연과 맺은 황산 물류처리 계약 해지 및 원료 공동구매 계약 파기, 그리고 공동 판매법인으로 활용했던 서린상사 경영권 변화 등도 실적 감소 요인이 됐다고 적시했다.
권 CFO는 이러한 악재 속에서 작년 다양한 형태로 재무 대응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화그룹에서 활동했던 그는 2022년 3월 영풍 CFO로 근무를 시작했다. 작년부터는 영풍 사내이사에도 이름을 올렸다. 영풍 외에도 영풍개발, 영풍문고홀딩스 등 복수의 영풍 계열사에서도 사내이사로 활동 중이다.
권 CFO는 작년 우선 차입금을 감축해 재무 체력을 다지는 데 힘을 쏟은 것으로 파악된다. 작년 영풍 연결기준 총차입금은 4232억원으로 전년보다 1891억원 축소됐다. 단기차입금 위주로 차입금을 줄여 연결 부채비율 49.37%를 기록했다.
이연법인세자산을 신규 인식한 부분도 눈에 들어온다. 작년 연결기준 이연법인세자산은 1333억원을 나타냈다. 이는 고려아연 지분법이익(2331억원)과 함께 영풍이 작년 말 대규모 영업손실에도 연결기준 당기순이익 309억원을 거두는 데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이연법인세자산은 과거 미사용한 세무상 결손금의 이월액, 세액공제 이월액 등으로 인해 향후 회수될 수 있는 법인세금액을 뜻한다. 향후 실현 가능성이 거의 확실한 경우에만 자산으로 인식할 수 있다.
따라서 이연법인세자산을 신규 인식했다는 것은 영풍이 가까운 미래에 적자 상태에서 벗어나 이월결손금을 써서 세금을 아낄 기회가 있다는 의미가 된다. 권 CFO를 포함한 재무 부서가 본업 회복을 전제한 사업 계획이 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