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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재무책임자(CFO)는 경영전략 수립에 필요한 의사결정을 이끌어 내는 주요 경영진 중 한 명이다. 투자와 자원의 배분, 내부통제 등을 관장하는 만큼 이사회와 사내외 겸직, IR 등의 활동도 활발하다. 이처럼 좁게는 재무부터 넓게는 기획까지 책임지는 CFO의 역할과 권한, 영향력을 THE CFO가 살펴본다.
권홍운 영풍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로 임기 5년 차를 맞았다. 그의 재임 기간 동안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과 석포제련소 환경 규제 강화 등 대형 이슈가 동시에 불거졌다. 격동의 환경 속에서도 권 CFO는 자리를 지키며 계열사 전반으로 역할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1968년생인 권 CFO는 2022년 3월 영풍 상무로 선임되며 CFO를 맡았다. 1992년 ㈜한화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한화그룹 내 재무와 경영지원 분야에서 30여 년간 경력을 쌓은 뒤 영풍에 합류했다.
부임 첫해인 2022년 영풍은 연결 기준 매출 4조4295억원, 영업이익 689억원, 당기순이익 4156억원을 기록하며 양호한 실적을 냈다. 전년 대비 매출은 23.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흑자로 전환됐다. 아연괴 가격 상승과 코리아써키트 등 계열사 실적 개선이 영향을 미쳤다.
같은 해 권 CFO가 장기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도 시작됐다. 영풍은 환경부로부터 석포제련소 환경 허가를 조건부로 승인받았다. 사업장 내 적치된 아연 잔재물 전량을 외부로 반출해 처리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이는 이후 수년간 환경 충당금 증가로 이어지며 수익성에 부담을 주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영풍은 권 CFO 부임 2년 차인 2023년 영업손실로 전환했고 이 흐름은 2025년까지 3년 연속 이어졌다. 적자 전환 배경에는 아연 원재료 가격 상승, 환경 규제 이행 비용, 고려아연과의 거래 구조 변화 등 외부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
지난해에는 환경 규제로 석포제련소 평균 가동률이 45.95%까지 떨어졌다. 여기에 환경 충당금이 누적되며 영풍은 연결 기준 권 CFO 재임 기간 중 최대 규모인 259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다만 권 CFO는 악재 속에서도 재무 체력 개선에 집중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차입금 축소다. 영풍은 2024년 고려아연 공개매수 참여 과정에서 단기 차입이 늘어나며 총차입금이 6000억원대로 확대됐지만 이후 약 4200억원 수준으로 줄였다.
이연법인세자산을 새롭게 인식한 점도 눈에 띈다. 이는 향후 수익 회복 가능성이 높다는 전제 아래에서만 반영할 수 있는 항목으로, 본업 정상화에 대한 내부 계획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권 CFO의 영향력은 계열사 전반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그는 2023년 영풍문고홀딩스와 영풍개발 등 계열사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고려아연 지분 관련 구조 조정 과정에서 설립된 유한회사 와이피씨의 이사에도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에는 영풍 사내이사로도 선임됐다. 현재 영풍 이사회는 총 6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사내이사는 권 CFO와 김기호 대표이사 2명이다. 나머지는 사외이사다.
향후 과제로는 시장과의 소통 확대가 거론된다. 권 CFO 재임 기간 동안 영풍은 단 한 차례도 기업설명회(IR)를 개최하지 않았다. 실적 변동성이 컸고 경영권 분쟁과 환경 규제 등 주요 이슈로 시장 관심이 높았던 만큼 투자자와의 소통 강화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