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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로 보는 10대그룹 CFO

전자·물산 출신이 주류…재무라인에 남은 미전실 영향력

⑤[기업집단-삼성]금융계열사는 생명·화재 양대 보험사 출신…비상경대 출신도 다수

강용규 기자  2026-01-16 10:03:14

편집자주

기업집단의 영향력이 큰 한국 경제지도에서 상위 10대 그룹은 한국 경제를 움직이는 집단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10대 그룹 계열사들의 재무를 총괄하는 CFO들은 곳간의 열쇠를 관리하는 사람을 넘어 전략적 의사결정권자의 역할을 수행하는 핵심 경영인이다. 이들은 어떤 사람들이며 어떠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을까. THE CFO가 10대 그룹 계열사 CFO들의 면면을 분석했다.
삼성의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은 대부분 그룹의 주요 계열사를 거졌다. 비금융계열사의 CFO들은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에서, 금융계열사 CFO들은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에서 주요 경력을 쌓았다.

특히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CFO들은 10년전에 해체된 미래전략실 출신이란 공통점을 갖고 있었다. 미래전략실이 해체된지 10년이 지났지만 미전실의 역사와 영향력이 아직 남아 있었다.

CFO들의 연령대는 10대 그룹 중 가장 높아 경륜을 중시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출신대학은 비 SKY 출신이 SKY 못지 않게 많았고 비상경계열 전공자도 10대그룹 중 가장 많아 단순 학력보다 '실전성'을 중시하는 경향도 엿보였다.

THE CFO는 공정자산총액 기준 상위 10대 기업집단(NH농협 제외)의 주요 상장사 102곳에서 일하는 CFO들을 조사했다. 이 중 삼성 계열사의 CFO는 16명이며 이들의 평균 출생연도는 1967.75년으로 집계됐다.

이는 10대 그룹 중 연령대가 가장 높은 것으로 LG그룹의 1967.8년을 근소하게 앞섰다. 연령대가 가장 젊은 신세계그룹의 1972.83년과 비교하면 삼성의 CFO들이 5살 이상 많다. 삼성은 재무전략 수립 및 운용과 관련해 패기보다 경륜이 우선시되는 경영 현안들을 마주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삼성 CFO들의 출생연도를 10년 단위로 살펴보면 80%에 해당하는 12명이 1960년대생이고 나머지 20%(3명)가 1970년대생이었다. 단순 숫자로 보나 비율로 보나 60년대생이 10대 그룹 중 가장 많았다. 10대 그룹 평균은 1960년대생이 44%(45명), 1970년대생이 54%(55명), 1980년대생이 2%(2명)이다.


CFO들의 주요 경력을 임원 기준으로 살펴보면 금융계열사 12곳과 비금융계열사 4곳의 경향성이 갈렸다. 먼저 금융계열사들은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 출신이 6명으로 다수를 차지했다.

박순철 삼성전자 CFO를 포함해 유승호 삼성바이오로직스 CFO, 김종성 삼성SDI CFO, 김성진 삼성전기 CFO, 김형준 삼성에피스홀딩스 CFO, 안정태 삼성SDS CFO 등이 삼성전자에서 경영지원 관련 직무를 경험했다.

이들 중 박순철 CFO는 삼성전자 '순혈'이자 미래전략실(미전실) 출신이다. 삼성전자 미래전략실은 삼성의 회장 직속 조직으로 2010년 설립돼 2017년 2월 해체됐다. 삼성전자라는 단일 계열사에 편제돼 있었을 뿐 그룹 전체의 경영전략 수립과 사업 구조조정, 내부통제, 주요 인사 등을 관장하는 강력한 컨트롤타워로 기능했다.

삼성전자는 2012년 CFO에 오른 이상훈 전 CFO부터 노희찬 전 CFO와 최윤호 전 CFO, 박학규 전 CFO, 현직 박순철 CFO에 이르기까지 5명의 CFO가 모두 미전실 출신이다. 이들 중 이상훈 전 CFO 이후의 4명은 미전실 해제 이후 삼성전자 CFO에 올랐다.

게다가 최윤호 전 CFO와 박학규 전 CFO의 경우 미전실 이후 그룹의 지원조직으로 설립된 삼성전자 사업지원실(이전 사업지원TF)에서 여전히 요직을 맡고 있다. 미전실은 조직이 해체되기는 했어도 그 위상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고도 볼 수 있다.


그룹의 지주사 격인 삼성물산을 거친 CFO도 4명으로 적지 않았다. 신임 강병오 삼성물산 CFO를 필두로 김경희 삼성중공업 CFO, 윤형식 삼성E&A CFO, 강우영 제일기획 CFO가 이에 해당한다.

나머지 2명은 권영기 에스원 CFO와 조병준 호텔신라 CFO다. 먼저 권영기 CFO는 삼성SDI에서 지원팀으로 전무까지 지내다 2017년 에스원으로 옮겼다. 조병준 CFO의 경우 입사 자체는 1997년 삼성물산이지만 2009년부터 호텔신라에서 꾸준히 경력을 쌓았다.

금융계열사 4곳의 경우 양대 보험사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출신으로 CFO 라인이 구성됐다. 이완삼 삼성생명 CFO, 고영동 삼성증권 CFO, 김태선 삼성카드 CFO등 3명이 삼성생명에서, 구영민 삼성화재 CFO가 삼성화재에서 임원으로서 재무 및 경영지원 경력을 쌓았다. 이완삼 CFO의 경우 삼성화재에서도 임원 경력이 있다.

삼성 CFO들의 출신 대학은 한국 명문대의 상징인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출신이 56%(9명)이지만 비 SKY 출신도 44%(7명)으로 숫자가 적지 않았다. 10대 그룹 중 비 SKY 출신 CFO의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이 바로 삼성이다. 금융계열사 4곳의 경우 CFO 전원이 비 SKY 출신이다.


CFO들의 전공은 경영학이 50%(8명)로 가장 많았다. 여기에 경제학이 1명으로 상경계열이 과반수를 차지했다. 산업공학과 출신의 조병준 호텔신라 CFO도 상경계열 전공자로 포함 시 상경계열의 비중이 62%까지 높아진다.

다만 CFO의 직무 특성을 감안할 때 비상경계열 전공자가 38%(6명)나 된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그룹의 최고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박순철 CFO부터가 연세대 행정학과 출신이다. 단순 학력보다는 실제 업무에서 누적한 성과를 더욱 중요시하는 경향이 드러난다.

대규모 기업집단 소속의 CFO들은 명문대 경영학과나 경제학과 졸업자가 많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김형준 삼성에피스홀딩스 CFO와 권영기 에스원 CFO의 경우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와 동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미국 에머리대학교 대학원에서 MBA를 취득한 것까지 같았다.

심지어 두 CFO는 1966년생으로 동갑내기다. 다만 학번은 다른 것으로 추정된다. 김형준 CFO가 86학번으로 학번이 공개된 반면 권 CFO의 경우 학번이 공개되지는 않았으나 졸업연도가 1988년임을 고려하면 85학번일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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