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비상장사 재무 분석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자 대여금 회수에 느긋한 이유

지난해 연결 기준 FCF 3.4조로 흑자 전환…순현금 보유량 늘며 단기 자금 압박 없어

김형락 기자  2026-04-24 09:30:54

편집자주

비상장사는 공개하는 재무 정보가 제한적임에도 필요로 하는 곳은 있다. 고객사나 협력사, 금융기관 등 이해관계자들이 거래를 위한 참고 지표로 삼는다. 숨은 원석을 찾아 투자하려는 기관투자가에겐 필수적이다. THE CFO가 주요 비상장사의 재무 현황을 조명한다.
삼성디스플레이가 1년 만에 잉여현금흐름(FCF) 창출 흐름을 회복했다. 2024년에 모회사 삼성전자 유동성 관리 차원에서 지급한 일회성 배당이 지난해에는 없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자금 관리 전략에 따라 집행한 대규모 대여금 상환도 서두르지 않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여유 자금을 장기 대여해 이자수익을 거둬도 될만큼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연결 기준 FCF가 전년 대비 흑자 전환한 3조3597억원이다. 그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전년 대비 3019억원 줄어든 6조2687억원이었지만, 유·무형자산 취득액(2조9013억원)과 배당금 지급액(77억원)을 소화하기에 충분한 규모였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24년 이례적으로 FCF가 적자를 기록했다. 그해 연결 기준 FCF는 전년 대비 적자 전환한 마이너스(-)5조2996억원이다. 영업현금이 6조5706억원으로 전년 대비 2조6737억원 줄어든 시기 배당금 지급액이 436억원에서 6조6596억원으로 급증하고, 유·무형자산 취득액이 2조4775억원에서 5조2106억원으로 약 2.1배 늘어난 영향이 겹쳤다.


삼성디스플레이 현금흐름을 바꾼 건 모회사 삼성전자 자금 사정이다. 삼성전자는 2019년부터 2023년까지 별도 기준 영업현금만으로 자본적 지출(CAPEX)과 주주 환원을 집행하기 빠듯했다. 2018년 말 36조7218억원이었던 별도 기준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2022년 말 3조9217억원까지 줄었다. 삼성전자 본사 유동성을 확충하기 위한 연결 실체 내 현금 재배치가 필요했다. 2022년 말 삼성전자가 연결 기준으로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114조7836억원이었다.

삼성전자는 해외 법인뿐만 아니라 자회사 삼성디스플레이에 쌓여 있는 유동성을 배당으로 회수했다. 2022년 3조9523억원이었던 삼성전자 별도 기준 배당금 수익은 2023년 29조969억원으로 25조1446억원 증가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일회성 배당을 실시해 삼성전자 배당금 수익에 5조6382억원 기여했다. 배당금은 2024년 3월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지급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로 20조원을 대여한 시기도 2023년이다. 그해 2월 이사회 승인을 거쳐 운영자금 20조원을 연 이자율 4.6%에 장기(30개월)로 빌려줬다. 삼성디스플레이는 FCF를 유동성으로 쌓아둬 2022년 말 연결 기준 현금성 자산이 32조7872억원에 육박했다. 삼성전자에 대여금을 집행하고도 2023년 말 현금성 자산이 총차입금보다 16조3923억원 많은 순현금 상태를 유지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대여금 만기를 30개월 더 연장했다. 이자율만 연 4.6%에서 3.9%로 조정했다. 연간 이자수익은 9200억원에서 7800억원으로 준다. 대여금 만기는 내후년 2월이지만, 중도에 전부 또는 일부를 상환할 수 있는 조건은 유지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호황으로 현금 창출력이 커졌다. 자본 배분 부담을 감안하면 단기간 내 대규모 상환은 부담 요인이다. 그해 삼성전자 별도 기준 영업현금은 전년 대비 12조3225억원 증가한 85조2648억원이다. 유·무형자산 취득액(52조1531억원), 배당금 지급액(9조8972억원)을 차감한 FCF는 23조2648억원이다. 자사주 취득(8조1893억원) 등으로 빠져나간 자금까지 제하면 삼성디스플레이 차입금을 한꺼번에 상환하기엔 넉넉하지 않은 현금흐름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FCF를 바탕으로 순현금 보유량을 늘렸다. 삼성전자 대여금 조기 상환이 시급한 재무 여건은 아니다. 지난해 말 삼성디스플레이 연결 기준 현금성 자산은 전년 말 대비 6조7573억원 증가한 22조892억원이다. 그해 말 현금성 자산이 총차입금(3조252억원)보다 19조641억원 많은 순현금 상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