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의 절반 이상이 사내이사로 조사됐다. CFO가 전략적 의사결정권자로서 갈수록 경영 현안에 깊숙이 관여하는 추세의 반영으로 해석된다. 대표이사가 CFO를 겸직하는 케이스도 나타났다.
CFO의 사내이사 선임 여부는 기업집단별 경향성에 좌우됐다. CFO들이 전원 사내이사인 그룹과 전원 미등기임원인 그룹이 1곳씩 있었으며 나머지 기업집단들도 사내이사 선임 우세인 곳과 미등기임원 우세인 곳이 확연히 드러났다.
지난해 말 임원인사를 통해 새롭게 CFO에 오른 인물들의 사내이사 선임 여부도 관심사다. 전임자의 사례를 고려할 때 이들 역시 과반수가 사내이사에 선임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THE CFO가 공정자산총액 기준 상위 10대 기업집단(NH농협 제외)의 주요 상장사 102곳에서 일하는 CFO들을 조사한 결과 55%에 해당하는 56명의 CFO가 사내이사로 재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34%(35명)은 미등기임원으로 조사됐으며 나머지 11%(11명)은 지난해 말 CFO에 올라 사내이사 선임 여부가 아직 완전히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기업집단별로 보면 현대자동차그룹이 CFO의 사내이사 선임에 가장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상장사 12곳 중 92%(11곳)의 CFO가 사내이사로 재직 중이며 최근 새롭게 CFO에 오른 정재호 현대로템 CFO 역시 전임자의 사례를 고려할 때 올 3월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사내이사에 선임되는 것이 유력하다. 사실상 100%가 사내이사다.
현대차그룹 다음으로는 삼성·포스코·LG·롯데·신세계 등 기업집단이 CFO의 사내이사 선임에 적극적이었다. 먼저 삼성에서는 조사 대상 상장사 21곳 중 86%(18곳)의 CFO가 사내이사다. 나머지 3개사를 들여다보면 먼저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은 사업부문별 부문장 등 현업의 요직인사들이 대표이사를 맡아 CFO에 사내이사 자리가 배석되지 않는다.
삼성에피스홀딩스의 경우 지난해 11월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인적분할로 독립해 전임자의 사례가 없다. 다만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유승호 CFO가 사내이사로 재직 중임을 고려할 때 삼성에피스홀딩스의 김형준 CFO 역시 오는 3월 정기주주총회를 거쳐 사내이사에 선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포스코그룹에서는 6명의 CFO 중 김승준 포스코홀딩스 CFO를 제외한 5명이 사내이사로 비중은 83%다. 추가적인 임원인사가 없다면 3월 정기주주총회 이후로도 이 비중은 달라지지 않는다.
LG그룹은 조사 대상 CFO 10명 중 80%(8명)가 사내이사다. 나머지 2명은 새롭게 CFO에 오른 경은국 LG이노텍 CFO와 송광륜 LG CNS CFO이며 전임자의 사례를 고려할 때 경 CFO는 사내이사 선임 가능성이 높은 반면 송 CFO는 미선임의 가능성이 높다고 파악된다.
롯데그룹 역시 조사 대상 CFO가 10명 중 80%(8명)가 사내이사다. 나머지 2명 중 최영준 롯데지주 CFO의 경우 지난해 말 인사를 통해 새롭게 CFO에 올랐으며 오는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사내이사 선임이 유력하다. 롯데렌탈의 이광호 CFO가 그룹 주요 상장사 CFO 중 유일한 미등기임원이다.
신세계그룹은 조사 대상 CFO 6명 중 50%(3명)가 사내이사 재직 중이다. 최근 CFO에 오른 우정섭 신세계 CFO 역시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선임 가능성이 높은 만큼 실질적으로는 4명이다.
GS그룹부터는 CFO를 사내이사에 선임하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 조사 대상 CFO 6명 중 김성욱 GS글로벌 CFO와 맹주국 자이에스앤디 CFO 2명만이 사내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사내이사 비중은 33%다.
SK그룹은 총 20명의 CFO가 조사 대상인데 이들 중 25%(5명)만 사내이사로 조사됐다. 다만 박종석 SK텔레콤 CFO와 박동주 SKC CFO, 남기철 SK오션플랜트 CFO 등 신임 CFO 3명은 전임자 사례 고려 시 3월 정기주주총회를 거쳐 사내이사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SK그룹의 사내이사 CFO 중 한명진 SK스퀘어 CFO는 단순 사내이사가 아니라 대표이사다. 현 시점에서 SK그룹은 물론이고 10대 그룹 주요 상장사 CFO들 중 유일한 대표이사의 CFO 겸직 사례다. SK스퀘어가 투자회사형 중간지주사를 표방하는 만큼 재무 수장에게 가장 큰 권한을 부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HD현대그룹은 조사 대상 CFO 6명 중 김정혁 HD현대마린솔루션 CFO만이 사내이사다. HD현대마린솔루션의 경우 비교적 최근인 2024년 5월 코스피에 상장했으며 당시부터 재무 수장을 지내던 김 CFO에게 원활한 상장 지휘를 위해 이례적으로 큰 권한을 부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화그룹은 조사 대상 상장사 10곳 중 8곳의 CFO가 미등기임원으로 재직 중이다. 작년 말 임원인사를 통해 새롭게 CFO에 오른 윤안식 한화에어로스페이스 CFO와 장연성 한화오션 CFO 역시 전임자가 미등기임원이었던 만큼 정기주주총회 이후로도 미등기임원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보인다. 사실상 전원이 미등기임원인 셈이다.
10대 그룹 주요 상장사 CFO들 중 11명은 지난해 말 임원인사를 통해 CFO에 올랐다. 이들 중 73%(8명)는 전임자의 사례 등을 고려할 때 다가오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선임 가능성이 높다고 파악되며 27%(3명)는 미등기임원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 11명의 사내이사 선임 여부가 예상대로 결정된다고 가정하면 10대 그룹 주요 상장사 CFO 102명 중 사내이사의 비중은 63%(64명), 미등기임원 비중은 37%(38명)다. 기업집단별로는 LG그룹과 롯데그룹의 비중이 80%에서 90%로 올라 83%의 포스코그룹을 앞서게 되며 SK그룹 역시 25%에서 40%로 높아져 33%의 GS그룹을 넘어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