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자본효율성이 지난해 뚜렷한 온도차를 보였다. 비용 부담이 수익성을 잠식한 계열사가 있는 반면 사업 재편과 실적 회복으로 분위기를 바꾼 곳도 있었다.
특히 LG디스플레이와 LG생활건강의 대비가 두드러진다. 전년까지 마이너스(-) 자기자본이익률(ROE)에 머물렀던 LG디스플레이가 회복 조짐을 보인 것과 달리, LG생활건강은 새롭게 마이너스 구간으로 밀려나면서 그룹 내 희비가 엇갈렸다
◇LG생건, ROE·
ROA 모두 마이너스 전환 LG그룹의 7개 주요 계열사 가운데 ROE가 가장 크게 꺾인 곳은 LG생활건강이다. 2024년 3.44%였는데 지난해 -1.82%로 떨어지며 마이너스 구간에 진입했다. ROA 역시 2.79%에서 -1.20%로 내려앉았다. 전년만 해도 소폭 반등 조짐을 보였다는 점에서 더 뚜렷한 후퇴로 읽힌다.
원인은 순이익의 적자 전환이다. 지배주주순이익이 1891억원에서 -1001억원으로 급감했다. 뷰티 부문이 영업적자로 돌아선 데다 무형자산손상차손 1798억원이 반영되면서 손익을 끌어내렸다.
반면 지배주주지분 평균과 자산총계 평균은 각각 5조5000억원, 7조원 수준에서 움직여 큰 변화가 없었다. 자산과 자본이 거의 움직이지 않은 만큼 이익 감소가 ROE와 ROA에 거의 그대로 반영된 셈이다.
LG화학도 ROE 하락 폭이 두드러졌다. ROE는 -2.11%에서 -5.50%로 더 하락했고, ROA도 0.60%에서 -1.00%로 마이너스 전환했다. 눈에 띄는 점은 영업이익이 늘었는데도 ROE가 떨어졌다는 부분이다. 1조9000억원에 달하는 유형자산손상차손과 유형자산처분손실 약 8000억원, 외환차손 약 9000억원 등이 누적되며 기타영업외비용이 4조1000억원 남짓까지 불어난 탓이 컸다. 결국 지배주주순손실은 1조8194억원으로 전년보다 적자폭이 더 확대됐다.
자산 확장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지배주주지분 평균은 33조649억원으로 1%가량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자산총계 평균은 97조4597억원으로 14%나 증가했다. 배터리 투자로 자산은 가파르게 불어났는데 수익성이 받쳐주지 못한 구조다.
또 HS애드는 성장 정체가 엿보이고 있다. ROE가 11.80%에서 8.40%로, ROA는 4.10%에서 3.30%로 낮아졌다. 최근 수년간 순이익은 크게 변동이 없는데 이익잉여금 누적으로 자본은 증가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HS애드의 자본효율성 하락은 구조적 둔화로 해석된다.
◇'행복한 비명' LG CNS LG CNS의 경우 하락 그룹에 포함됐지만 성격은 다른 세 곳과 다르다. ROE가 18.32%에서 17.35%로 낮아지긴 했어도 수치 자체는 7개사 가운데 가장 높았다. 수익성이 나빠져 ROE가 하락한 게 아니라 상장에 따른 자본 확충 효과가 ROE를 누른 케이스다.
이 회사는 지난해 초 기업공개 과정에서 신주 발행으로 자본이 유입되면서 지배주주지분 평균이 2조5239억원으로 27% 늘었다. 통상 이 정도 자본 증가가 있으면 ROE 하락 폭이 커지기 마련이지만, 지배주주순이익도 4379억원으로 20% 급증해 하락 폭을 방어했다.
게다가 ROA는 8.54%에서 8.97%로 도리어 상승했다. 자산총계 평균이 15% 늘었지만 순이익 증가율이 이를 웃돈 덕이다. 유형자산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IT서비스, AI 솔루션 사업 구조가 높은 자산 효율성을 뒷받침한 것으로 풀이된다.
◇LGD, ROE 41%p '극적 반등' 반대로 ROE가 상승한 계열사는 LG디스플레이와 LG전자, LG유플러스 등이다. 가장 극적인 변화는 LG디스플레이에서 나타났다. ROE는 3.44%로 전년 대비 40.65%포인트 뛰었고, ROA도 -7.02%에서 1.02%로 플러스 전환했다. 2022년부터 줄곧 -20%대 후반에서 -30%대 후반 ROE를 기록했던 점을 고려하면 뚜렷한 반등이다.
배경은 손익의 급반전이다. 지배주주순손실 2조5626억원이 1년 만에 지배주주순이익 2263억원으로 돌아섰다. 다만 ROE 9.68%, ROA 3.64%를 기록한 2021년과 비교하면 아직 회복 초기 단계로 볼 수 있다.
LG전자는 순이익 반등이 ROE 회복으로 이어진 경우다. ROE는 1.81%에서 4.28%로 2.47%포인트 상승했고, ROA도 0.94%에서 1.82%로 개선됐다. 2022년 이후 이어지던 하락 흐름을 끊었다.
순이익이 급증한 영향이 컸다. 지배주주순이익이 1년 새 3675억원에서 9606억원으로 2.6배 늘었다. 다만 자산 증가가 수익성 개선 폭을 일부 희석했다. 자산총계 평균과 지배주주지분 평균이 각각 7%, 10% 증가했다. 이익 증가분에 비해 ROE와 ROA 상승폭은 상대적으로 완만했던 배경이다.
LG유플러스 역시 ROE와 ROA가 모두 개선됐다. ROE는 2024년 4.40%에서 지난해 6.01%로, ROA는 1.58%에서 2.59%로 각각 올랐다. 지난해 희망퇴직 비용 부담이 있었지만 본업 수익성 회복이 이를 상쇄했다.
자산과 자본은 대체로 안정적을 움직이고 있다. 자산총계 평균은 19조원대에서 대동소이했고, 지배주주지분 평균은 8조7114억원으로 2% 증가하는 데 그쳤다. 분모 변화가 크지 않은 만큼 순이익 증가 효과가 ROE에 비교적 분명하게 반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