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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산 순차입금 5년 만에 감소…LG화학만 3.6조 증가

⑤[차입 규모]LG전자 자회사 IPO 효과로 레버리지 완화…HS애드 24년째 순현금 기조

고진영 기자  2026-04-06 14:58:54

편집자주

기업은 숫자로 말한다. 기업의 영업·투자·재무활동의 결과물이 모두 숫자로 나타난다. THE CFO는 기업이 시장과 투자자에 전달하는 각종 숫자와 지표(Financial Index)들을 집계하고 분석했다. 숫자들을 통해 기업집단에서 주목해야 할 개별 기업들을 가려보고 그룹의 재무적 변화를 살펴본다. 그룹 뿐만 아니라 업종과 시가총액 순위 등 여러 카테고리를 통해 기업의 숫자를 분석한다.
지난해 LG그룹은 5년 만에 처음으로 순차입금 증가세를 멈췄다. 다만 배경을 뜯어보면 구조적인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이 있었다기 보다는 LG전자의 인도 자회사 상장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같은 기간 합산 총차입금은 오히려 늘었는데, 배터리 투자 부담을 안고 있는 LG화학 때문이다. 2차전지 투자가 본격화하기 전만 해도 그룹에서 가장 빚이 많은 기업은 LG디스플레이였지만 이 자리를 LG화학이 가져간지 오래다.

◇순차입금 2.5조 줄인 LG전자

2025년 말 LG그룹 7개 주요 계열사들의 순차입금은 총 43조4569억원으로 집계됐다.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생활건강 △LG유플러스 등 상장사 5곳과 △LG CNS △HS애드 등 비상장사 2곳의 연결 재무지표를 단순 합산한 값이다.


이 수치를 2024년 말(44조3478억원)과 비교하면 2%(8909억원) 남짓 줄었다. 2020년 말 26조원대였다가 매년 가파르게 늘어왔으나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반면 합산 총차입금은 2024년 65조5440억원에서 2025년 68조5341억원으로 4.6%(2조9901억원) 증가했다. 총차입금이 늘었는데도 순차입금이 축소된 것은 현금성자산이 일시적으로 불어났기 때문이다. 원인은 LG전자의 인도 IPO(기업공개) 자금 유입에 있다.


LG전자의 연결 순차입금은 2025년 말 5조1642억원을 기록하면서 1년 만에 32.2%(2조4579억원)나 급감했다. 같은 기간 총차입금도 15조2424억원에서 13조9603억원으로 1조3000억원 가까이 줄었다. 그룹 순차입금 감소액의 3배에 이르는 레버리지 완화 효과가 LG전자 한 곳에서 나온 셈이다.

2025년 10월 인도판매법인(LG Electronics India)이 인도증시에 상장하면서 13억달러(약 1조8500억원)에 달하는 현금을 확보한 영향이 컸다. 공모는 구주매각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매각대금 대부분이 해외 자회사의 차입금 상환과 본사의 단기차입 축소에 쓰였다.

그러나 차입금 감소세가 계속되긴 어려워 보인다. 2025년 하반기 이후 LG전자가 운전자본 관리에 집중하곤 있지만 올해부턴 AI홈이나 전장 신사업과 관련한 투자지출이 다시 늘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번 차입 축소는 체력 개선이라기보다 일회성 자금 유입이라고 할 수 있다.

LG디스플레이 역시 순차입금이 2024년 말 12조5858억원에서 2025년 말 11조1512억원으로 11.4%(1조4346억원) 감소했다. 업황 악화 타격이 컸던 2023년 말과 비교하면 2조원 넘게 줄었다. 중국 광저우 LCD 팹 매각과 설비, 재고 정리 과정에서 현금이 유입된 덕분이다. 영업현금이 순유입으로 돌아선 것도 한몫했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차입금 규모에 크게 변화가 없는 편이다. 2025년 말 순차입금은 6조1466억원, 전년 대비 줄긴 했지만 소폭(1%)에 그쳤다. 5년간 증감 폭이 607억원에 불과할 정도로 레버리지가 사실상 고정돼 있다. 5G 투자가 일단락된 데다, 본업에서 창출하는 영업현금흐름이 배당과 이자 등을 대부분 감당하는 안정적 구조가 자리 잡은 결과로 풀이된다.

◇LG화학, 5년 새 순차입금 3.6배…그룹 차입부담 중심지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그룹의 차입 부담을 끌어내렸다면, 반대로 LG화학은 차입 증가분의 대부분을 끌어안고 있다. LG화학의 순차입금은 2025년 말 22조9092억원으로 전년 대비 18.7%(3조6015억원) 증가했다. 2020년만 해도 6조원대 수준이었는데 5년 새 3.6배로 뛰었다. 순현금 상태인 계열사를 제외하면 유일하게 순차입금이 늘어난 곳이다.

총차입금 증가 폭은 더 컸다. 2025년 33조8120억원으로 전년 대비 6조4359억원 증가했다. 그룹 합산 총차입금 증가액의 두 배를 웃돈다. 나머지 6개 계열사들의 빚은 3조원 넘게 줄었는데 LG화학은 이를 상쇄하고도 추가 차입을 더했다는 뜻이다.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이 수년째 대규모 배터리 투자를 진행하면서 그룹 차입 부담의 중심지가 되고 있다.


◇순현금 유지한 3사…LG생활건강·LG CNS·HS애드

이밖에 LG생활건강과 LG CNS, HS애드 등은 빚보다 현금이 많아 순차입금이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특히 LG생활건강의 순현금규모가 9683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7년째 순현금 기조가 계속되고 있으며 규모도 꾸준히 늘어나는 중이다. 현금창출력은 전보다 둔화됐지만, 그간 대규모 인수합병이나 투자가 사실상 없었던 만큼 잉여현금흐름이 꾸준히 누적될 수 있었다.


LG CNS는 지난해 상장을 계기로 재무 지형이 크게 달라졌다. 순현금 규모가 2024년 말 4694억원이었는데 2025년 말 9077억원으로 대폭 확대됐다. IPO 과정에서 유입된 공모 자금이 차입 상환과 현금성자산 확충에 쓰였기 때문이다. 이 기간 총차입금이 6937억원에서 7717억원으로 소폭 늘긴 했으나 회사채 발행을 통한 만기구조 개선의 영향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 HS애드는 순현금 기조를 가장 길게 유지 중인 곳이다. 2002년 이후 순차입금이 마이너스인 상태가 깨진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다만 최근 들어선 순현금 규모가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5년 순차입금은 -381억원으로 전년(-738억원) 대비 순현금이 360억원가량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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