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이자지급여력이 반등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2021년 이후 대부분 계열사의 이자보상배율이 추세적으로 떨어졌지만 지난해엔 7개사 중 5곳의 수치가 전년보다 개선됐다. 기준금리 인하가 본격화하면서 조달 부담이 완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회복의 강도는 계열사마다 달랐다. LG디스플레이와 LG유플러스, LG CNS가 금리 하락의 수혜를 비교적 빠르게 흡수한 반면 LG화학은 대규모 차입 부담을 떨치지 못했다. LG전자와 LG생활건강 역시 영업이익 감소가 이자지급여력을 끌어내렸다.
◇'마이너스 탈출' LG디스플레이, 변동금리 수혜 톡톡 2025년 LG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이자지급여력을 분석한 결과 LG디스플레이의 턴어라운드가 두드러졌다. 내내 마이너스(-)를 기록하던 이자보상배율이 2025년 0.7배로 플러스 전환했다. 2022년부터 이어지던 영업적자를 탈출했고 이자비용도 축소된 덕분이다.
LG디스플레이의 이자비용은 2024년 9358억원에서 지난해 7235억원으로 22.7% 줄었다. 차입규모가 감소했을 뿐 아니라 평균 조달금리가 6.00%에서 5.29%로 낮아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평균 조달금리는 이자비용을 기초·기말 총차입금의 평균으로 나눠 역산한 값을 기준으로 했다. LG디스플레이는 변동금리 차입 비중이 80%에 달하다 보니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비교적 빠르게 반영된 것으로 여겨진다. 다만 여전히 이자보상배율이 1배를 밑도는 만큼 흑자 규모를 계속 키울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LG CNS·LG유플러스, 조달금리 하락에 상승세 LG CNS 역시 이자보상배율이 상승했다. 2024년 19.2배에서 2025년 21.3배로 2.1포인트 올랐다. 영업이익이 늘었을 뿐 아니라 이자비용도 267억원에서 259억원으로 3.1% 감소한 덕분이다.
이 기간 총차입금은 늘었는데 이자비용이 오히려 줄어든 것은 평균 조달금리가 4.10%에서 3.53%로 하락한 영향으로 보인다. IT서비스업 특성상 차입이 많지 않다 보니 순현금 구조를 유지하면서 금리 변동기에도 이자보상배율을 20배 안팎에서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이자보상배율이 2024년 2.8배에서 2025년 3.2배로 개선됐다. 2021년 6.3배를 기록한 이후 3년 연속 하락하다 처음 반등한 수치다. 이자비용이 3059억원에서 2759억원으로 줄었는데, 차입규모는 크게 변화가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감소분의 대부분은 금리 하락 효과로 분석된다. 이 기간 평균 조달금리는 4.21%에서 3.88%로 0.33%포인트 내렸다.
◇금리 인하 '무색' LG화학, 조단위 이자비용 여전 또 LG화학은 이자보상배율이 2024년 -0.6배에서 2025년 -0.4배로 소폭 개선됐다. 다만 여전히 마이너스 구간에 머물러 있어 의미 있는 반등으로 보긴 어렵다. 구체적으로 이자보상배율이 나아진 이유는 적자폭 축소에 있다. 이자비용은 되려 연간 9538억원에서 1조2175억원으로 28% 늘었다.
이자부담이 확대된 것은 1년 새 평균 총차입금이 30조5940억원으로 24% 뛰었기 때문이다. 평균 조달금리도 3.87%에서 3.98%로 올랐다.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됐더라도 2020~2021년경 저금리 수준까지는 내려오지 않았기 때문에 신규차입이 기존 차입 위에 쌓이면서 전체 금리 평균이 오른 것으로 보인다.
장기 흐름을 보면 변화는 더 가파르다. 이자보상배율은 2021년 19.6배에서 4년 만에 -0.4배로 낮아졌고 차입은 2.4배, 조달금리는 2% 수준에서 거의 두 배 가까이 뛰었다. 연간 금융비용이 조단위인 상황인 만큼 흑자 전환에 성공해도 부담을 쉽게 낮추긴 어려울 전망이다.
이밖에 HS애드의 이자보상배율은 42.8배에서 43.2배로 소폭 상승했다. 다만 연간 이자비용 자체가 5억~6억원 수준에 불과한 만큼 이자보상배율 수치는 크게 의미 없는 구조다.
◇영업이익 급감에 발목 잡힌 LG생건·LG전자 반대로 이자보상배율이 낮아진 계열사로는 LG생활건강과 LG전자가 있다. 특히 LG생활건강은 지난해 가장 변화가 컸던 곳이다. 2024년 26.6배였던 이자보상배율이 지난해 8.1배로 18.5포인트 하락했다. 이자비용은 173억원에서 210억원으로 37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영업이익이 63% 급감한 타격이 컸다.
LG전자의 경우 이자보상배율이 2021년 14.2배를 찍은 이후 4년 연속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는 3.8배로 전년(5.5배)보다 1.7포인트 낮아졌다. 영업이익이 1조원 가까이 줄어든 영향이다.
이자비용 역시 6248억원에서 6496억원으로 4% 남짓 늘었다. 평균차입금은 14조8781억원에서 14조6014억원으로 소폭 줄었지만 평균 조달금리가 4.20%에서 4.45%로 0.25%포인트 오르면서 차입 축소 효과를 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