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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er Match Up보스턴vs레인보우vs두산로보틱스

'아틀라스' 숨은 주역, RAI…그룹 투자 업고 R&D 중심으로

④그룹 3사 5700억 초기투자 지원…두산 M&A 시동·레인보우 계열사 협력 강화

김동현 기자  2026-01-27 15:45:00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미국을 근거지로 한 로보틱스앤AI연구소(RAI)는 휴머노이드로봇 '아틀라스' 개발의 숨은 주역으로 꼽힌다. 현대차그룹이 보스턴다이나믹스를 인수한 직후 설립한 이 연구소는 로봇공학부터 인공지능(AI), 머신러닝까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넘나들며 연구개발(R&D) 범위를 확장했다.

RAI는 보스턴다이나믹스 주주사의 지원을 바탕으로 아틀라스 개발에 참여하며 현대차그룹이 완성차 업체를 넘어 피지컬AI 사업자로 전환하는 중장기 R&D를 담당하고 있다. 국내 로보틱스 산업을 주도하는 두산로보틱스와 레인보우로보틱스도 각각 인수합병(M&A)과 계열사 협업 등의 방식으로 성장 전략을 수립 중이다.

◇현대차 3사 직접 출자…RAI 매출 0에도 R&D 원동력 유지

RAI는 현대차그룹이 보스턴다이나믹스를 인수한 이듬해인 2022년 보스턴다이나믹스AI연구소라는 이름으로 출범했다. 보스턴다이나믹스 인수에 참여한 현대자동차, 기아, 현대모비스 등이 일제히 연구소 설립에 참여해 자금을 투입했다.

3사가 투자한 금액은 현대차 2834억원, 기아 1700억원, 현대모비스 1133억원 등으로 출자금에 따라 지분율은 각각 47.5%, 28.5%, 19.0% 등으로 나뉘었다. 3사 이외에 보스턴다이나믹스도 나머지 5%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이에 따라 RAI 설립에 투입된 금액은 총 6000억원으로 추산된다.



2021년 현대차그룹은 보스턴다이나믹스 지분 80%를 인수하는 데 9963억원을 투입했는데 연구소 설립에만 M&A 투자금의 60%에 해당하는 금액을 추가로 쏟아부은 셈이다. 현대차그룹이 미래 로보틱스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실제 RAI는 이후 현대차그룹의 210억달러(약 31조원) 규모 대미 투자 프로젝트 중 로봇 분야에 보스턴다이나믹스와 나란히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 연구소는 미래기술 연구에 중점을 둔 곳으로 별도의 매출을 일으키고 있진 않다. 2022년 설립 후 매출로 잡힌 금액은 없으며 오히려 R&D 투자에 따라 적자 폭이 커져 지난해에는 3분기 말 기준 영업적자 153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4년간 누적 적자금액은 2540억원이다. 지분법 손실 평가에 따른 출자사의 RAI 장부가액도 같은 기간 절반 아래로 떨어졌다.

다만 그룹이 R&D에 집중하기 위해 자금을 투입·설립한 곳인 만큼 RAI는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아틀라스 성능 개선에 집중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RAI 대표 역시 마크 레이버트 보스턴다이나믹스 창업자가 맡아 R&D에 힘을 싣고 있다.

◇두산 M&A·레인보우 삼성 협력, '2인 2사' 생존 전략

두산로보틱스와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자체적인 R&D 역량을 내재화해 투자 규모를 확대했다. 2021년 30억원 수준이던 레인보우로보틱스의 R&D 비용은 꾸준히 증가해 2024년 55억원으로 늘었고 두산로보틱스의 R&D 비용은 증감이 있긴 했으나 같은 기간 50억원에서 71억원으로 늘어난 상태다. 지난해 3분기 말 양사의 누적 R&D 비용은 모두 50억원을 넘었고 매출 대비 비용 역시 20% 후반대를 유지 중이다.



여기에 추가로 양사는 R&D 역량을 강화할 자체적인 방안을 수립·추진하고 있다. 2023년 기업공개(IPO)를 통해 4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조달한 두산로보틱스는 M&A에 초점을 뒀다. 조달 자금의 70%에 이르는 2850억원을 M&A 자금으로 배정해 AI·자율주행로봇(AMR) 솔루션을 보유한 북미·유럽 업체를 인수 대상으로 검토했다.

그 결과 지난해 하반기 원엑시아라는 미국 소재의 지능형로봇 기업을 자회사로 편입했다. 두산로보틱스의 상장 후 첫 대형 M&A로 원엑시아 인수에 356억원을 투입했다. 회사는 원엑시아를 통해 북미 영업망을 확대하고 하드웨어(두산로보틱스)·소프트웨어(원엑시아) 역량을 강화한다. 2000억원의 M&A 자금이 남은 두산로보틱스는 추가 인수 기회를 모색 중이다.

지난해 삼성전자 자회사로 편입한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최근 그룹 계열사와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 인수와 함께 대표 직속의 미래로봇추진단을 신설했는데 오준호 레인보우로보틱스 창업자를 추진단을 이끌 단장으로 선임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중심으로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며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 이외에도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삼성중공업의 운영 데이터를 기반으로 조선용 용접 로봇 개발에 나서는 등 그룹 로보틱스 사업 중심에 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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