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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전략 분석

‘지출 부담’ 호텔롯데, 영구채 통한 자본 확충에 ‘방점’

그룹 전반 신종자본증권 통한 재무구조 안정화 진행, 신용등급 개선 목적으로 해석

김혜중 기자  2026-03-31 08:15:20

편집자주

기업의 재무전략은 사업과 기업가치를 뒷받침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사업자금이 필요하면 적기에 조달을 해야 한다. 증자나 채권 발행, 자산 매각 등 방법도 다양하다. 현금이 넘쳐나면 운용이나 투자, 배당을 택할 수 있다. 그리고 모든 선택엔 결과물이 있다. 더벨이 천차만별인 기업들의 재무전략과 성과를 살펴본다.
호텔롯데가 잇단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자본을 확충하고 있다. 뉴욕팰리스 호텔 부지 매입과 롯데바이오로직스 출자 등 자금 지출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롯데렌탈 매각 무산으로 유동성 확보에 차질을 빚은 영향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최근 롯데그룹 전반적으로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늘려가고 있는 양상이다. 롯데지주를 필두로 호텔롯데, 코리아세븐,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계열사가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며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동시에 유동성을 확보했다. 신용평가사 중심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펼치는 가운데 부채비율과 차입금 관련 지표를 방어하기 위한 작업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 이어 신종자본증권 발행, “채무상환 목적”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호텔롯데는 이날 2200억원 규모의 사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표면 이자율은 5.793%로 만기일은 2056년 3월 30일이다. 최초 스텝업 일시는 발행일로부터 2년 6개월 뒤인 2028년 9월 30일로, 스텝업 일시가 도래할 경우 최초 이자율에 연 3%의 이율이 가산된다. 이후에도 매 1년 연 1%가 추가로 가산된다.

회사 측은 이번 조달이 채무상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자본 확충을 통한 재무건전성 확보 역시 추가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지점이다. 신종자본증권은 만기가 30년으로 회계상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분류돼 부채비율이나 차입금의존도 등의 수치를 낮출 수 있다.

호텔롯데는 지난해 말에도 18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한 차례 발행했다. 발행 직후 계열사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2144억원을 출자했다. 그룹 차원의 신규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과정 속 호텔롯데의 조달 여건을 활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호텔롯데는 오는 4월 6일 롯데바이오로직스에 286억원의 추가 출자를 앞두고 있다.

추가로 지난해 기존 장기 임대 형태로 운영해 온 뉴욕팰리스 호텔의 토지를 7000억원에 매입 결정했다. 갑작스러운 자금 집행이 발생한 가운데 호텔롯데는 기존 자산 매각 대금과 롯데렌탈 매각대금 등을 사용하고자 했다. 다만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1월 롯데렌탈과 SK렌터카간 기업결합을 불허하면서 호텔롯데로서는 유동성 확보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9790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유입될 예정이었지만 단기간 이를 기대하긴 어렵게 됐다.

롯데렌탈 매각은 호텔롯데로서 재무 구조 안정화 및 뉴욕팰리스 호텔 토지 매입 등 대규모 투자를 뒷받침하는 요인 중 하나였다. 당장 자금 투입이 시급한 상황 속 호텔롯데는 외부 조달을 선택했고, 순차입금 증가 등에 따른 신용등급 하방 압력을 분산시키기 위해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면서 자본을 확충하는 방향으로 재무전략을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지주 필두로 계열사까지, 신종자본증권 발행 ‘러시’

최근 롯데그룹 전반에서 신종자본증권을 통한 자본 확충을 늘려가고 있다. 롯데지주도 롯데바이오로직스 출자 자금 마련을 위해 이날 총 15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도 같은 날 500억원을 신종자본증권을 통해 조달했다. 코리아세븐도 지난해 6월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며 1000억원의 자본을 확충했다. 특히 롯데지주는 최근 1년간 5회차에 걸쳐 총 475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그룹 전반적으로 신용평가사의 등급 개선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 방향으로 재무 구조를 개선하는 과정 속 발행한 현상으로 해석된다. 일반적으로 신용평가사들은 기업의 재무 상태를 평가하는 잣대로 △부채비율 △차입금의존도 △EBITDA/총매출액 △실차입금/EBITDA 등을 사용한다. 신종자본증권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경우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분류되기에 차입금 및 부채비율과 관련된 지표를 가시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신종자본증권이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효과가 있긴 하지만 일반적인 차입금과 마찬가지로 이자 및 상환 부담이 부재한 것은 아니다. 호텔롯데가 이번에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금리는 5.8% 수준으로, 이는 1월 공모채 이자율 3% 후반대에 비해 높게 형성되기도 했다. 만기 일시는 공모채와 비슷하게 구성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호텔롯데를 포함한 롯데그룹 계열사는 고금리의 신종자본증권을 선택해 단기적 관점에서의 재무구조 개선을 선택한 만큼, 차입 구조 관리 및 수익성 개선 작업 등을 통해 신용등급을 개선시킬 필요성이 큰 상황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롯데그룹 계열사 전반이 신종자본증권을 통한 조달을 선호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재무구조 개선에 대한 효용성과는 별개로 높은 이자 부담 등은 함께 고려해야 할 요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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