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수요예측을 마친 호텔롯데가 발행 규모를 확정하며 채무증권신고서 기재 내용을 자진 정정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 유상증자 참여에 대한 내용은 물론 호텔·리조트 및 면세사업부의 향후 투자 계획에 대한 구체적 계획을 포함시켰다. 지난해 말 결정한 뉴욕팰리스 호텔 부지 매입을 위해 4500억원 규모의 외부 투자유치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호텔롯데는 전날 제80-1회, 제80-2회 무보증 공모사채 발행을 위한 채무증권신고서의 기재 내용을 정정했다. 호텔롯데는 이달 초 1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해 증권신고서를 공시하고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한 바 있다. 수요예측에선 모집액을 웃도는 주문이 접수됐다.
호텔롯데와 주관사인 삼성증권은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회사채 발행금액을 당초 계획보대 두 배 늘린 2000억원으로 증액했다. 금리 역시 2년물 3.619%, 3년물 3.827%로 유리한 수준에서 확정했다. 민간채권평가회사 4곳의 수익률 산술평균치와 같거나 낮은 수준이다. 모집금액이 6000억원 이상 몰리며 증액에도 민평금리 이하 금리를 확정한 셈이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발행 확정 공시와 함께 채무증권신고서 내용을 정정했다는 지점이다. 기관 수요예측까지 끝난 이상 투자자 보호를 위한 정보를 추가 제공할 필요성은 크지 않은 편이다. 단 사업 환경이나 회사 재무 상황에 변화가 있다면 종종 정정이 이뤄지는 경우도 있다.
호텔롯데 역시 비슷한 경우에 해당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6일 롯데렌탈과 SK렌터카 간 기업결합에 대해 불허 결정을 내렸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3월 사모펀드(PEF) 운용사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 롯데렌탈 지분 거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이 보유한 56.2%의 지분이 거래 대상이었다. 호텔롯데 지분은 약 9800억원에 해당한다.
롯데렌탈 매각에 재동이 걸리자 증권신고서에도 향후 자금 조달계획과 재무구조 영향에 대한 내용을 추가 기재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정정 사항 중 핵심 내용에는 호텔롯대의 재무구조 개선 작업과 향후 자금 계획이 포함됐다. 미국 뉴욕팰리스 호텔 부지 매입을 위한 외부 자금 유치와 주요 사업부에 대한 투자 등이 주된 내용이다.
호텔롯데는 지난해 말 뉴욕 가톨릭 대교구로부터 뉴욕팰리스 호텔 부지를 4억9000만달러(한화 7000억원)에 매입하기로 했다. 2015년 약 9433억원에 인수한 뒤 10년 동안 장기 임대로 운영하던 곳이다. 롯데호텔 시애틀, 시카고 킴튼호텔과 함께 주요 해외 거점 중 하나로 꼽힌다. 중간지주사에 해당하는 미국 롯데호텔홀딩스USA 산하에서 운영 중이다.
호텔롯데 측은 호텔에 이어 토지 소유권을 확보하며 운영 안정성 강화를 기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그간 매입 완료 시기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단 이번 정정 과정에서 2월 중 완료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인수 자금은 L7홍대 매각대금 2500억원, 외부 투자유치 자금 4500억원을 활용할 예정이라고 적시했다.
향후 투자 내용을 엿볼 수 있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호텔롯데는 2028년까지 총 1조5144억원의 투자를 계획해 집행 중이다. 올해 규모는 9249억원으로 이 중 7008억원은 호텔·리조트 및 면세사업부 관련 지분 투자에 사용한다. 뉴욕팰리스 호텔 토지 매입과 롯데바이오로직스 유상증자 참여, 그외 3736억원 규모의 국내외 지분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호텔롯데 관계자는 “이번 회사채는 기존 기업어음 차환을 목적으로 만기가 긴 공모채를 신규 발행한 건”이라며 “롯데렌탈 매각은 어피니티와 협의를 통해 추가 제안 가능성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