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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전략 분석

실적 개선 자신감?…호텔롯데, 사채 발행한도 키웠다

지난해 1조서 올해 1.5조까지 조달 가능…단, 보수적 발행 기조 유지될 듯

이정완 기자  2026-01-19 16:01:24

편집자주

기업의 재무전략은 사업과 기업가치를 뒷받침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사업자금이 필요하면 적기에 조달을 해야 한다. 증자나 채권 발행, 자산 매각 등 방법도 다양하다. 현금이 넘쳐나면 운용이나 투자, 배당을 택할 수 있다. 그리고 모든 선택엔 결과물이 있다. 더벨이 천차만별인 기업들의 재무전략과 성과를 살펴본다.
호텔롯데가 올해 회사채 발행 한도를 1조5000억원으로 정했다. 지난해에는 1조원으로 조달 한도를 대폭 축소했으나 다시 발행 규모를 정상화하기로 했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2024년 1조원대 순손실을 기록한 호텔롯데가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조달 자신감을 회복했다고 평가한다. 작년 연말 롯데건설이 발행하는 신종자본증권에 자금보충확약을 부담하고 롯데바이오로직스 유상증자에도 참여하기로 하면서 돈 쓸 곳이 많아진 것도 이 같은 의사결정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다.

◇작년 4800억 공·사모채 조달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호텔롯데는 지난해 12월 중순 열린 이사회에서 올해 사채 발행 한도를 1조5000억원으로 결정했다. 원화·외화 공·사모 회사채,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모두 포함한 금액이다. 올해 자금운용 계획과 금융시장 상황을 고려해 내려진 결정이다.

호텔롯데는 2024년 연말 개최한 이사회에서 지난해 사채 발행 한도를 원화 기준 1조원으로 조절한 바 있다. 그동안 AA급 우량 발행사로서 연간 2조원 이내 목표치를 유지해왔으나 지난해 발행 한도를 절반으로 줄였다.

지난해 한도 축소가 이례적인 일로 여겨졌다. 호텔롯데는 지속된 면세 사업 부진으로 인해 2024년 1조원 넘는 순손실을 기록했다. 2024년 매출은 5조691억원으로 전년 4조7540억원 대비 7% 늘었으나 영업적자 456억원으로 2023년 1326억원 영업이익에서 적자 전환했다. 특히 대규모 희망퇴직으로 인한 비경상 비용도 발생했다.

직전 해 부진한 수익성 성적표를 받다 보니 지난해 조달 행보도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작년 호텔롯데는 2월 2000억원 공모채를 한 번 발행한 뒤 11월 1000억원 규모 사모채, 12월 18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사모 형태로 발행했다. 공모 시장보다는 사모로 투자자를 찾는 모습이었다. 2024년 원화채 시장에서 6500억원 규모 공·사모채를 발행한 것과 비교하면 줄어든 규모였다.

◇계열사 자금 지원 최전선 섰다

다만 구조조정 덕에 지난해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2023년 인천공항점을 철수하고 작년 초 중국 따이궁과 거래를 전면 중단하면서 수수료 부담을 덜었다. 2017년 국내 최대 규모로 확장해 재개장한 월드타워점 영업면적도 줄였다. 작년 3분기까지 매출은 3조3877억원으로 전년 동기 3조7421억원 대비 9%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613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영업적자 285억원에서 흑자로 탈바꿈했다.

발행 한도를 다시 높였다고 해서 전처럼 공격적인 조달을 점치는 이는 많지 않다. ‘AA0’ 등급을 유지하던 202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호텔롯데는 한 번 공모채를 발행할 때 3000억~4000억원씩 조달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눈높이가 낮아진 상태다. 오는 21일 공모채 수요예측을 앞두고 있는 호텔롯데는 모집액을 1000억원으로 정했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2000억원까지 증액할 수 있다. 호텔롯데의 신용도는 ‘AA-‘다.

회사의 사업 여건과 무관하게 계열 지원 중책을 맡고 있는 것도 자금 조달 필요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롯데건설은 작년 12월 2대주주인 호텔롯데 자금보충약정을 받아 40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마쳤다. 비슷한 시기 그룹 차원에서 신사업으로 육성 중인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실시하는 유상증자에 2144억원을 출자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발행 한도 축소가 이례적이었다"면서 "작년 실적 개선세를 확인한 덕에 발행 규모 정상화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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