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매각 및 계열사 지원 등 호텔롯데의 그룹 내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신임 CFO의 역할에 눈길이 쏠린다. 2024년부터 본격적으로 자산 매각을 주도한 한경완 상무가 롯데지주로 이동함에 따라 박인 상무보가 신임 CFO로 자리했다.
그룹 기조에 맞춰 재무구조 안정화 작업을 지속 중인 가운데 롯데렌탈 매각 무산, 뉴욕팰리스 부지 매입 등의 결정에 따라 자금 운용 계획을 수정할 필요에 놓였다. 최근 신종자본증권을 통한 조달 역시 가속화하고 있는 가운데 중장기적 관점의 재무 관리 필요성이 커졌다는 평가다.
◇2026년 정기인사 승진과 함께 법인 CFO로 1일 업계에 따르면 호텔롯데 법인지원부문장이 한경완 상무에서 박인 상무보로 교체됐다. 호텔롯데는 호텔사업부와 면세사업부, 월드사업부 등 3개 사업부를 두고 있으며 각 사업부별로 경영지원부문을 운영한다. 법인지원부문은 법인 차원의 재무 및 회계 업무 등을 총괄하는 부서로, 법인지원부문장이 호텔롯데 전체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을 맡는다.
박 상무보는 2003년 롯데그룹 입사 이후 줄곧 호텔롯데 재무 파트에서 전문성을 쌓아 왔다. 호텔롯데 회계담당과 자금담당 등을 역임했고, 2021년부터는 호텔군 HQ 재무팀장 및 법인재무팀장을 맡았다. 당시 한 상무와 합을 맞추며 법인 차원의 재무 전략 수립 등을 담당했다. 2026년 정기인사를 기점으로 임원 배지를 달았고, 동시에 CFO로 임명되면서 역할도 확대된 양상이다.
이번 인사는 한 상무가 승진과 함께 롯데지주 재무2팀장을 맡게 되면서 발생한 연쇄 이동으로 해석된다. 한 상무는 2021년 임원 승진하며 호텔군HQ 재무혁신본부장을 맡기 시작했고 2023년부터는 호텔롯데 법인지원부문장으로 법인 재무를 총괄했다. 특히 2024년을 기점으로 호텔롯데의 자산 매각 플랜을 수립하면서 재무 건전성을 제고했다.
롯데호텔 L7 강남 토지 및 건물 매각부터 시작해 Avolta AG 지분 매각, 롯데호텔 L7 홍대 매각 등을 주도했고, 이를 토대로 유동성을 확보해 상환 등에 투입했다. 그룹 전반적으로 자산 경량화 및 비핵심 자산 매각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 상무의 역할이 호텔롯데에서 계열사 전반으로 확대된 양상이다.
박 상무보 역시 해당 자산 매각 작업을 함께 주도한 인물로서 호텔롯데의 향후 기조는 동일하게 유지될 전망이다. 2025년 말 연결 기준 호텔롯데의 총차입금은 8조3383억원으로 2024년 말 대비 4.1% 감소했다. 호텔롯데의 총차입금은 2022년 말 9조2582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우하향 기조를 보이고 있다.
최근 그룹 전반이 신용평가사의 등급 조건에 맞춰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가운데 한국기업평가는 호텔롯데의 등급 상향 변동요인으로 △순차입금/EBITDA≤3.5배 △차입금의존도≤35% 등을 내세우고 있다. 2025년 말 기준 호텔롯데의 차입금의존도는 36.1%다. 순차입금/EBITDA 수치는 2025년 3분기말 기준 14.2%로 주요 사업부의 현금창출력 개선에 따라 추가적인 개선 여력 역시 열려있다는 평가다.
◇재무 안정화·지출 부담 상존에 신종자본증권 활용 늘려 다만 호텔롯데의 롯데렌탈 매각 계획이 사실상 무산되면서 추가 차입이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실제로 호텔롯데는 현재 뉴욕팰리스 인수 대금 충당을 위해 외부 조달을 주선하고 있는 단계로 전해진다. 호텔롯데는 지난해 말 7000억원 규모 미국 롯데뉴욕팰리스 부지 매입을 결정했다.
이와 함께 롯데바이오로직스 유상증자 참여 등 계열사를 향한 지원 빈도도 높아지고 있는 양상이다. 올해 호텔사업부와 면세사업부, 월드사업부 전방위적으로 대규모 투자 역시 예고한 상태다. 올해에만 9249억원을 사업부 투자에 사용할 계획이다.
이가운데 호텔롯데는 최근 신종자본증권을 통한 조달 빈도를 늘려가고 있는 양상이다. 2025년 말 18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고 올해 3월 30일 2200억원 규모를 추가로 발행했다. 유동성 확보와 재무구조 개선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신종자본증권이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효과가 있긴 하지만 일반적인 차입금과 마찬가지로 이자 및 상환 부담이 부재한 것은 아니다. 호텔롯데가 이번에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금리는 5.8% 수준으로, 이는 1월 공모채 이자율 3% 후반대에 비해 높게 형성되기도 했다. 중장기적 관점에서의 현금 창출력 추가 개선 및 차입 규모 축소 작업이 병행돼야 한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