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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전략 분석

1년물 CP 재차 택한 롯데지주, 사실상 ‘만기연장’

2024년 이후 공모채 등판 '아직'…A급 하락 후 우회수단 활용

이정완 기자  2026-01-21 15:51:21

편집자주

기업의 재무전략은 사업과 기업가치를 뒷받침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사업자금이 필요하면 적기에 조달을 해야 한다. 증자나 채권 발행, 자산 매각 등 방법도 다양하다. 현금이 넘쳐나면 운용이나 투자, 배당을 택할 수 있다. 그리고 모든 선택엔 결과물이 있다. 더벨이 천차만별인 기업들의 재무전략과 성과를 살펴본다.
롯데지주가 지난해 초 발행한 1년물 CP(기업어음) 만기가 대거 도래하자 재차 1년물 CP로 차환을 택했다. 이달 중순경 한 번에 1000억원을 조달했다. CP는 단기 조달을 위한 발행 수단이지만 사실상 장기 조달 효과를 거두는 셈이다.

롯데지주의 CP 활용은 지난해 A급 신용도 하락을 계기로 더욱 활발해졌다. 석유화학 부진으로 인해 시장성 조달에 부담을 느끼면서 장·단기 CP를 고르게 늘리고 있다.

◇미상환 CP 잔액 '1조' 돌파

2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롯데지주는 이달 중순 내년 1월을 만기로 1000억원 규모 CP를 발행했다. 이달 초 2개월물 CP 300억원, 3개월물 CP 2500억원 발행도 병행했다. 익숙한 CP 파트너인 유안타증권, 신한은행 등이 조달을 주관했다.

이번 CP 발행은 만기 도래 일정과 연관돼있다. 지난 14일과 오는 30일 작년 10월 2300억원 규모 CP 만기가 다가온다. 이달 말부터 다음달 중순까지는 작년 1~2월 발행한 1년물 CP 1500억원 상환 일정이 빼곡하다. 작년 초 발행한 CP 만기를 연장하는 것과 같다.

CP는 기업의 단기 자금 조달 수단으로 활용되나 롯데지주는 1년물 CP를 연달아 택하면서 2년물 이상의 조달 효과를 거두고 있다. 만기가 1년에 하루라도 못 미치면 증권신고서를 작성하지 않고도 발행이 가능하다. 이 같은 편의성을 고려해 발행을 지속하는 모습이다.

조달 추세를 봐도 꾸준히 CP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2020년 말 별도 기준 6820억원이던 CP 미상환잔액은 2023년 9100억원까지 늘었다가 2024년 2700억원으로 급감한 바 있지만 2026년 현재 시점 기준 1조450억원까지 증가했다고 파악된다.


◇석화 부진에 시장성 조달 부담

IB업계에선 핵심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롯데그룹 지주사인 롯데지주 역시 시장성 조달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분석한다. 롯데케미칼은 작년 3분기 기준으로도 5000억원 넘는 영업적자를 나타냈다.

롯데그룹 다른 계열사의 공모채 조달 분위기와도 차이가 있다. 롯데웰푸드나 호텔롯데, 롯데쇼핑처럼 AA급을 유지하는 계열사의 경우 연초 공모채 시장 고금리 부담에도 불구하고 시장을 찾는 모습을 보인다. 롯데그룹 발행사 중 새해 처음으로 공모채 수요예측에 나선 롯데웰푸드의 경우 유통금리보다 낮은 금리로 2500억원 조달에 성공했다. 1조5000억원 넘는 넉넉한 주문을 확인했다.

다만 롯데지주는 작년 6월 롯데케미칼과 함께 기존 AA급에서 A급으로 신용등급이 하락했다. 국내 신용평가사 3사 모두 'A+' 등급을 매기고 있다. 롯데지주는 롯데케미칼 지분 25.3%를 들고 있는 최대주주다. 당시 한국기업평가는 "롯데케미칼 신용도 저하에 따라 지주회사인 롯데지주 신용도의 근간이 되는 통합신용도가 하락한 점을 감안해 등급 하향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탓에 공모채 발행도 2024년 1월 이후로 끊긴 상태다. 당시 2년물과 3년물, 5년물로 나눠 3000억원을 확보했다. 그 후로는 공모채 대신 만기 1년 이상 장기 CP를 선택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작년 연말 사모 형태로 275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자본 규모를 키우기도 했다. 채무 상환을 위해 자금 수혈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IB업계 관계자는 "회사 상황을 고려할 때 당분간 공모 조달보다는 증권사를 통해 사모 발행이 가능한 수단을 주로 택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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