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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정책 리뷰

오리온 첫 중간배당 1023억…지주사 9년이 바꾼 흐름

지주사 출범 9년, 그룹 배당 6.5배·일가 몫 5배 증가…재원은 오리온 배당

조은아 기자  2026-07-09 08:22:03

편집자주

분기·연간 실적 발표 때마다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기업이 발표하는 배당정책이다. 유보 이익을 투자와 배당에 어떤 비중으로 안배할지 결정하는 건 최고재무책임자(CFO)의 핵심 업무다. 기업마다 현금 사정과 주주 환원 정책이 다르기에 재원 마련 방안과 지급 방식도 각양각색이다. 주요 기업들이 수립한 배당정책과 이행 현황을 살펴본다.
오리온그룹이 지주사 체제 출범 이후 처음으로 중간배당을 실시한다. 오리온과 오리온홀딩스를 합쳐 1023억원 규모다. 오리온홀딩스의 배당 재원은 사업회사 오리온에서 지주사로 올라오는 배당 수익이며, 홀딩스 배당의 66.4%는 담철곤 회장 일가 몫이다. 일가 4명이 이번 중간배당으로 받는 금액은 약 264억원이다. 지주사 출범 후 지난해까지 9년 사이 그룹 배당총액은 6.5배, 일가 몫은 5배가 됐다.

◇두 회사 모두 '결산배당의 절반'…첫 중간배당 1023억

오리온과 오리온홀딩스는 6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중간배당 실시를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공시에는 정관에 따라 '분기배당'으로 표기됐지만, 올해부터 배당을 중간·결산 연 2회 체제로 전환하면서 도입한 중간배당이다.

오리온의 중간배당금은 1주당 1750원, 총 692억원이며 오리온홀딩스는 1주당 550원, 총 331억원이다. 두 회사 모두 배당기준일은 오는 21일이고, 지급 예정일은 오리온이 8월 6일, 오리온홀딩스가 8월 10일이다.

배당액 설계에는 공통점이 있다. 두 회사 모두 직전 결산배당의 정확히 절반이다. 오리온은 지난해 결산배당 3500원의 절반인 1750원을, 홀딩스는 1100원의 절반인 550원을 책정했다. 연말 결산배당이 전년 수준으로 유지될 경우 올해 연간 배당은 두 회사 모두 전년 대비 50% 늘어난다.

이는 배당 확대 추세의 연장선이기도 하다. 오리온의 주당 배당금은 2023년 1250원에서 지난해 3500원으로 2년 새 2.8배가 됐고, 연결 배당성향은 13.1%에서 36.2%로 높아졌다. 홀딩스도 2017년 지주사 출범 당시 600원이던 주당 배당금이 지난해 1100원까지 올랐다.

이번 중간배당은 예고된 수순이다. 오리온은 2024년 4월 연결 지배지분 순이익(비경상 손익 제외)의 20% 이상을 배당하는 3개년 배당정책을 발표했고, 지난해 6월 공시한 기업가치 제고계획에서 중간배당 검토를 명시했다. 올해 3월 주총에서는 이사회 결의로 배당기준일을 정하는 방식으로 정관을 고쳐 제도적 준비를 마쳤고, 지난달에는 두 회사가 보유 자기주식 전량 약 675억원어치를 소각했다. 결산배당 확대, 자사주 소각, 중간배당 순으로 예고한 정책이 차례로 실행되고 있다.

◇재원은 오리온 배당…나흘 만에 통과하는 구조

배당의 흐름을 따라가면 '오리온→홀딩스→오너일가'로 이어지는 구조다. 오리온홀딩스는 자체 사업 없이 오리온 등 계열사 배당이 수입의 핵심인 지주회사다. 배당 재원의 중심은 지분 37.38%를 보유한 오리온에서 받는 배당이다.

이번 중간배당도 같다. 오리온이 지급하는 692억원 가운데 홀딩스 몫은 약 259억원으로 8월 6일 홀딩스에 들어온다. 홀딩스는 나흘 뒤인 8월 10일 331억원을 주주에게 지급한다. 오리온에서 유입되는 금액보다 72억원 많다.

챗GPT가 생성한 이미지

홀딩스는 들어온 배당을 쌓아두지 않고 그대로 내보낸다. 실제로 3월 말 분기보고서에는 4월에 오리온에서 들어올 결산배당 517억원이 미수금으로, 주주에게 지급할 결산배당 662억원이 미지급금으로 나란히 잡혀 있었다. 이때 홀딩스의 별도 현금성자산은 6억원이었다.

홀딩스가 올해 오리온에서 받는 배당은 결산 517억원과 중간 259억원을 더한 776억원, 주주에게 지급하는 배당은 결산 662억원과 중간 331억원을 더한 993억원이다. 받는 것보다 217억원 많은 현금이 배당으로 나간다.

이 간극을 메워온 것은 차입이다. 홀딩스가 배당과 로열티, 임대료 등으로 벌어들이는 현금을 보여주는 별도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23년 179억원, 2024년 222억원, 지난해 543억원으로, 같은 기간 배당총액 451억원, 481억원, 662억원에 매년 못 미쳤다. 별도 단기차입금은 2024년 말 1300억원에서 지난해 말 1720억원, 올 3월 말 1820억원으로 늘었다.

배당을 내보내는 오리온 쪽도 올해는 같은 양상을 보여준다. 오리온이 올해 지급하는 현금 배당은 지난해 결산분 1384억원과 이번 중간배당 692억원을 합쳐 2076억원으로, 지난해 별도 영업활동현금흐름 1794억원을 넘어선다.

다만 오리온의 지난해 연결 지배지분 순이익은 3827억원, 연결 영업현금흐름은 5373억원으로 이익 체력 자체는 넉넉하다. 이익의 상당 부분이 중국·베트남 등 해외법인에서 발생하는 만큼, 배당 여력은 해외법인에서 국내로 끌어올리는 배당 규모에 좌우되는 구조다.

중간배당 도입으로 배당 수준은 한 단계 올라섰다. 배당은 한 번 올리면 낮추기 어려운 하방 경직성이 있는 만큼, 연 2회 배당 체제는 앞으로의 기준선이 될 가능성이 크다.

◇지주사 전환 9년…그룹 배당 6.5배, 일가 몫 5배

홀딩스 배당의 종착지는 오너일가다. 이화경 부회장 약 34.0%, 담철곤 회장 약 29.9%, 담경선 오리온재단 이사장과 담서원 오리온 부사장이 각각 약 1.27%로, 일가 4명이 홀딩스 지분 약 66.4%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달 홀딩스가 자사주 248만8770주(발행주식의 3.97%)를 전량 소각하면서, 일가의 보유 주식수 변동 없이 지분율이 63.8%에서 높아진 결과다. 이들은 오리온 지분도 6.4%가량 갖고 있다.

이번 중간배당으로 4명이 받는 금액은 약 264억원이다. 이화경 부회장이 약 141억원, 담철곤 회장이 약 102억원, 담서원 부사장이 약 13억원, 담경선 이사장이 약 8억원이다. 전체 중간배당 1023억원의 26%에 해당한다.

챗GPT가 생성한 이미지

배당총액과 일가 몫 모두 지주사 출범 전과 비교하면 변화의 폭이 뚜렷하다. 인적분할 직전인 2016년 결산에서 옛 오리온의 배당총액은 317억원, 당시 지분 28.45%를 보유했던 일가 4명의 몫은 약 103억원(자사주 제외 실질 지분 기준)이었다. 지난해에는 그룹 배당총액이 2046억원, 일가 몫이 약 528억원이었다. 9년 새 총액은 6.5배, 일가 몫은 5.1배가 됐다. 연말 결산배당이 전년 수준으로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올해 그룹 배당총액은 3069억원, 일가 몫은 790억원 안팎이 된다.

배경에는 지분율의 변화가 있다. 일가는 2017년 인적분할 과정에서 신설 사업회사 오리온 주식을 지주사에 현물출자했고, 이를 통해 홀딩스 지분율을 분할 전 28.45%에서 63.8%로 끌어올렸다.

다만 출범 초기에는 대주주가 일반주주보다 적게 받는 차등배당이 운영됐다. 2019년 결산에서 대주주는 주당 250원, 일반주주는 650원을 받았고, 대주주 몫은 이후 300원, 500원으로 올라오다 2022년 결산부터 동일 배당으로 전환됐다. 차등배당 폐지와 배당 확대가 맞물리면서 일가의 배당 수입은 2023년 331억원, 2024년 383억원, 지난해 528억원으로 늘었고, 올해는 79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오리온홀딩스 관계자는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통해 시장과 주주에게 약속한 주주환원 정책을 계획대로 이행하고 있다"며 "내실있는 성장을 이어갈 수 있도록 국내외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투자를 지속하는 동시에, 주주가치를 높이고 성장과 주주환원이 선순환하는 구조를 강화해 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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