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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온시스템, 디레버리징 기조 유효…유동성 확보 '관건'

차입금의존·부채비율 꾸준히 개선, '운전자본 확대' 현금흐름에 부담

변세영 기자  2026-05-11 14:33:09
한온시스템이 꾸준히 재무 건전성을 제고하며 체질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디레버리징(부채상환)으로 인한 캐시 유출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눈길을 끈다. 여기에 운전자본 부담까지 확대되면서 곳간의 현금 흐름이 병목 현상을 겪고 있어 유동성 강화 작업이 과제로 떠올랐다.

◇수익성 개선 통해 부채비율 낮춰, 2024년 254%→2026년 1Q 165%

11일 글로벌 열관리 솔루션 기업 한온시스템에 따르면 올 1분기 매출액은 2조7482억원, 영업이익은 97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매출은 5%, 영업이익은 361.1% 급증하며 수익성이 개선됐다. 국내를 넘어 유럽 고객사 중심으로 공급을 확대한 게 주효했다.

매출원가율도 지난해 1분기 92.7%에서 89.5%로 3.2%p 낮아졌다. 기업이 본업으로 실제 벌어들이는 현금창출력을 나타내는 에비타(EBITDA)는 2024년 7470억원에서 2025년 1조120억원, 올해 1분기를 연환산(TTM) 기준으로 넓히면 1조105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현금 창출력은 개선됐지만 곳간의 크기는 축소됐다. 1분기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8480억원을 기록했다. 2024년 말 1조3470억원, 지난해 말 9250억원에서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이는 한온시스템이 재무 건전성을 제고하는 과정에서 동반된 흐름이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은 2014년 전략적 투자자(SI)로 한온시스템 지분 19.49%를 확보한 뒤 지난해 한앤컴퍼니로부터 구주 매입과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율을 54.77%까지 끌어올리며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과거 사모펀드 체제에서 외형 확대에 총력을 기울였다면 소속이 달라진 후 ‘내실 경영’에 방점을 찍고 있다. 비용 효율화와 차입구조 개선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실제 건전성 지표는 눈에 띄게 개선됐다. 2024년 254%였던 부채비율은 2025년 168%, 올해 1분기 165%까지 낮아졌다. 차입금 총액도 4조5670억원에서 3조7970억원까지 줄이며 강도 높은 디레버리징(차입 축소)을 단행하고 있다. 같은 기간 기업의 부채 상환 능력을 평가하는 차입금 대비 EBITDA 배수 역시 6.12배에서 3.44배로 절반 가까이 낮췄다. 에비타로 부채를 갚는 데 몇 년이 걸리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매출채권 증가세' 운전자본 부담, 대손 리스크 확대

한온시스템의 현금 유동성이 다소 저하된 건 매출채권도 한몫했다. 매출채권은 미리 물건을 내어주는 '외상'과 비슷하다. 고객사에 대한 납품 물량이 늘어나거나 계약 규모가 확대되는 과정에서 함께 증가한다. 매출은 발생하고 있지만 정작 수중에 돈이 들어오지 않아 실질적인 캐시흐름 둔화로 이어지고 있다.

매출채권 규모는 2024년 1조3950억원에서 2025년 1조5920억원, 2026년 1분기 말 기준 1조9210억원으로 늘었다. 1년 3개월 만에 37.7% 급증했다. 재고자산 역시 2024년 1조2410억원에서 2025년 1조4050억원, 2026년 1분기말 1조4430억원으로 꾸준히 늘어나며 순운전자본(매출채권+재고자산-매입채무)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매출채권은 향후 현금으로 전환될 잠재적 유입 자금이지만 회수 기간이 길어질 경우 손실(대손)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관리 포인트로 꼽힌다. 통상적으로 매출채권 증가 시 대손충당금도 늘어난다. 매출채권 잔액에 일정 대손율을 곱해 계산되는 금액이다. 대손충당금은 기업이 미래의 대손(채권 미회수)에 대비해 미리 비용으로 처리해 두는 금액으로 순이익을 갉아먹는 원인이 된다.

한온시스템 관계자는 "불필요한 현금 유출을 억제하는 비용 효율화를 진행하고 보수적인 회계 기준을 적용하여 미래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재무제표에 반영해 상대적으로 매출채권과 운전자본이 커 보일 수 있다"면서 "유동성 위기가 아닌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한 재무 재정비 단계"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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