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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

부채비율 확 줄인 롯데쇼핑, 배경엔 '자산재평가'

180→120%대, EBITDA 둔화에 상환여력은 정체

정명섭 기자  2026-01-22 16:44:08

편집자주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려면 레버리지 지표와 커버리지 지표를 함께 봐야 한다. 전자는 '빚의 규모와 질'을 보여준다. 자산에서 부채와 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을 비롯해 부채 내 차입금의 비중과 형태 등이 나타난다. 후자는 '빚을 갚을 능력'을 보여준다. 영업활동으로 창출한 현금을 통해 이자와 원금을 상환할 능력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THE CFO가 레버리지 지표와 커버리지 지표를 통해 기업의 재무 상황을 진단한다.
롯데쇼핑이 15년 만에 자산재평가를 단행해 레버리지 지표를 크게 개선했다. 그러나 마트와 슈퍼 부문의 부진으로 빚을 갚을 능력은 아직 개선되지 않은 상태다. 향후 재무 안정성의 관건은 장부상 자산가치가 아닌 본업의 수익성 회복을 통한 실질적인 현금흐름 개선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15년 만에 자산재평가로 확보한 '재무 완충력'

롯데쇼핑의 지난해 3분기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127.9%로 집계됐다. 이는 2023년 말(182.8%) 대비 54.9%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같은 기간 차입금의존도는 46.5%에서 37.6%로 8.9%포인트 감소했다.

롯데쇼핑이 2년여만에 레버리지 지표를 큰 폭으로 개선할 수 있었던 배경엔 자산재평가가 있다. 2024년 롯데쇼핑은 토지를 중심으로 대규모 자산재평가를 실시, 장부가액을 9조4000억원 끌어올렸다. 롯데쇼핑이 자산재평가를 실시한 건 2009년 이후 15년 만이다. 이에 따라 재평가잉여금 7조1000억원이 자본에 반영돼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 등이 일제히 낮아졌다.

이에 롯데쇼핑의 자본총계는 2023년 말 10조8365억원에서 2024년 말 17조336억원으로 늘었다. 작년 3분기 말 기준 자본총계는 16조7848억원이었다. 롯데쇼핑이 작년에도 재무 완충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건 자산재평가 효과 덕분이라는 평가다.

롯데쇼핑은 주요 상권에 위치한 백화점·마트 부지 등을 다수 보유하고 있음에도 장부에는 과거 취득원가를 그대로 반영해 자산가치가 과소평가돼 있었다.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과 함께 유통업 구조조정이 병행되면서 보유 부동산의 실질 가치를 재무제표에 반영할 필요성이 커지자 회사는 자산재평가를 단행한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쇼핑은 향후 3년 단위로 자산재평가를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자산의 실질 가치를 주기적으로 장부에 반영해 재무 구조의 투명성을 높이면서도 급격한 레버리지 지표 변동을 사전에 관리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본업 수익성 저하에 커버리지 지표 후퇴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상황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자산재평가로 자산가치는 올랐으나 정작 영업으로 벌어들이는 현금은 줄고 있어서다. 롯데쇼핑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2023년 1조6821억원에서 2024년 1조5893억원으로 감소했다. 작년 3분기 누적으로는 1조104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줄어드는 흐름을 보였다.

가장 큰 원인은 마트와 슈퍼 부문의 적자 전환이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처 제외, 온라인 사업 이관에 따른 비용 증가, 알리·테무 등 이커머스와의 경쟁 심화로 그로서리 부문은 작년 3분기 누적 기준 28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차입금 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커버리지 지표는 후퇴했다. 2023년 순차입금/EBITDA는 6.9배 수준이었으나 2024년 7.7배, 2025년 3분기 말에는 8.2배까지 상승했다. 순차입금/EBITDA 지표가 커진다는 건 벌어들이는 돈에 비해 갚아야 할 빚이 많다는 것을 뜻한다.

금융비용 부담을 감당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EBITDA/금융비용 역시 개선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EBITDA/금융비용은 2023년 2.6배에서 2024년 2.3배로 낮아졌다가 작년 3분기 말 2.6배로 다시 돌아왔는데, 이익이 확대된 영향이 아니라 차입금 소폭 감축, 금리 하락으로 인한 금융비용 감소 덕분이었다.

갚아야 할 빚의 절대 규모는 당분간 크게 줄어들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롯데쇼핑이 영국 리테일테크 기업 오카도와의 자동화 물류센터 구축, 백화점 주요 점포 리뉴얼 등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어서다.

자본 변동성 리스크도 아직 남아 있다. 롯데쇼핑은 자산재평가 이후에도 공정가치가 장부가액에 미치지 못한 일부 점포에 대해 7450억원의 손상차손을 인식했다. 여기에 하이마트 영업권 손상 3311억원까지 더해지며 지난해 994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영업자산과 영업권의 손차손 규모가 앞으로 더 있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작년 9월 말 기준 롯데쇼핑의 잔존 영업권은 4718억원이다. 한국기업평가는 "내수 부진 장기화로 유통업의 사업환경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영업권이 잔존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추가적인 손상 인식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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