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이 올해 초 롯데쇼핑에서 넘어온 김원재 전무를 재경외주본부장에 앉히고 재무부문과 외주구매 조직을 총괄하도록 했다. 재경외주본부는 기존 경영지원본부와 외주구매본부를 통합한 조직이다. 그룹 계열사에서 재무부서와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두루 거친 김 전무가 어떤 역량을 보여줄지 관심이 쏠린다. 재무건전성 제고와 사업 구조 재편에 집중하고 있는 롯데건설에서 핵심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김원재 전무, 재무·외주구매 통합조직 이끌어
2일 업계에 따르면 김원재 전 롯데쇼핑 대표는 지난달 21일 롯데건설에서 공식적으로 업무를 개시했다. 김 전무는 지난달 20일 열린 롯데건설 제67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도 신규 선임됐다. 임기는 2028년 3월 31일까지로 3년이다.
지난해 말 롯데쇼핑 대표로 선임됐던 김 전무는 올해 초 롯데건설로 자리를 옮겼다. 롯데지주와 롯데쇼핑, 롯데유통군HQ 등을 두루 거치며 그룹 내 대표적인 재무통으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김 전무는 롯데건설에서 재경부문뿐 아니라 외주구매 조직도 함께 총괄하게 된다. 당초 CFO를 맡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으나 조직개편 과정에서 주요 조직 통합이 이뤄지면서 두 부문을 아우르게 됐다.
올해 1분기 조직개편을 통해 여러 조직이 통합·조정됐다. 경영지원본부와 외주구매본부가 통합되며 재경외주본부가 신설됐다. 재경외주본부는 기존 경영지원본부의 재경부문(회계·자금·PF금융 등)을 분리해 외주구매본부와 합친 조직이다.
이번 개편과 함께 김 전무가 경영외주본부를 이끌게 된 배경에도 지원 기능 통합을 통한 사업 관리 효율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도급사업과 개발사업의 초기 계약 단계부터 시공 과정의 원가 관리, 재무 및 PF까지 아우르는 통합 조직을 구축함으로써 사업 전반의 리스크 관리 역량을 강화하고 재무 부담을 낮추려는 취지다.
외주부문은 하도급 업체와의 계약 체결 및 관리, 구매부문은 건설 자재 수급을 담당하는 조직이다. 롯데건설 측은 경영지원과 외주·구매 기능을 통합한 경영외주본부 신설이 지원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앞서 롯데건설은 올해 2월까지 조직개편을 진행했다. 경영외주본부 신설 외에도 사업본부 변화 폭이 컸다. 기존 사업별로 나뉘어 있던 본부들을 통합·재편해 개발사업본부와 건축기술지원본부의 2개 본부 체제로 정비했다. 수주영업과 엔지니어링 기능을 분리한 셈이다.
기존 사업 조직은 주택사업본부·토목사업본부·플랜트사업본부·건축사업실·해외영업실 체제로 운영됐으나 주택사업본부와 건축사업실 일부 조직이 재배치되며 개발사업본부가 신설된 개념이다.
개발사업본부는 개발·영업·사업관리 업무를 맡으며 기존 독립조직이던 해외영업실도 소속으로 편입됐다. 반면 건축기술지원본부는 각 사업본부의 기술지원과 공사관리 업무를 전담하는 조직이다.
통폐합된 경영지원본부는 기존 재경부문과 홍보부문, 법무부문으로 나뉘어 있었다. 이번 개편으로 재무부문은 경영외주본부로, 홍보·법무부문은 안전보건관리본부 소속으로 이동했다.
김 전무는 그룹과 지주, 유통 등 여러 계열사를 두루 거친 인물인 만큼 향후 그룹 차원의 부동산 개발사업에서 롯데건설이 참여하는 데 주요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부터 그룹과 연계한 디벨로퍼 사업이 중장기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롯데그룹 계열사가 보유한 유휴 부지와 공장, 물류시설 등을 활용한 부동산 개발사업이 본격화될 경우 롯데건설도 수익구조를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유통군 구조조정 경험 바탕 재무개선 역할 주목
김 전무는 그룹 내에서도 재무 전문가로 손꼽혀 롯데건설의 재무건전성을 제고할 적임자라는 그룹 차원의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롯데카드로 입사해 자금팀장과 기획팀장을 거친 뒤 2013년 롯데그룹 정책본부 자금담당 수석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롯데글로벌로지스 감사, 롯데지주 재무2팀장, 재무혁신실 재무2팀장, 롯데렌탈 이사 등을 역임했다.
2023년에는 롯데유통군HQ 재무혁신본부 쇼핑재무본부장(상무)에 오른 데 이어 2024년 11월 전무로 승진하며 유통군HQ 재무 업무를 총괄하는 재무혁신본부장을 맡았다.
김 전무가 유통 부문에서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자산 매각을 주도했던 만큼 롯데건설에서도 재무 개선과 사업 구조 재편을 이끌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롯데그룹의 유동성 위기설이 확산되던 당시 김 전무는 유통군HQ 재무혁신본부장으로서 롯데쇼핑의 저수익 점포를 정리하고 비핵심 자산과 해외 법인 매각을 적극 추진하며 현금 흐름과 재무지표 개선을 이끌었다.
이 같은 이력은 현재 롯데건설이 처한 상황과 맞닿아 있다. 롯데건설은 유동성 부담 완화와 함께 자산 매각,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이 병행돼야 하는 국면에 놓여 있다. 특히 주택사업에 치중된 구조에서 벗어나 수익성과 현금 흐름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사업 체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롯데건설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김 전무 아래에 있는 송명철 재경부문장이 맡는다. 송명철 재경부문장은 지난해 기존 재경부문 자금팀장에서 재경부문장 상무로 승진했다.
송 상무는 지난해 11월 신종자본증권 발행과 앞서 조달한 회사채 실무를 담당했다.
기존 CFO였던 홍종수 재경부문장이 롯데케미칼로 자리를 옮기고 박은병 전 경영지원본부장도 자문역으로 물러나면서 김 전무와 송 상무가 각각 경영외주본부와 재경부문을 이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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