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체 아이에스동서(IS)는 10여 년 전부터 활발한 인수합병(M&A)을 통해 친환경 영역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왔다. 건설폐기물과 산업폐기물 처리업체를 비롯해 폐배터리 재활용까지 여러 기업을 인수하며 사세를 키웠다.
IS동서가 진행하는 딜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재무적투자자(FI)가 바로 E&F 프라이빗에쿼티(E&F)다. IS동서는 E&F에 비주력 사업부를 매각하는가 하면 E&F가 인수한 기업을 사들이는 형태로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최근 IS동서가 업황 악화에 직면해 투자보다는 엑시트에 한창이지만 IS동서 오너 측과 E&F가 네트워크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업황 회복기에 들어서면 다시 손을 맞잡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IS동서가 E&F와 처음 인연을 맺은 건 2015년 말이다. 당해 말 E&F가 영흥산업환경을 인수하는 딜에서 핵심 출자자(LP)로 참여했다. 당시 출범 2년차였던 E&F는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대우증권(현 미래에셋증권) 인프라 PE부에서 환경 관련 분야 투자를 해온 경험을 토대로 다양한 폐기물 매물을 물색 중이었다. IS동서 역시 부동산 경기에 좌우되는 건설업체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사업 다각화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김유진 E&F 대표(왼), 권민석 IS동서 부회장(오)
김유진 E&F 대표는 이미 기존 IS동서 오너 2세인 권민석 부회장과 사적인 인연을 맺어둔 상태였다. 때마침 영흥산업환경의 인수 기회를 얻은 가운데 IS동서의 사업 다각화 니즈를 알고 있던 만큼 권 부회장과의 연결고리를 활용해 IS동서에 공동 투자를 제안했다. 결과적으로 IS동서는 E&F가 영흥산업환경 인수를 위해 만든 펀드의 핵심 LP로 참여했다. 2017년 2월에도 E&F가 건설폐기물 처리업체 인선이엔티를 인수하는 딜에 핵심 LP로 참여하며 협업을 이어갔다. 두 사람의 사적 인연이 비즈니스 파트너십으로 확장된 셈이다.
이후 IS동서-E&F는 영흥산업환경 및 인선이엔티와 시너지를 도모하기 위해 건설폐기물 처리업체 파주비앤알을 볼트온했다. 파주비앤알은 인선이엔티보다 규모는 작지만 건설폐기물 중간처리 및 수집·운반, 소각 및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이용한 스팀에너지 생산·판매까지 모든 사업을 영위하는 업체로, 밸류체인 전반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었다.
2019년에는 E&F를 통해 뿌린 씨앗을 모두 수확했다. 당해 5월 인선이엔티를 사들였고, 이듬해 인선이엔티를 통해 영흥산업환경과 파주비앤알까지 인수하며 건설폐기물 사업체 전반을 거느렸다.
같은 해인 E&F와 함께 산업폐기물 처리업체 코엔텍·새한환경을 패키지로 인수하며 폐기물 투자 영역을 확장하기도 했다. 이듬해 5월 코오롱그룹 계열사인 환경에너지솔루션(전 코오롱환경에너지)을 사들이고, 폐기물 처리시설 O&M 업체 한국시거스를 추가로 인수하는가 하면 수처리 케미칼 자회사 EPN워터를 매각하는 등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쳤다.
환경에너지솔루션의 밸류업이 가시화하자 IS동서는 2022년 초 E&F로부터 회사를 인수했고, E&F가 KG ETS 환경에너지·신소재 사업부(현 코어엔텍)를 인수할 때도 500억원을 출자하며 LP 명단에 합류했다.
IS동서가 E&F로부터 기업을 인수하기만 한 건 아니다. 2020년 9월 E&F에 비주력 사업부인 이누스를 매각했다. 원활한 딜 성사를 위해 후순위 투자자로 나서 지분을 일부 남겼다. 2023년에는 IS동서의 투자전문회사인 일신홀딩스가 보유한 고형폐기물연료(SRF) 재활용 업체 크린텍도 E&F에 넘겼다. 일신홀딩스는 권민석 IS동서 부회장이 70%, 남매인 권지혜 내일을사는사람들 대표가 지분 30%를 들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딜로 E&F가 승계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양사의 활발한 투자 행보는 2024년부터 주춤했다. 임원진이 대폭 교체됐고 E&F와 활발하게 소통해온 그룹 CFO였던 권의식 전무가 사임하면서 M&A 조직이 사라진 탓이다. 이후 IS동서와 E&F는 공동 투자보다는 엑시트에 집중하며 직접적인 연결고리를 하나둘씩 끊어내고 있다. 올 2월 IS동서가 SPC에 직접 투자한 코엔텍을 매각했고 올 하반기에는 LP로 참여한 코어엔텍의 매각 작업도 본격화한다. 지난 4월 법원에 기업회생 신청한 이누스도 매각을 시도 중으로 이마저 정리하면 IS동서와 E&F의 이해관계는 사라진다.
연결고리는 끊어지고 있지만 오너 2세와 E&F 수장의 인연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지점이다. IS동서가 건설업황 회복기가 도래할 시점 다시금 적극적인 외형 확장에 나설 경우 E&F가 핵심 파트너로 올라설 가능성에 힘이 실린다.
클로드AI를 활용한 이미지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