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 유상증자 이슈가 연일 시장에서 뜨겁다. 논란되는 부분은 다양하다. 주주총회 직후 유증이 발표됐다는 점, 낮은 발행예정가에 주가가 급락했다는 점, 유증 자금 대부분이 투자가 아닌 부채상환에 쓰인다는 점 등등이다.
그런데 생각보다 많이 주목받지 않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바로 한화솔루션 CFO의 대기발령 조치다.
전말은 대략 이렇다. 유증 발표 직후 투자자들의 반발이 강한 와중에 CFO가 어떤 간담회에서 ‘금감원과 사전에 조율했다’는 식으로 발언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금감원이 반박했고 한화솔루션은 자체적으로 해당 CFO를 즉각 대기발령 조치했다. 사실상 문책성 인사다.
본래 대규모 증자나 IPO에 앞서 감독당국과 소통하고 조율하는 것은 관례다. 진실이 무엇이든 간에 여기서 누구 잘잘못을 따지고 싶지는 않다. 그보다 중요한 건 한화솔루션 전직 CFO가 겪었던 일이 향후 업계 전체에 가져올 파장이다.
그렇잖아도 보수적이고 외부 접촉을 꺼리는 한국 CFO들이 이번 사태로 더욱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동료가 말 한마디에 직을 잃는 모습을 보았는데 과연 CFO들이 앞으로 기관, 언론, 국내외 투자자들을 적극적으로 만나고 싶어할까.
앞으로 CFO 취재가 더욱 녹록지 않을 것 같다는 다분히 개인적인 아쉬움도 있다. 그보다 더 우려되는 것은 자본시장 업계 측면에서의 부정적 영향이다. 회사 재무를 총괄하는 CFO의 외부소통이 줄면 자본시장 전체 건정성에 득 될 리가 없음은 자명하다.
미국 등 선진 자본시장을 보면 CFO들은 적극적으로 소통한다. 물론 이들 역시 고초를 겪긴 한다. 최근 UCLA의 CFO가 학교 재전건전성을 학보에 지적했다가 즉각 경질된 사례가 있다. 그럼에도 전반적으로 글로벌 CFO들은 외부 접촉에 거리낌이 없는 편이다. 최근 3개월 동안만 해도 매치그룹(데이트앱 틴더의 지주사), HPE(휴렛 패커드 엔터프라이즈), 람보르기니 등 글로벌 대기업 CFO들의 인터뷰 기사를 보았다.
한화솔루션 유증은 여러 면에서 의미가 적잖았던 사건이다. 이를 책임졌던 CFO가 구설 하나에 무대에서 퇴장해야만 했다. 차라리 시장에 남아 더 적극적으로 소명할 기회를 주면 어땠을까.
최근 우리나라 자본시장 선진화 노력이 전세계적인 주목을 끌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CFO들이 움츠러들게 될 것 같아 유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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