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사는 공개하는 재무정보가 제한적임에도 필요로 하는 곳은 있다. 고객사나 협력사, 금융기관 등 이해관계자들이 거래를 위한 참고지표로 삼는다. 숨은 원석을 찾아 투자하려는 기관투자가에겐 필수적이다. THE CFO가 주요 비상장사의 재무현황을 조명한다.
DL케미칼이 정부 주도의 석유화학 산업 재편 프로젝트에 맞춰 여천NCC에 추가로 자금을 출자한다. 지난해 여천NCC의 연이은 자금조달을 포함하면 이번이 DL케미칼의 3번째 자금 투입이 된다. DL케미칼은 올해 추가 자금 투입이 예견된 만큼 자금 운용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재무 기초체력 회복에 집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천NCC 주주사는 지난 3월 여수산업단지 사업재편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여천NCC의 시장성 차입금 해소를 목표로 한 자금투입 가능성을 검토 대상에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케미칼과 여천NCC, 여천NCC의 양대 주주사(지분 50%씩)인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까지 총 4개사가 공동으로 추진한 사업재편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하기에 앞서 여천NCC의 보유 부채를 정리할 방안을 도출하기 위함이었다.
주주사 신용보강을 통한 대출이나 출자 등을 놓고 검토를 이어온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은 지난 22일 정부가 여수 석유화학 4개사의 사업재편 계획을 승인·발표하며 여천NCC 출자를 공식화했다. 현재 여천NCC가 보유한 시장성 차입금 5450억원을 상환하기 위한 용도로 양 주주사가 각각 2725억원을 부담하는 것으로 여천NCC 유상증자에 양사가 참여해 출자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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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적인 자금투입이 예정된 수순인 만큼 DL케미칼도 사전에 자금 운용 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미 지난해부터 여천NCC에 대한 자금투입이 이어진 데 따른 학습효과다. DL케미칼은 지난해 3월 여천NCC에 1000억원을 출자했고 같은해 8월에는 1500억원을 대여했다. 8월 대여금은 11월 출자전환을 완료해 지난해 여천NCC 유상증자에만 2500억원을 부담했다.
2024년 말 별도 현금성자산이 776억원 수준이던 DL케미칼은 여천NCC 출자금 마련을 위해 유상증자를 단행해 모회사로부터 2000억원의 자금을 수혈하는 한편 자회사 매각을 추진하는 등 투자·운영자금 조달 작업을 수행했다. 지난해 9월에는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받는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2500억원을 조달했다. 조달 목적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채무상환 및 운영자금 확보였다.
여천NCC 출자금 마련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조달 활동을 활발히 전개한 결과 DL케미칼 별도 재무지표는 설립 후 가장 안정화된 수치를 나타냈다. 2021년 DL에서 물적분할로 출범한 DL케미칼은 설립 첫해를 제외하곤 별도 부채비율이 줄곧 100%를 웃돌았으며 차입금의존도 역시 40%선 아래로 내려오지 않았다.
이 가운데 지난해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자본을 확충하고 차입금 상환까지 병행하며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 모두 낮아졌다. 지난해 말 기준 DL케미칼의 별도 부채비율은 84.2%로 회사 출범 첫해 이후 처음으로 두자릿수대로 내려갔다. 차입금의존도는 39.5%로 내려오며 30%대에 턱걸이했다. 현금성자산 역시 전년도 말 대비 2배 이상의 규모인 1899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말 2000억원에 가까운 현금을 확보했으나 예정된 여천NCC 출자금 2725억원과 비교하면 회사는 지속해서 자금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우선 DL케미칼 측은 자체적인 영업활동에 따른 현금유입으로 유동성을 최대한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재무지표가 안정적인 수준으로 개선되며 조달 여력이 발생한 만큼 필요 시 추가적인 외부 자금 조달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올해 1분기 DL케미칼의 별도 영업이익은 235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이익 규모가 45.9%나 급감했으나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하면 흑자전환에 성공해 업황 불황에도 수익성 자체는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수익성이 상반기 동안 이어지며 DL케미칼은 현금성자산을 내부에 비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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