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의 중장기 차입금 감축 계획이 유상증자 규모 축소로 시작부터 부담을 안게 됐다. 올해 말 순차입금 추정치는 10조6236억원에서 10조9310억원으로 늘었고, 2030년 전망치도 같은 금액만큼 상향됐다. 유상증자로 확보하지 못한 3074억원이 향후 5년간 순차입금 전망에 그대로 남았다.
빈자리는 자산 매각과 자본성 조달, 영업현금흐름으로 채워야 한다. 올해 차입금 순상환 계획 1조5679억원 가운데 유상증자 대금으로 직접 갚는 금액은 2636억원에 그친다. 차입금 감축의 성패는 자구계획 이행과 이익 회복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유증 감소분 3074억, 2030년까지 순차입금에 남아 한화솔루션은 당초 1조4787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가정해 올해 말 순차입금을 10조6236억원으로 추정했다. 1차 발행가액인 주당 2만7900원을 적용한 금액이다. 그러나 최종 발행가액이 주당 2만2100원으로 낮아지면서 조달액은 1조1713억원으로 줄었다. 이를 반영한 올해 말 순차입금 추정치는 10조9310억원이다. 조달액 감소분과 같은 3074억원이 늘었다.
유상증자 부족분은 이후 영업현금흐름 개선 전망에도 상쇄되지 않은 채 중장기 순차입금 전망에 그대로 남았다. 2030년 말 순차입금 추정치도 기존 7조8243억원에서 8조1317억원으로 상향됐다.
부채비율 개선 폭도 줄었다. 지난해 말 196.3%였던 연결 부채비율은 1조4787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가정할 경우 올해 말 159.8%로 낮아진다. 그러나 확정 조달액 1조1713억원을 반영하면 166.1%다.
한화솔루션이 올해 자금수지 전망에 반영한 차입금 순상환액은 1조5679억원이다. 이 가운데 유상증자 대금으로 상환하는 금액은 2636억원으로 전체의 16.8%다. 나머지는 자산 매각과 자본성 조달, 보유 현금과 영업활동에서 창출하는 현금흐름으로 충당해야 한다.
◇자구계획과 이익 회복이 전제 한화솔루션은 자산 매각 4078억원과 자본성 자금 조달 3000억원 등 7078억원의 추가 자구계획을 제시한 상태다. 계획이 모두 실행되면 올해 말 순차입금은 10조9310억원에서 10조2232억원으로, 부채비율은 166.1%에서 156.8%로 낮아질 전망이다.
추가 자구계획은 일부 실행됐다. 한화솔루션은 큐셀부문 미국 EPC 법인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으로 3000억원을 조달했고, 미국 벤처투자펀드를 매각해 약 1255억원을 추가 확보했다. 한화솔루션은 유상증자 정정 과정에서 제시한 3000억원 규모의 투자자산 유동화도 추진할 계획이다.
또 다른 경로는 이익 회복이다. 한화솔루션이 예상한 올해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1조6480억원이다. 영업이익 8829억원과 감가상각비 7651억원으로 구성된다. 지난해 EBITDA 4193억원의 3.9배다.
실제 올들어 한화솔루션 실적은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 1분기에 영업이익 926억원, EBITDA 307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각각 205.5%, 38.1% 증가한 수치다. 다만 연간 전망치를 달성하려면 갈 길이 멀다. 전망치 대비 영업이익은 10.5%, EBITDA는 18.7%에 그친다.
한화솔루션도 경기 침체와 원자재 가격 상승, 수요 위축, 호르무즈 사태 장기화 등 외부 요인과 미국 카터스빌 셀 공정 정상화 지연을 실적 전망의 변수로 제시했다. EBITDA가 전망에 미치지 못하면 영업현금흐름뿐 아니라 차입금 관련 재무지표의 개선도 늦어질 수 있다.
◇유증 축소로 신용등급 하향 트리거 3개 남아 이익 회복 여부는 신용등급 방어와도 직결된다. 한화솔루션은 2024년 이후 신용등급 ‘AA-’와 ‘부정적’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확정 조달액과 추가 자구계획을 모두 반영해도 올해 차입금 관련 신용등급 하향 트리거를 해소하지 못한다.
한국기업평가의 신용등급 하향 트리거에서 벗어나려면 순차입금 대비 EBITDA를 3.5배 이하로 낮춰야 한다. 하지만 확정 유상증자와 추가 자구계획을 반영한 올해 말 추정치는 6.2배다. NICE신용평가 기준에서도 총차입금 대비 EBITDA를 4.5배 이하로 낮춰야 하지만 올해 말 추정치는 8.4배다.
순차입금의존도 관련 트리거도 해소하지 못한다. NICE신용평가는 순차입금의존도 30% 초과를 신용등급 하향 트리거로 제시했다. 1조4787억원 조달을 가정했을 때 올해 말 추정치는 29.7%로 트리거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확정 조달액을 반영한 수치는 30.6%로 다시 기준을 웃돈다. 이에 따라 올해 말에도 순차입금 대비 EBITDA와 총차입금 대비 EBITDA, 순차입금의존도 등 세 개 지표 모두 하향 트리거에 해당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