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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사 재무분석

코크레인 매각대금, 첫 배당으로…DL에너지 현금화 시작

②중간·결산 합쳐 1116억, 배당성향 137%…오너회사 대림에 335억 유입

고진영 기자  2026-06-23 16:05:33

편집자주

비상장사는 공개하는 재무정보가 제한적임에도 필요로 하는 곳은 있다. 고객사나 협력사, 금융기관 등 이해관계자들이 거래를 위한 참고지표로 삼는다. 숨은 원석을 찾아 투자하려는 기관투자가에겐 필수적이다. THE CFO가 주요 비상장사의 재무현황을 조명한다.
최근 DL에너지의 첫 배당에서는 자금 흐름의 변화가 뚜렷하게 감지된다. 그동안 발전 자산에 묶여 있던 투자수익이 코크레인 발전소 매각을 계기로 현금화됐고, 이 자금이 곧바로 배당으로 이어졌다.

DL에너지를 통매각하려던 그룹 차원의 계획이 중단되면서 발전소로부터 회수한 현금이 지배구조 상단으로 올라가는 통로가 열린 셈이다.

DL에너지는 지난해 중간배당 816억원(주당 961원)과 결산배당 300억원(주당 353원)을 실시하며 총 1116억원(주당 1314원)을 주주들에게 배당했다. 2025년 연결 기준 순이익(812억원)을 웃도는 규모로 배당성향은 137.4%에 달한다. 설립 이후 첫 배당임에도 상당히 공격적인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애초 정관에는 중간배당 관련 근거도 없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임시주주총회에서 '재무 유연성 확보'를 이유로 관련 조항을 신설했고, 불과 한 달 뒤인 12월 곧바로 중간배당을 결의했다. 배당 결정과 집행이 매우 빠르게 이뤄진 셈이다.

배당 재원 자체는 이전부터 충분히 축적돼 있었다. 중간배당 집행 이후에도 지난해 말 별도 기준 이익잉여금은 3765억원에 달했다. 다만 10년 넘게 무배당 기조를 유지한 배경에는 장부상 이익과 실제 현금 유입 간 차이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DL에너지의 이익잉여금 상당 부분은 발전 자회사 지분을 평가해 반영한 지분법이익에서 발생했다. 이를 실제 유동성으로 전환시킨 것이 발전소를 비롯한 자산 매각이다.

올해 1분기 DL에너지는 칠레 코크레인 발전소 지분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자회사 코크레인SPC로부터 842억원의 배당금을 수령했다. 같은 기간 다시 789억원을 주주들에게 배당했다. 발전소 매각으로 확보한 현금이 사실상 그대로 배당으로 이어진 모습이다.

배당은 DL에너지의 핵심 현금 회수 수단이다. 국내외 발전 법인에 지분을 투자한 뒤 배당과 유상감자, 지분 매각 등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구조다. 자회사로부터 유입된 배당수익(유상감자 포함)은 2022년 548억원, 2023년 352억원, 2024년 806억원, 2025년 550억원 등으로 변동해 왔다.


이 가운데 포천파워가 가장 안정적인 현금창출원으로 꼽힌다. 포천파워는 1560MW 규모 액화천연가스(LNG) 복합화력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7202억원, 순이익 493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과 2022년 두 차례 리파이낸싱을 통해 금융비용 부담을 줄였고 차입금도 순상환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DL에너지는 포천파워 지분 55.6%를 보유하고 있으며, 2023년 이후 매년 140억~160억원 수준의 배당금을 받고 있다.

여기에 2022년 하반기 상업 가동을 시작한 미국 미시간 나일즈 LNG 발전소가 2024년 173억원의 배당을 지급했고, 호주 밀머란 석탄화력발전소는 같은 해 대여금 상환 방식으로 315억원을 돌려줬다. 코크레인 발전소 역시 매각 전까지 2022~2024년 연평균 230억원가량을 DL에너지에 배당했다. 최근 코크레인 매각으로 대규모 현금이 유입되면서 모회사 차원의 배당 여력도 크게 확대된 것으로 분석된다.

확정된 배당금은 지분율에 따라 DL(70%)과 대림(30%)이 각각 781억원, 335억원씩 가져갔다. 특히 대림은 이해욱 DL그룹 회장이 지분 52.3%를 보유한 회사로 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위치한다. 이른바 '대림→DL→계열사' 구조의 정점이다. 단순 지분율 기준으로 계산하면 이번 배당 가운데 이해욱 회장에게 귀속되는 경제적 이익은 약 175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번 배당은 그룹 차원의 전략 변화와도 무관하지 않다. DL그룹은 지난해 초부터 DL에너지 매각을 추진했지만 인수 후보 측 자금조달 문제 등으로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DL에너지 매각은 현재 중단된 상태이며 별도의 추진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결국 DL에너지 매각 대금 유입이 무산되면서 발전 자산에서 회수한 현금을 배당 형태로 활용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으로 해석된다.

게다가 DL은 2024~2026년 동안 '일회성 비경상손익을 제외한 별도 순이익의 40% 수준을 배당한다'는 주주환원 정책을 제시했지만, 2024년 실제 배당성향은 11.4%에 그쳤다. 지난해에는 별도 기준 순이익 1905억원을 기록하고도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주력 사업인 석유화학 업황 부진으로 연결 기준 2025년 순손실 963억원을 기록한 데다 여천NCC 지원과 DL케미칼 증자 등에 자금이 투입되면서 유동성 확보가 우선 과제가 됐기 때문이다.

DL 관계자는 "에너지 부문은 꾸준히 양호한 실적을 내고 있었고 최근 수익성이 더욱 개선됐다"며 "발전소 매각 수익까지 더해지면서 배당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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