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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사 재무 분석

수익성 물오른 HD현대삼호, 그룹 주주환원 존재감 부각

배당 기여도 HD한국조선해양 48.4%, HD현대 52.8%…경쟁사 대비 이익률 우위

강용규 기자  2026-05-08 13:43:32

편집자주

비상장사는 공개하는 재무정보가 제한적임에도 필요로 하는 곳은 있다. 고객사나 협력사, 금융기관 등 이해관계자들이 거래를 위한 참고지표로 삼는다. 숨은 원석을 찾아 투자하려는 기관투자가에겐 필수적이다. THE CFO가 주요 비상장사의 재무현황을 조명한다.
HD한국조선해양의 조선 자회사 HD현대삼호가 배당 지급액을 대폭 늘렸다. 모회사에 밀어올린 배당의 액수만 놓고 보면 그룹의 대표 조선사인 HD현대중공업보다도 많았다.

HD현대삼호는 지난해 연간 순이익이 출범 이후 최초로 1조원을 돌파하는 등 수익 창출능력에 물이 올랐다. 비상장사로 지분의 대부분을 HD한국조선해양이 보유한 데다 수익 증대와 효율성 개선이 동시에 지속되고 있는 만큼 당분간 HD한국조선해양 및 HD현대그룹 지주사 HD현대의 주주환원에 적지 않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모회사 넘어 그룹 지주사까지 미친 배당 영향력

HD현대삼호는 2025년 중간배당과 결산배당을 합쳐 연간 4355억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2018년부터 2023년까지 6년 동안 해마다 보통주 배당 없이 우선주에만 1주당 1120원을 책정해 연간 52억원을 배당해오다 2024년 보통주에도 배당을 실시하며 배당총액을 2736억원으로 대폭 확대한 데 이어 지난해 총액을 다시 59.2% 끌어올렸다.

HD현대삼호의 2025년 배당성향은 43.5%다. 그룹 조선사업의 핵심 계열사인 HD현대중공업의 40%보다 높았다. 물론 양사의 수익 규모에 차이가 있는 만큼 총액 기준으로는 HD현대중공업이 5670억원으로 HD현대삼호를 앞섰다. 다만 두 조선사의 모회사이자 HD현대그룹의 조선업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의 입장에서는 HD현대삼호 측의 배당이 더 컸다.

HD한국조선해양은 보통주와 우선주를 합쳐 HD현대삼호 지분을 2025년 말 기준 96.65% 보유했다. 이를 기반으로 HD현대삼호가 HD한국조선해양에 배당한 현금을 산출하면 4209억원이다.

HD한국조선해양의 HD현대중공업 보유지분율은 69.23%로 HD현대중공업의 2025년 배당 중 3925억원이 HD한국조선해양을 향했다. HD현대삼호가 HD현대중공업보다 284억원을 더 밀어올린 것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선박 엔지니어링 분야의 자체사업을 보유하고 있으나 규모가 크지 않아 사실상 순수지주사에 가깝다. 자회사로부터 수취하는 배당이 배당재원의 핵심일 수밖에 없다. 2025년 HD한국조선해양의 연간 배당총액은 8698억원이다. HD현대삼호가 이 중 절반에 가까운 48.4%를 담당한 것이다.

한편 HD한국조선해양은 HD현대그룹 지배구조 최상단 지주사인 HD현대가 지분 35.0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계산상 2025년 HD현대삼호의 배당 중 33.87%에 해당하는 1475억원이 HD현대로 흘러들어갔다.

HD현대의 2025년 배당총액은 2827억원이었으며 1475억원은 이 중 52.8%에 해당한다. 지난해 HD현대삼호는 배당을 통해 모회사 HD한국조선해양뿐만 아니라 그룹 지주사의 주주환원에도 톡톡하게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


◇수익의 양과 질 동시 개선 '현재진행형'

HD현대삼호는 연간 52억원 배당의 마지막 해였던 2023년 연결기준 순이익 2112억원을 거뒀다. 2022년 대비 2083억원 증가했다. 물론 2022년 순이익이 적었기 때문에 비율로 계산하면 무려 7201.7% 폭증한 수치였다. 이듬해인 2024년에는 순이익이 6841억원, 2025년에는 1조15억원으로 재차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실적 개선세에 맞춰 배당을 확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연간 순이익 1조15억원은 출범 이후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선 신기록이다. 기존 최고기록인 2024년의 6841억원을 단 1년만에 갈아치운 것이다. 4년 전인 2021년까지만 해도 HD현대삼호는 순손실 2291억원의 적자에 빠져 있었다. 최근 5년 사이 수익 창출능력이 눈에 띄게 개선된 것이다.

국내 조선사들은 2021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선가 상승기에 대량으로 수주한 선박의 건조 일정이 본격화하면서 슈퍼사이클에 진입하고 있다. 다만 HD현대삼호의 경우 단순히 수익의 규모가 늘어나는 것을 넘어 효율성 측면에서도 두드러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HD현대삼호의 순이익률은 2025년 12.4%다. 같은 기간 그룹의 대표 조선사 HD현대중공업의 8.5%는 물론이고 다른 그룹의 경쟁사인 한화오션의 9.8%와 삼성중공업의 5.0%보다도 앞섰다. 2021~2025년 5년 동안 HD현대삼호는 해마다 국내 주요 4개 조선사 중 가장 높은 순이익률을 놓치지 않고 있다. 수주잔고의 양뿐만 아니라 질적 측면에서도 경쟁사들 대비 우위에 있다는 의미다.

HD현대삼호의 높은 효율성은 올들어서도 지속되고 있다. HD현대삼호는 2026년 1분기 순이익 3554억원을 거둔 것으로 잠정집계됐는데 이는 전년 동기보다 31% 증가한 수치다. 분기 매출 2조1245억원 대비 순이익률은 16.7%로 전년 동기의 13.8%보다 2.9%p(포인트) 높아졌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올 1분기 실적발표회를 통해 HD현대삼호의 이익 증가 및 순이익률 상승을 놓고 제품 믹스, 즉 선박 건조작업을 진행 중인 물량의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는 설명을 내놓았다. 이는 HD현대삼호가 올해도 고수익을 바탕으로 대규모의 배당을 실시할 가능성이 충분함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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