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사들의 실적 개선세가 확연해지는 가운데 상장사들의 배당과 관련해서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대형 3사(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삼성중공업) 중에서는 2024년 배당을 실시한 HD한국조선해양과 자회사 HD현대중공업의 주당 배당금(DPS) 상향 기대가 커지고 있다.
반면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의 배당 실시 여부는 불투명하다. 삼성중공업은 아직 재무제표상 자본에 결손금이 남아있는 만큼 이를 해소하는 것이 우선이다. 한화오션의 경우 이익잉여금을 쌓는 단계에 이미 진입했지만 차입 규모 축소 등 재무적 부담의 완화 과제가 가볍지 않다.
◇HD한국조선해양·HD현대중공업, 한껏 늘어난 배당재원 HD한국조선해양은 2024년 연결기준 지배지분 순이익 1조1723억원을 거두고 결산배당을 통해 1주당 5100원, 총 3606억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대형 조선 3사 중 유일한 배당 실시 사례로 배당성향은 30.8%를 기록했다.
2025년 결산 기준으로는 전년 대비 연간 DPS가 더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1~3분기 누적 연결기준으로 지배지분 순이익 1조4851억원을 거둬 전년도 연간 순이익을 이미 뛰어넘었다. 1주당 3200원, 총액 2263억원의 중간배당(반기배당)을 실시하기도 했다.
변수는 HD한국조선해양의 주주환원정책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2024년 말 기업가치 제고계획(밸류업 계획) 공시를 통해 2025~2027년의 주주환원 목표를 놓고 별도기준 순이익 기준 30%의 주주환원율을 제시했다. 연결기준이 아닌 별도기준 순이익이 더욱 중요해졌다.
HD한국조선해양의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 지배지분 순이익은 7222억원이다. 중간배당 2263억원만으로 이미 배당성향은 31.3%에 이르렀다. 누적 순이익의 99%에 이르는 7165억원이 자회사들로부터 수취한 배당수입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4분기 대규모의 별도기준 순이익을 창출해낼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다.
다만 HD한국조선해양이 제시한 별도기준 순이익의 30%는 주주환원율의 하한선이다. 여력만 충분하다면 30%를 훌쩍 넘는 수준의 배당도 물론 가능하다. 실제 HD한국조선해양은 2024년 별도기준 순이익이 1656억원에 불과했다. 3606억원의 배당총액은 배당성향 217.8%에 해당한다.
HD한국조선해양의 자회사들 중 HD현대중공업 역시 상장사다. HD한국조선해양과 마찬가지로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통해 별도기준 순이익의 30%에 해당하는 주주환원율을 제시한 상태다. 다만 HD현대그룹의 조선부문 중간지주사로서 자체사업의 규모가 작은 HD한국조선해양과 달리 HD현대중공업은 사업회사로 별도기준 순이익과 연결기준 순이익의 차이가 작은 편이다.
HD현대중공업은 2024년 6215억원의 연결기준 지배지분 순이익을 거두고 1855억원을 배당해 29.9%의 배당성향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3분기 누적 순이익 9259억원을 거뒀으며 중간배당을 통해 1483억원을 배당해 배당성향이 16%에 머무르고 있다. 이익 증가세를 고려하면 DPS의 상향 가능성이 충분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HD현대중공업이 HD현대미포를 흡수합병한 것도 배당 확대를 기대하는 투자자들의 입장에서는 호재로 볼 수 있다. HD현대미포는 순이익이 2024년 1055억원에서 2025년 1~3분기 2518억원까지 불어났다. 이 기간 배당액도 결산배당 283억원에서 중간배당 191억원으로 줄어 결산배당에 활용할 수 있는 이익의 여유분이 더욱 커진 상태다.
◇삼성중공업은 결손금, 한화오션은 현금흐름·차입부담 걸림돌 2024년 배당을 실시하지 않은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 역시 이익 창출능력의 개선세가 뚜렷하다. 한화오션은 연결기준 지배지분 순이익이 2024년 5282억원에서 지난해 1~3분기 6336억원으로, 같은 기간 삼성중공업은 639억원에서 4482억원으로 각각 늘어 양사 모두 전년도 이익을 3분기에 이미 넘어섰다.
양사는 2014년 결산배당을 마지막으로 배당을 실시하지 않고 있다. 때문에 이들의 배당 재개 가능성을 주목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그러나 양사의 결산배당 실시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먼저 삼성중공업은 과거 누적 적자로 인한 결손금(마이너스 이익잉여금)을 아직 지우지 못했다. 이익을 자본에 유보시켜 회계상의 배당여력, 즉 이익잉여금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다. 삼성중공업의 결손금은 2025년 3분기 말 기준 1조6854억원으로 전년 말 2조1360억원에서 4506억원 감소했다.
한화오션은 2023년 말 2조8682억원에 이르던 결손금을 2024년 말 2364억원의 이익잉여금으로 돌려놓았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는 8462억원으로 이익잉여금이 한껏 불어났다.
그러나 이와 별개로 현금흐름의 창출능력에 아직 여유가 크지 않다. 2025년 1~3분기 누적 기준으로 영업활동 현금흐름 5077억원을 기록해 전년도 -2조9046억원 대비 흑자전환했지만 자본적지출(CAPEX) 집행액 3972억원을 제외하면 잉여현금흐름(FCF)은 1106억원에 불과하다.
한화오션은 대형 3사 중 차입 부담이 가장 큰 조선사이기도 하다. 작년 3분기 말 기준 총차입금은 5조305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 늘었는데 이는 3사 중 유일한 차입금 증가 사례다. 배당여력은 충분하지만 재무구조 개선을 우선시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