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사는 선박 인도시점에 계약대금의 50%를 수취하는 만큼 2년에 가까운 선박 건조기간에 필요한 비용의 상당 부분을 스스로 확보해야 한다. 이를 순수하게 영업에서 창출되는 현금흐름으로만 충당하는 것은 쉽지 않으며 일정 부분은 외부 조달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국내 대형 조선 3사(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삼성중공업)중 한화오션은 1년 사이 차입금 규모가 증가한 반면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감소했다. 특히 HD한국조선해양은 현금 보유량을 고려한 순차입금이 마이너스(-)인 실질적 무차입 상태를 지속 중이다.
◇삼성중공업, FCF 본격 창출 힘입어 차입 축소 폭 최대 THE CFO 집계에 따르면 2025년 3분기 말 연결기준으로 국내 대형 조선 3사의 총차입금(회사채 포함) 합계는 9조676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8% 감소했다. 한화오션이 5조3050억원으로 3사 중 차입금이 가장 많았으며 전년 동기보다 7% 늘어 대형 3사 중 유일하게 1년 사이 금액이 커졌다.
대형 조선 3사의 연간 잉여현금흐름(FCF) 추이를 살펴보면 HD한국조선해양이 2023년(1조2596억원), 삼성중공업이 2024년(4811억원)부터 영업활동을 통해 지속적으로 잉여 현금을 만들어내고 있는 반면 한화오션은 올해(1~3분기 1161억원)부터 영업에서 잉여 현금을 창출하고 있다. FCF 지속 창출의 기조가 확립되면 한화오션 역시 총차입금 규모가 감소세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질적인 차입 부담은 이미 줄어들고 있다. 한화오션은 자산총계가 2024년 3분기 말 16조3670억원에서 올 3분기 말 18조5339억원으로 늘어 같은 기간 차입금의존도가 30.3%에서 28.6%로 1.7%p(포인트) 낮아졌다.
삼성중공업이 총차입금 2조7401억원으로 한화오션의 뒤를 따랐다. 전년 동기 대비 31.7% 감소했다. 한화오션보다 FCF 지속 창출이 빠르게 시작된 만큼 차입 축소가 본격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기간 차입금의존도 역시 26.6%에서 18.8%로 7.8%p 하락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총차입금 1조631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6% 줄었다. 이미 필요최저한의 차입만을 유지 중인 안정적 상태로 해석된다. 올 3분기 말 HD한국조선해양의 차입금의존도는 4.3%에 불과하다.
◇한결 강해진 HD한국조선해양의 현금 우위 총차입금에서 현금성자산(현금예금 포함) 보유금액을 차감한 순차입금은 올 3분기 말 기준 3사 합계가 -1조720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4조7620억원의 차입 우위에서 현금 우위로 전환한 것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순차입금 -7조65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현금 우위가 5조1712억원 커졌다. FCF 창출 기조가 확립된 2023년부터 실질적 무차입 상태를 유지 중이다.
산하 조선사들을 살펴보면 HD현대중공업이 지난해 3분기 말 순차입금 1조991억원에서 올 3분기 말 -3조2583억원의 순현금 상태로 전환했으며 HD현대미포와 HD현대삼호 역시 현금 우위가 더욱 커졌다.
삼성중공업은 전년 동기 대비 67.8% 감소한 1조708억원의 순차입금을 기록했다. 이 기간 총차입금 대비 순차입금의 감소 폭이 더욱 큰 이유는 보유 현금성자산이 6832억원에서 1조6693억원으로 144.3% 급증한 덕분이다. 업계에서는 향후 1~2년 내에 삼성중공업도 실질적 무차입 상태에 진입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화오션은 순차입금 4조864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4.1% 증가했다. 총차입금이 늘었을뿐만 아니라 보유 현금성자산 역시 1조373억원에서 4410억원으로 감소했다. 다만 FCF의 안정적 창출이 시작된 만큼 앞으로 자체 창출 현금의 비용 투입을 늘리며 차입 규모를 줄여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2분기 해양·특수선 수금이 집중돼 3분기에 영업수금이 상대적으로 감소한 점, 6월 특수선 착중도금에 대한 연계 지출로 영업지출이 증가한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현금성자산이 감소했다"며 "향후 현금흐름이 개선되며 순차입금도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