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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ancial IndexHD현대그룹

지주사 FCF 2년째 고공행진, 조선에 가려진 에너지 분투

⑤[잉여현금흐름]최근 5년 새 개선폭 7조 상회…HD현대오일뱅크 관리역량 부각

강용규 기자  2026-04-16 16:08:35

편집자주

기업은 숫자로 말한다. 기업의 영업·투자·재무활동의 결과물이 모두 숫자로 나타난다. THE CFO는 기업이 시장과 투자자에 전달하는 각종 숫자와 지표(Financial Index)들을 집계하고 분석했다. 숫자들을 통해 기업집단에서 주목해야 할 개별 기업들을 가려보고 그룹의 재무적 변화를 살펴본다. 그룹 뿐만 아니라 업종과 시가총액 순위 등 여러 카테고리를 통해 기업의 숫자를 분석한다.
HD현대그룹 지주사 HD현대의 잉여현금흐름(FCF)이 고공행진 중이다. 최근 업황이 좋은 조선과 전력기기 등 계열사들이 호실적을 앞세워 그룹 차원의 현금 여력 개선을 견인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정유 계열사인 HD현대오일뱅크에도 시선이 쏠린다. 최근 2년 다소 불안한 실적에도 FCF는 점차 양호해지고 있다. 운전자본의 적절한 관리를 통해 순영업현금흐름(NCF)을 꾸준히 1조원 이상 창출하면서 지주사 FCF 관리에 기여하는 모습이다.

◇HD현대 FCF 개선세, HD한국조선해양 끌고 HD현대일렉트릭 밀고

THE CFO는 2021~2025년 사업보고서를 토대로 △HD현대 △HD한국조선해양 △HD현대중공업 △HD현대마린엔진 △HD현대에너지솔루션 △HD건설기계 △HD현대마린솔루션 △HD현대일렉트릭 등 HD현대그룹 상장사 8곳과 핵심 비상장사 HD현대오일뱅크의 연결기준 FCF를 조사했다.

FCF는 기업의 NCF에서 자본적지출(CAPEX) 집행금액과 배당 지급액 등 지출을 제외한 순수 가용현금을 의미한다. 기업은 이 현금을 활용해 채무 상환이나 CAPEX 외 투자 등 각종 활동을 진행한다. 즉 FCF는 기업가치 제고의 여력과도 같다.

그룹 지주사 HD현대는 지난해 FCF가 4조841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9% 감소했으나 4년 전인 2021년의 마이너스(-) 2조3757억원과 비교하면 무려 7조2173억원이 증가한 수치다. 2년 전까지만 해도 FCF가 1조원대에 머물렀음을 고려하면 2년 연속으로 높은 수준의 현금 여력을 남긴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HD현대가 직접 거느린 자회사들 중 최근 2년의 높은 FCF에 가장 크게 기여한 계열사는 조선 중간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이다. 2024년 3조3396억원에 이어 지난해에도 2조7031억원의 FCF를 창출했다. 최근 수퍼사이클에 들어선 조선업의 훈풍이 현금흐름으로도 나타나는 셈이다.

전력기기 계열사 HD현대일렉트릭은 2024년 8214억원, 지난해 4963억원의 연간 FCF를 기록했다. 1년 사이 FCF가 39.6% 감소했지만 이는 운전자본 변동으로 인한 NCF 증가분의 감소와 글로벌 전력기기 수요 증대에 대응하기 위한 CAPEX 투자 확대 등 부차적 요인의 영향 때문이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과 이자 및 법인세 지급액, 기타 비현금항목의 조정만을 토대로 산출되는 총영업활동현금흐름(OCF)만 놓고 보면 HD현대일렉트릭은 2024년 6723억원에서 지난해 7661억원으로 오히려 증가했다.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 창출능력 자체는 개선됐다는 의미다.

지난해 HD현대마린솔루션은 FCF가 909억원, HD건설기계(HD현대건설기계 기준)는 27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양사 모두 1년 전보다는 감소했으나 4년 전과 비교하면 흑자전환을 통해 지주사 FCF 관리에 힘을 보탠 것으로 파악된다.


◇HD현대오일뱅크, 이익 대비 높은 FCF 비결은 운전자본·CAPEX 관리

HD현대오일뱅크는 최근 정유업 불황으로 인해 이익 창출능력이 안정적이지 못한 편이다. 2022년까지만 해도 순이익 1조6327억원을 거뒀으나 이듬해 1556억원으로 급감했고 2024년에는 2997억원의 순손실로 전환했다. 지난해 다시 흑자를 회복했으나 순이익은 531억원에 불과했다.

반면 FCF의 측면에서는 이익 규모가 작았던 최근 2년이 가장 양호하다. 2024년 5868억원, 지난해 4002억원을 각각 기록했는데 2021년의 -1조6249억원이나 2023년의 -2734억원과 확연히 대비된다.

FCF에 영향을 미치는 현금흐름 관련 지표들을 살펴보면 이익 대비 준수한 FCF의 비결이 나타난다. 먼저 HD현대오일뱅크는 이익 변동과 달리 최근 5년 중 2021년을 제외한 4년 연속으로 NCF가 1조원을 웃돌았는데 이는 OCF에 따라 운전자본을 조정해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HD현대오일뱅크는 OCF가 3조2421억원으로 가장 여유로웠던 2022년에 운전자본 조정에 따른 현금흐름이 -1조6194억원으로 가장 큰 현금 유출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듬해 OCF가 4902억원으로 쪼그라들자 운전자본 조정 현금흐름이 6675억원으로 늘어 다시 장부상 현금을 유입시켰다.

HD현대오일뱅크는 2022년 1조6227억원의 NCF가 이듬해 1조1577억원으로 감소하자 CAPEX 집행액을 9851억원에서 8180억원으로 줄였다. 그러나 같은 기간 FCF가 1780억원에서 -2734억원으로 적자전환하자 2024년 CAPEX를 재차 3360억원까지 줄여 FCF를 다시 흑자로 돌려놓았다. CAPEX의 조정 역시 이익 대비 준수한 현금 여력 확보의 비결이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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