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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ancial IndexHD현대그룹

상장사 8곳 일제히 외형 확대, 조선·전력기기 강세

①[매출]지주사 기여도 조선→전력기기→건설기계 순…에너지는 매출 감소

강용규 기자  2026-04-10 10:12:11

편집자주

기업은 숫자로 말한다. 기업의 영업·투자·재무활동의 결과물이 모두 숫자로 나타난다. THE CFO는 기업이 시장과 투자자에 전달하는 각종 숫자와 지표(Financial Index)들을 집계하고 분석했다. 숫자들을 통해 기업집단에서 주목해야 할 개별 기업들을 가려보고 그룹의 재무적 변화를 살펴본다. 그룹 뿐만 아니라 업종과 시가총액 순위 등 여러 카테고리를 통해 기업의 숫자를 분석한다.
국내 대규모 기업집단은 대부분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수익원 다각화를 넘어 외부 환경 변화에 따른 실적 악화 리스크를 헤지하는 의미가 있다. 업황이 좋은 사업의 성과를 극대화하고 나쁜 사업의 부진을 최소화하며 안정적인 성장을 꾀하는 것이다.

HD현대그룹은 △조선 △에너지(정유·화학) △건설장비 △전력기기 등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이 중 조선과 전력기기가 지난해 강세를 보이며 에너지 분야의 부진을 덮고 지주사의 연결기준 매출이 증가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조선업 호조, 전력기기 사업에도 긍정 영향

THE CFO는 2025년 사업보고서를 기준으로 △HD현대 △HD한국조선해양 △HD현대중공업 △HD현대마린엔진 △HD현대에너지솔루션 △HD건설기계 △HD현대마린솔루션 △HD현대일렉트릭 등 HD현대그룹 상장사 8곳의 실적을 조사했다.

그룹 지주사 HD현대가 2025년 연결기준 매출 71조2594억원을 거둬 전년 대비 5.2% 증가한 것을 필두로 8개 상장사 모두 매출이 증가했다. 특히 20% 이상의 매출 성장률을 보인 3개 계열사 중 2곳이 조선 중간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 산하 계열사였다.

먼저 HD현대마린엔진은 연결기준 매출 4024억원으로 전년 대비 27.4% 증가했다. 8개사 중 가장 큰 증가 폭을 보였다. HD현대중공업은 17조5806억원으로 매출이 1년 사이 21.4% 증가했다. 이들의 성과를 바탕으로 HD한국조선해양도 매출 29조9332억원, 증가율 17.2%의 호성적을 거뒀다.

현재 HD현대그룹 내 조선 사업회사들은 2021년 하반기 시작된 선박 발주량 증대기에 대량으로 수주한 선박들의 건조 사이클이 본격화하며 외형이 본격적으로 확대되는 중이다. 여기에 HD현대마린엔진은 그룹 내 조선 사업회사뿐만 아니라 중국 조선사들의 선박엔진 수요에까지 대응하며 HD현대중공업을 웃도는 외형 성장세를 기록했다.

전력기기 계열사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해 매출 4조795억원으로 전년 대비 22.8% 증가했다. 그룹 내 2위의 증가 폭이다. 심지어 HD현대일렉트릭의 성과 역시 조선사업과 완전히 무관하지는 않다. HD현대일렉트릭의 전력기기는 육상 인프라 구축뿐만 아니라 선박용으로도 쓰이기 때문이다. 해마다 전체 매출의 10% 안팎이 선박용 제품에서 나온다.

지난해 HD현대일렉트릭의 선박용 제품 매출은 4762억원으로 2024년보다 9.5% 늘었다. 육상용 제품의 영업 호조에 미치지 못했을 뿐 전체 매출 증가의 일익을 담당했다고 볼 수 있다. HD현대그룹의 포트폴리오 중 조선이 최고, 전력기기가 차순위의 기여도를 보인 셈이다.

지주사를 제외한 상장사들 중 매출 증가율이 가장 낮았던 계열사는 HD건설기계다. 다만 이마저도 연결기준 매출 3조7765억원으로 전년 대비 9.8% 증가한 호성적이다. 즉 그룹의 상장사들 중 지주사 HD현대가 가장 더딘 외형 성장을 보였다. 이는 HD현대가 거느린 비상장 계열사, 특히 HD현대오일뱅크의 부진에 기인한다.


◇정유·화학 부진에 HD현대오일뱅크 유일한 역성장

HD현대가 거느린 비상장 계열사들 가운데서도 △HD현대오일뱅크 △HD현대사이트솔루션 △HD로보틱스 등 3사가 주요 비상장사로 꼽힌다. 이들 중 HD현대 실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계열사는 HD현대오일뱅크다.

HD현대오일뱅크는 2025년 연결기준 매출 28조249억원을 거둬 전년 대비 8% 감소했다. 금액 기준으로는 2조4437억원이 줄었다. OPEC+ 등 산유국의 원유 증산으로 인한 평균 국제유가 하락과 달러 약세 등이 매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HD현대 측 설명이다.

HD현대오일뱅크는 정유사업을 영위하는 사업회사이기도 하지만 HD현대케미칼, HD현대OCI 등 화학 분야의 외부 합작사들을 보유한 에너지분야 중간지주사의 성격도 지니고 있다. 다만 화학 역시 지난해 중국 및 중동 기업들의 공격적 증설로 인한 공급과잉으로 업황이 좋지 않았다. 정유와 화학이 동반 부진했던 셈이다.

다만 HD현대는 같은 기간 HD현대사이트솔루션이 4636억원(6%) 증가한 8조2367억원, HD현대로보틱스가 481억원(22.4%) 늘어난 263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여기에 조선과 전력기기 등 분야 계열사들의 호성적이 더해지면서 HD현대오일뱅크의 매출 감소분을 만회한 것이다. 대규모 기업집단 특유의 포트폴리오 분산 전략이 효과적으로 작동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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