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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전략 분석

HD현대, 주주환원·순차입 '과제'…상표권 요율 재산정 검토

조선·전력기기 배당 확대에도 주주환원 집행 부담…요율 0.05%, 재계 10위 내 최저수준

김동현 기자  2026-02-13 15:19:38

편집자주

기업의 재무전략은 사업과 기업가치를 뒷받침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사업자금이 필요하면 적기에 조달을 해야 한다. 증자나 채권 발행, 자산 매각 등 방법도 다양하다. 현금이 넘쳐나면 운용이나 투자, 배당을 택할 수 있다. 그리고 모든 선택엔 결과물이 있다. 더벨이 천차만별인 기업들의 재무전략과 성과를 살펴본다.
HD현대그룹 지주사인 HD현대가 브랜드 상표권 요율 재산정을 검토한다. 주요 자회사의 사업 호조세에 따라 배당수익이 증가했지만 HD현대 자체적으로 해당 수익의 상당 부분을 주주환원에 투입하며 추가적인 매출원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재무건전성 확보와 주주환원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는 HD현대가 추가 재원 마련을 위해 상표권 요율을 높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HD현대는 별도 기준 5261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2023년(5831억원) 이후 2년 만에 매출 5000억원선을 다시 넘어섰다. 매출의 77%에 해당하는 4068억원을 자회사 배당수익만으로 창출했다. 나머지 1200억원은 임대수익과 상표권 수익 등으로 구성된다.

HD현대는 그동안 자회사의 안정적인 배당을 바탕으로 별도 매출을 일으켰다. 2017년 그룹 지주사로 출범한 뒤 2020년 로봇사업을 HD현대로보틱스로 물적분할하며 별도 사업을 보유하지 않은 순수 지주사로 전환했고 이후 HD현대오일뱅크와 HD현대마린솔루션이 핵심 수익재원의 역할을 맡았다.

HD현대오일뱅크는 업황 호조에 따라 꾸준히 대규모 배당을 집행하며 2023년에는 최대 규모인 4137억원을 지주사에 올려보냈고 HD현대마린솔루션도 같은해 558억원의 배당수익을 HD현대에 안겼다. 덕분에 그해 HD현대는 배당수익 4763억원을 포함한 별도 매출 5831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그해 말부터 정유·석유화학 업황이 꺾이기 시작하며 HD현대오일뱅크는 2024년 HD현대에 올려보낸 배당액을 2360억원으로 절반가량 줄였고 지난해에는 배당 중단을 선언했다. 자연스럽게 HD현대의 배당수익에도 공백이 발생했고 그 빈자리는 호황 사이클에 올라탄 조선 자회사 HD한국조선해양과 전력기기 자회사 HD현대일렉트릭이 채웠다.

HD한국조선해양의 경우 2019년 조선부문 중간지주사로 출범하고 처음으로 지난해 배당을 집행했는데 그 규모가 5900억원에 달했다. 이중 2059억원이 HD현대 몫이었다. HD현대일렉트릭도 수익성 확대에 따라 2023년 180억원에 불과했던 배당총액을 지난해 2213억원으로 확대했다. 자연스럽게 HD현대일렉트릭으로부터 올라온 HD현대 배당수익도 같은 기간 67억원에서 818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HD현대마린솔루션이 HD현대에 집행한 배당금은 12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렇듯 핵심 자회사의 배당 확대로 HD현대 매출도 증가했지만 회사는 자체적인 주주환원에 해당 금액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2021년부터 HD현대의 연간 배당총액은 3000억원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다. 2023년과 지난해 배당수익이 4000억원을 넘어서긴 했으나 사실상 배당수익의 대부분을 주주환원에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2021년과 2024년에는 거둬들인 배당수익 이상의 금액을 배당으로 집행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회사는 2023년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하며 별도 순이익의 70% 이상을 배당으로 집행하겠다고 못을 박은 상태다. 지난해 마무리 예정이던 주주환원 정책의 기간도 2027년으로 한차례 연장하며 HD현대의 배당수익이 그대로 배당재원으로 나가는 상황은 이어질 전망이다.



여기에 올해 순차입금을 2000억원가량 감축하겠다는 재무적인 목표까지 세워 배당수익 외에 추가적인 재원 확보가 필요한 상태다. HD현대는 2024년 2조6832억원이던 별도 순차입금을 올해 2조4930억원으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올해도 감소세를 이어가기 위해 순차입금 규모를 2조3000억원까지 낮추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상황이 이런 만큼 HD현대가 상표권 요율을 높일 경우 배당수익 외에 추가적인 재원 창구를 확보할 수 있다. 그동안 상표권 수익은 HD현대의 주요 매출 통로로 활용되진 않았다. HD현대가 순수지주사로 전환한 2021년 상표권 수익은 단 39억원에 그쳤고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에 불과했다.

그러다 2022년 말 창립 50주년을 맞아 그룹 명칭을 기존 현대중공업그룹에서 HD현대그룹으로 바꾸며 'HD'라는 명칭의 상표권을 걷기 시작하며 상표권 수익이 급격히 불어났다. 2023년과 2024년 HD현대의 상표권 수익은 각각 350억원 내외로 급증했고 별도 매출 대비 비중 역시 8%(2024년)까지 올라갔다. 2023년부터 계열사로부터 특수관계자 매출 및 광고선전비를 제외한 매출의 0.05%를 브랜드 사용료로 걷은 결과다.

HD라는 브랜드를 사용한 지 3년이 지나며 그룹 차원에서 브랜드 가치평가와 요율 구조에 대한 검토 작업을 수행하기 시작했고 계열사 협의에 따라 그 비율을 결정할 예정이다. 현재 사용하는 0.05%라는 요율은 재계 10위권 내의 그룹 중 가장 최저 수준이라는 내외부 평가가 있어 이를 상향할 가능성이 있다. 그룹별로 계열사에 적용하는 상표권 요율이 달라 일률적으로 보긴 어려우나 최소 0.1%(LG·GS)에서 0.5%(삼성)로 분포된 다른 그룹과 비교하면 HD현대의 상표권 요율은 최저 수준에 머물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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