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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 출범

기로에 선 '쪼개기 상장', CFO 조달 고민

모회사 지배력 유지·자금 유치, 조달 수단 각광…'자본성증권' 대안 될까

이민호 기자  2025-06-04 16:49:46
이재명 대통령 취임으로 물적분할 후 상장하는 이른바 '쪼개기 상장'에도 강한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쪼개기 상장을 일종의 조달 수단으로 여겼던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그동안 쪼개기 상장은 모회사가 지배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추가 출자 부담에서 벗어나면서도 자금을 손쉽게 조달할 수 있는 수단으로 각광받았다.

쪼개기 상장에 제동이 걸리면 신종자본증권이나 영구채 등 자본성증권이 조달 대안으로 부상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자본성증권에는 발행일로부터 일정 기간 후 금리가 가산되는 스텝업(Step-up) 조항이 삽입돼 있어 재무 부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쪼개기 상장' 국내 그룹 전반 빈번…이재명 대통령, 방지 공약 포함

이재명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시절부터 상법 개정과 함께 쪼개기 상장 방지 공약을 포함시켰다. 쪼개기 상장은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완전자회사(지분율 100%)를 신설한 뒤 해당 자회사를 상장시키는 방법이다. 이 대통령은 쪼개기 상장 때 모회사의 일반주주에 신주를 우선 배정하겠다는 구체적인 제도 개선 방향도 내놨다.

기존에도 시장에는 쪼개기 상장에 대한 제도 개선의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돼왔다. LG화학이 2020년 12월 전지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LG에너지솔루션을 신설하고 2022년 1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시킨 사례가 대표적이다. 그동안 쪼개기 상장은 모회사의 기업가치 제고를 억제하고 비지배주주 가치를 침해한다는 점이 문제로 꼽혀왔다. 더불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은 2022년부터 물적분할한 신설 자회사가 5년 내 상장할 경우 한국거래소의 강화된 상장심사 기준을 적용하도록 해 쪼개기 상장을 규제하고 있다. 하지만 HD현대가 2020년 5월 로봇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한 HD현대로보틱스, SK이노베이션이 2021년 10월 배터리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한 SK온, LS일렉트릭이 2022년 4월 EV릴레이(EV Relay)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한 LS이모빌리티솔루션 등이 상장 후보로 꾸준히 거론되면서 국내 그룹 전반에 걸쳐 여전히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 대통령 취임으로 쪼개기 상장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CFO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CFO들로서는 쪼개기 상장이 중요한 조달 수단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물적분할을 이용하면 모회사가 지분율 100%로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추가 출자 부담에서 벗어나면서 조달 수단인 상장전 투자유치(프리IPO·Pre-IPO)에도 유리하다.

여기에 향후 상장(기업공개·IPO)으로 프리IPO 투자자들에게 회수 기회를 열어주는 동시에 공모자금도 유입할 수 있어 조달에 용이하다. 이미 모회사가 다수 지분을 확보하고 있어 공모에 따른 지분 희석 우려도 적다. 실제로 LG에너지솔루션이 2022년 1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면서 신주모집(3400만주)으로 유입한 금액만 10조2000억원에 이른다.

◇CFO 자금 조달 수단 각광…자본성증권 대안 부상에도 스텝업 걸림돌

특히 CFO들로서는 IPO는 조달 수단 중에서도 중요한 자본 조달 수단이었다. 최근 일련의 배터리 기업에서 보듯 성장산업에서는 신공장 설립에 따른 자본적지출(CAPEX)과 인수합병(M&A)에 따른 지분투자에 막대한 자금이 소요된다. 이런 상황에서 재무건전성을 유지하면서 자금을 끌어들이려면 자본 형태의 자금 조달이 요구된다.

재무건전성과 신용등급이 우수한 기업의 CFO라면 은행권 차입이나 회사채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하면 되지만 이 경우 부채가 늘어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가 상승하는 등 재무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 이 때문에 CFO로서는 신종자본증권이나 영구채 등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자본성증권 발행에 대한 유인이 커질 것이라는 시장의 시각도 있다. 실제로 SK온은 IPO가 지연되는 상황에서 재무건전성 개선과 자금 조달을 모두 달성하기 위해 지난해 6월 50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기도 했다.

다만 자본성증권의 경우 만기가 30~50년으로 길지만 대부분의 경우 발행일로부터 3~5년 뒤 등 일정 기간이 지나면 금리가 가산되는 스텝업 조항이 삽입되기 때문에 스텝업 조항이 발동되는 시점을 실질적인 상환 시점으로 본다. 이 때문에 CFO로서는 자본성증권 발행에 성공하더라도 스텝업 조항 발동 전까지 차환 또는 대환 등 또다른 조달 부담에 직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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