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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로 본 성과급 논란

김형락 기자  2026-05-13 08:15:28
'영업이익 N%'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라는 요구가 확산하고 있다. 2021년 영업이익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정한 SK하이닉스가 첫 단추를 끼웠다. 올해 삼성전자 노조뿐만 아니라 업종이 다른 카카오, LG유플러스 노조도 영업이익을 성과급으로 떼달라고 주장한다.

회계적으로 성과급 산정 기준을 영업이익으로 삼는 건 부적절하다. 영업이익은 매출에서 영업 관련 비용을 차감한 뒤 남은 몫으로 이자 비용, 법인세, 주주 환원, 재투자 재원이다. 인건비는 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에 반영돼 있어 영업이익을 성과급 지급 기준으로 삼으면 이중 배분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

영업이익을 나눠 달라는 요구는 불투명한 성과급 산정 기준에 대한 불만에서 출발했다. 과거 SK하이닉스도 삼성전자처럼 경제적 부가 가치(Economic Value Added, EVA)를 기준으로 성과급을 책정했다. EVA는 세후 영업이익에서 주주와 채권자가 댄 비용(투하자본)과 각 요구 수익률(가중평균자본비용)을 곱한 자본비용을 차감해 구한다.

EVA가 영업이익보다 정교한 개념이지만 기업들은 세부 산식을 경영 전략상 공개하지 않았다. 금리와 자본 시장 환경에 따라 EVA가 달라질 수 있어 수용성도 떨어졌다. 계산 과정이 복잡한 EVA보다 직관적인 영업이익을 성과급 산정 기준으로 합의하면서 회계적 모순이 발생했다.

국내 성과급 논쟁은 '얼마를 나눌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성과급을 이익 공유(Profit Share) 측면으로만 보기 때문이다. 성과급 제도에 동기를 부여하는 인센티브(Incentive) 측면이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성과급으로 '어떤 행동을 유도할까'를 고민한다. 주주와 임직원 사이 이익 정렬을 더 견고히 하는 장기 주식 보상 체계를 운영한다. 단기 실적에 따른 현금 보상보다 장기 기업 가치 상승에 연동하는 방식이다.

이참에 합리적인 성과급 지급 기준과 연계해 주식 위주로 지급 방식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 삼성전자 노사도 지난해부터 주식 보상을 늘리는 방안에 대한 물꼬를 텄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지난해 초과 이익 성과급(Overall Performance Incentive, OPI) 일부를 양도 제한 주식(Restricted Stock Award, RSA)으로 지급했다. 다만 주식 비중을 0~50% 사이에서 선택하도록 해 아직은 과도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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