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지난해 매출보다 인건비 증가 속도가 빨랐다. 반도체 업황 회복에 따른 성과급 증가와 인공지능(AI) 경쟁 심화에 따른 인재 확보전 등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다. 비용 절감보다 기술 경쟁력 유지에 초점을 둔 자본 배분 전략이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결 기준(이하 동일) 인건비가 전년 대비 12% 증가한 46조3417억원을 기록했다. 급여(37조947억원), 퇴직급여(1조7982억원), 복리후생비(7조4488억원)를 합산한 금액이다. 인건비 증가율은 그해 매출 성장률(11%)보다 높았다.
지난 10년 동안 삼성전자 인건비는 한번도 줄어든 적이 없다. 매출이 역성장한 2019년(-5%)과 2023년(-14%)에도 인건비는 각각 전년 대비 1% 상승했다. 준고정비 성격을 지닌 특성 때문이다. 기본급은 고정비 성격이 강한 반면 실적에 연동해 오르내리는 성과급은 변동비 성격을 지닌다.
반도체 업황 회복 사이클이 임직원 보상 확대로 이어지면서 지난해 인건비 증가율이 매출 성장률을 초과했다. 2024년부터 메모리 업황 회복과 AI 서버 투자 확대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늘었다. 실적을 회복하면서 인건비에 바로 반영되는 성과급 규모가 커졌다. 지난해 실적 기준 DS부문 초과이익성과급(OPI) 지급률은 반도체 사업 기준 47%로, 2024년의 14%(공통)보다 높아졌다.
지난해 주식 기준 보상 비용도 발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월 그해 평균 임금 인상률을 5.1%로 합의하면서 전 직원에게 패밀리넷몰 200만포인트와 자사주 30주를 지급하기로 했다. 자사주 368만6880주 지급을 약정하면서 공정가치 1991억원을 그해 급여로 인식했다.
지난해 우수 임직원 주식 보상도 신설했다. 삼성전자는 우수 인력 리텐션(보유)과 동기 부여를 위해 자사주 314만9370주를 지급하기로 했다. 약정일 기준 공정가치 1825억원을 그해 복리후생비로 인식했다. 주식 보상은 지난해와 올해 나눠서 지급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성과 조건부 주식(PSU) 제도도 도입했다. 3년 뒤 주가 상승률 조건을 충족하면 자사주 3529만2600주를 3년 동안 분할 지급하는 방식이다. 주식 기준 보상 약정액은 1666억원이다.
연구·개발(R&D) 비용도 인건비와 마찬가지로 지난 10년 동안 매년 상승했다. 삼성전자는 2016~2017년 매출 7% 수준이던 R&D 비중을 2023년부터 11~12%대로 올렸다. 지난해 R&D 비용은 전년 대비 11% 상승한 37조7548억원이다.
자본적 지출(CAPEX)은 업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한다. 삼성전자는 2023년 60조5342억원까지 늘렸던 유·무형자산 취득액을 2024년 53조7416억원, 지난해 52조1531억원으로 줄였다. 필수 인프라와 고대역폭메모리(HBM)·첨단 공정을 중심으로 투자를 효율화했다. 올해는 AI 반도체 경쟁 심화에 대응하기 위해 시설 투자와 R&D를 합해 110조원 이상을 투입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인건비, R&D 비용과 함께 주주 환원 규모도 다시 늘리고 있다. 2018~2020년에는 특별 배당, 자사주 매입 등을 포함해 총 40조4517억원을 주주 환원에 썼다. 2021~2023년 29조4283억원으로 줄었던 총주주환원액은 2024년과 지난해 30조9197억원으로 늘었다. 올해 3년 누적 잉여현금흐름(FCF) 50% 범위에서 총주주환원액을 집행한 뒤 잔여 재원이 발생하면 추가 환원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