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영업 중인 생명보험사들의 자본적정성 지표인 K-ICS비율(킥스비율)이 평균적으로 개선됐다. NH농협생명의 1위 독주가 이어지는 가운데 삼성·교보·한화 등 빅3는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의 지표가 상승한 반면 한화생명은 소폭 하락했다.
지난해 푸본현대생명과 KDB생명은 유상증자를 통해 가용자본을 보강했다. 이들 모두 킥스비율이 눈에 띄게 상승하면서 증자의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DB생명은 증자 없이도 이익 개선과 시장 상황 변화에 힘입어 큰 상승폭을 보였다.
◇NH농협생명 1위 질주, 한화생명이 최하위 THE CFO는 국내에서 영업 중인 22개 생보사의 2024~2025년 킥스비율을 경과조치 적용 후 기준으로 조사했다. 작년 말 기준 NH농협생명이 413.0%로 생보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NH농협생명은 2023년 말 363.5%, 2024년 말 437.7%로 각각 그해 말 자본적정성 1위에 이름을 올렸으며 지난해까지 3년째 연말 기준 1위를 수성 중이다.
킥스비율은 보험사 요구자본(지급여력기준금액) 대비 가용자본(지급여력금액)의 비율이다. 계약 해지 등으로 발생하는 보험금 지급요구에 대한 보험사의 대응능력을 의미한다. 감독 당국의 권고기준은 130%이며 신청 보험사에 한해 가용자본 기준의 완화와 요구자본 위험도를 축소하는 경과조치가 적용된다. 경과조치 적용 후 기준으로 22개사가 모두 당국 권고기준을 웃돌았다.
NH농협생명은 경과조치 없이도 작년 말 킥스비율이 231.7%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는 경과조치 미적용 기준 업계 4위에 해당한다. NH농협생명 이외에도 당국의 권고기준을 상회하는 준수한 수준의 자본적정성을 보유했으나 경과조치를 신청해 지표를 끌어올린 보험사들이 적지 않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2023년 IFRS17 회계기준 도입과 함께 킥스제도가 신설되면서 제도 변경 초기의 혼란 가능성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경과조치로 추가 안정성을 확보한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나생명이 343.2%의 킥스비율로 NH농협생명의 뒤를 따랐다. 라이나생명은 경과조치 미적용 보험사이며 작년 말 기준 343.2%는 경과조치의 효과를 제거할 시 업계 1위에 해당한다.
KB라이프가 272.2%, 메트라이프생명이 269.6%, DB생명이 268.7%로 NH농협생명, 라이나생명과 함께 상위 5위권을 형성했다. 이들의 뒤를 BNP파리바카디프생명(253.4%), 푸본현대생명(252.1%) 등이 뒤따르며 자본적정성 상위권에서 외국계 보험사들의 강세가 나타났다.
생보업계의 빅3로 불리는 삼성생명과 교보생명, 한화생명을 살펴보면 교보생명이 226.0%로 3사 중 가장 높았다. 삼성생명이 198.0%, 한화생명이 157.5%를 각각 기록했다. 이 중 한화생명의 157.5%는 22개 생보사 중 최하위에 해당한다.
다만 한화생명은 경과조치 미적용 보험사다. 경과조치 미적용 기준으로는 푸본현대생명(56.0%)과 KDB생명(71.0%), iM라이프(102.9%), 하나생명(134.0%), IBK연금보험(134.1%) 등 5개사가 한화생명의 아래에 놓기에 된다. 특히 푸본현대생명·KDB생명·iM라이프 3사는 경과조치가 없었다면 당국 권고기준인 130%를 하회하게 된다.
◇상승폭 푸본현대생명, 하락폭 메트라이프생명 1위 2025년 말 기준 22개 생보사의 킥스비율 평균은 경과조치 적용 후 기준 205.8%로 전년 말 203.4% 대비 2.4%p(포인트) 높아졌다. 1년 사이 금리 상승으로 인한 위험액 감소 및 듀레이션 갭 축소의 긍정적 효과와 주가 상승으로 인한 주식위험액 증가의 부정적 효과가 혼재된 것으로 파악된다.
푸본현대생명이 94.8%p로 가장 큰 킥스비율 상승폭을 보였다. 이는 가용자본이 2024년 말 1조4720억원에서 지난해 말 2조3945억원으로 불어난 데에 기인한다. 푸본현대생명은 국내 금리 상승과 함께 유상증자를 가용자본 확대의 주된 이유로 설명했다. 앞서 푸본현대생명은 지난해 말 7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 바 있다.
지난해 푸본현대생명뿐만 아니라 KDB생명도 유상증자를 통해 5150억원의 가용자본을 확충했다. KDB생명 역시 킥스비율이 1년 사이 47.5%p 높아지면서 증자의 효과가 수치로 입증됐다. 이는 업계 3위 상승폭에 해당한다.
킥스비율이 1년 사이 2번째로 크게 상승한 생보사는 60.0%p의 DB생명이다. 금리 상승으로 인해 부채가 감소하면서 가용자본이 증가한 점, 금리 리스크의 완화로 요구자본이 감소한 점 등이 킥스비율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것이 DB생명 측 설명이다.
반면 메트라이프는 -86.8%p로 1년 사이 킥스비율이 가장 많이 하락한 생보사에 이름을 올렸다. 이 기간 순위 역시 2위에서 4위로 하락했다. 메트라이프는 금리 상승으로 인한 대량해지위험액 증가와 주가 상승으로 인한 시장위험액 증가가 주된 원인이었다는 설명을 내놨다. 금리 상승이 모든 보험사에 이로운 영향을 미친 것만은 아니었다는 말이다.
1년 사이 빅3의 희비도 엇갈렸다. 삼성생명이 13.1%p, 교보생명이 5.2%p씩 킥스비율이 상승한 반면 한화생명은 -6.2%의 낙폭을 보였다. 한화생명은 신계약 보험계약마진(CSM) 증대를 기반으로 가용자본을 확대하고 시장 환경 변화에 따라 요구자본 관리를 정교화하며 2026년 킥스비율을 160%대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