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중소 보험사 펀더멘털 점검

푸본현대생명, 미미한 CSM 상각

②고금리 퇴직연금 비용 상쇄 역부족…경과조치 적용 전 킥스비율 -24%

정태현 기자  2025-07-11 07:32:54

편집자주

중소형 보험사의 자본적정성과 이익 변동성이 흔들리고 있다. 새회계제도 도입과 금리 인하가 겹치면서 펀더멘털에 타격을 받았다. 추가 자본 규제와 계리가정 선진화 로드맵까지 남은 과제도 상당하다. 최근 신용등급 전망도 줄하향하면서 위기의 초입에 들어간 모양새다. 생존 시험대에 올라간 중소형사의 기초체력을 점검하고 보완점을 살펴본다.
푸본현대생명보험의 순손실 상태가 길어지고 있다. 3년 전 고금리로 취급한 퇴직연금이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보험계약마진(CSM)으로 손실을 대부분 상쇄하는 타사와 달리, 푸본현대생명은 CSM 상각 규모가 현저히 떨어진다.

자본적정성에 대한 관리 부담도 큰 편이다. 경과조치 적용 여부에 따라 지급여력(킥스·K-ICS) 비율 편차가 상당하다. 적용 전 기준으론 마이너스(-)가 되는 만큼, 경과조치의 순차적 해제에 대한 대비가 절실한 상황이다.

◇경쟁사 대비 적은 CSM 상각액…순손실 장기화

푸본현대생명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마이너스(-) 725억원으로 전년 동기 293억원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2023년 -1105억원, 2024년 -340억원에 이어 올해도 순손실을 이어가고 있다.


3년 전 고금리로 취급한 퇴직연금이 발목을 잡았다. 푸본현대생명은 지난 2022년 하반기 3년 만기 상품을 중심으로 퇴직연금을 고금리로 대거 취급했다. 제공 이율이 높아 역마진이 발생했다. 지난해 관련 이자비용 규모가 922억원에 달했다. 만기가 3년인 상품 비중이 커 올해까지 이자비용 부담이 이어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의 제도 변화와 금리 인하라는 외부 요인에도 취약했다. 지난해 손실부담계약비용은 657억원으로 전년 451억원보다 45.7% 증가했다. 작년 말 무·저해지보험 해지율 관련 가이드라인을 적용한 영향이 컸다.

제도 리스크는 푸본현대생명만의 문제가 아니다. 다만 다른 보험사는 보통 CSM 상각으로 관련 손실을 상쇄하는 편이다. 푸본현대생명의 CSM 규모가 미미하다 보니, 수익성이 외부 변수에 더 영향을 받는다는 평가다. 푸본현대생명의 1분기 CSM 상각 규모는 45억원이다. 1분기 기준 2023년(41억원), 2024년(41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푸본현대생명과 자산 규모가 비슷한 곳들을 보면 디비생명보험 762억원, ABL생명보험 201억원, iM라이프 128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푸본현대생명 45억원보다 3~17배가량 큰 규모다.

◇경과조치 순차적 해제 대응 관건

내림세인 지급여력(킥스·K-ICS) 비율도 해결 과제다. 푸본현대생명의 1분기 킥스비율은 경과조치 적용 기준 146%로 전년 동기 183%보다 37%포인트(p) 하락했다.

경과조치 적용 전 기준으론 -24%로 업계 최저 수준이다. 경과조치가 순차적으로 해제되는 걸 고려하면, 향후 킥스비율 관리 부담이 상당히 커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의 적기시정조치 기준은 100%다.

자산-부채 듀레이션이 큰 점도 자본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올해 3월 말 자산 듀레이션과 부채 듀레이션은 각각 7.5년, 5.0년으로 2.5년 차이가 난다. 저축성보험과 퇴직연금과 같은 만기가 짧은 상품이 많아 부채 듀레이션이 다른 생명보험사보다 매우 작은 편이다.

오는 9월 5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의 조기상환권(콜옵션) 시점이 도래하는 걸 고려하면, 이른 시일 내 모기업인 대만 푸본그룹의 유상증자 지원 가능성이 농후하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달 등급전망 하향 관련 보고서를 통해 "대주주의 재무적 지원 이력을 고려하면 증자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며 "자본확충 이후 개선된 자본적정성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지에 대해서도 점검이 필요하다"고 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