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의 약한 고리가 급작스럽게 부각되고 있다. 금융당국이 새회계제도(IFRS17)를 도입한 뒤 잇달아 지표 산정 기준을 빡빡하게 조인 여파다. 신용평가업계로부터 수익성과 자본적정성에 대한 경고등이 여러 차례 울리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금리 인하뿐만 아니라 기본자본 지급여력(킥스·K-ICS) 비율 규제 도입, 보험부채 할인율 현실화로 추가적인 하방 압력이 예고돼 있다는 점이다. 중소형사 중심으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수익성 악화 지속, 자본적정성 열위 경고 한국신용평가는 지난달 25일 KDB생명보험의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A(안정적)로 내렸다. 등급 조정을 한 이유론 △영업 기반 안정성 저하 △낮은 수익성 지속 △자본적정성 열위를 들었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달 27일 푸본현대생명보험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했다. 보험금지급평가능력등급이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후순위채등급이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조정됐다.
한기평은 지난 5월 롯데손해보험의 신용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내렸다. 신용등급은 A, 후순위채등급 A-, 신종자본증권등급 BBB+로 유지됐지만 전망은 모두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됐다.
푸본현대생명과 롯데손보의 전망 하향 사유로는 자본관리 부담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점과 이익 변동성이 크다는 점을 공통으로 제시했다.
세 곳 모두 제도 변화에 대한 민감도가 커 수익성과 자본적정성이 열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내 보험사들의 자본 압박에 대한 우려는 글로벌 신용평가사도 최근 지적한 사항이다. 할인율 현실화와 보험 계리가정 변동으로 킥스비율 하방 압력이 거세졌다는 게 골자다.
한기평이 지난달 DB손해보험의 후순위사채등급을 AA에서 AA+로 상향하고, 한신평이 지난 3월 한화생명의 보험금지급평가능력등급을 AA+에서 AAA로 올린 것과 대조적이다.
◇기본자본 킥스비율 도입에 단계적 할인율 강화 자본적정성 지표가 떨어지는 건 업계 전반적인 추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의 평균 킥스비율은 각각 경과조치 적용 기준 190.7%, 207.6%로 집계됐다. 생보사의 경우 경과조치 적용 전 기준으론 172.2%까지 떨어진다.
할인율 현실화와 같은 제도 변화뿐만 아니라 금리 인하까지 맞닥뜨리면서 킥스비율 하방 압력이 거세졌다. 규모가 열위한 중소형사일수록 킥스비율의 하락 폭이 두드러지는 모양새다.
KDB생명은 올해 1분기 부채가 자산을 웃도는 자본 잠식 상태에 빠졌다. 푸본현대생명의 1분기 킥스비율은 경과조치 전 기준으로 마이너스(-) 26%다. 적용 기준으론 146%로 권고치 130%를 넘지만, 중장기적으론 불안정한 지표인 것이다. 킥스비율 권고치 130%를 넘더라도 1년 새 50%포인트(p) 이상 급락한 곳들도 다수 등장했다.
금융당국이 이달 가동한 보험산업 건전성 태스크포스(TF)에 대한 대응도 큰 변수다. 금융당국은 이 TF를 통해 기본자본 규제 도입과 계리가정 선진화, 보험회사 정리제도를 세부적으로 정하기로 했다.
아울러 2027년까지 보험부채 할인율 산정 기준을 단계적으로 강화하기로 한 만큼, 생존이 걸린 보험업계 약한 고리에 대한 테스트는 이제 시작인 형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