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업계의 신계약 건수는 늘어난 반면 신계약금액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 수요 감소 추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생보사들의 영업 경쟁이 심화하면서 출혈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보유계약 역시 건수는 증가한 반면 금액은 감소하는 미스매치 현상이 나타났다.
빅3 가운데서는 교보생명이 상대적으로 출혈 경쟁을 방어하며 삼성생명을 제치고 지난해 신계약금액 1위에 올랐다. 이를 바탕으로 빅3 중 유일하게 보유계약금액을 늘리는 데도 성공했다. 흥국생명과 메트라이프생명은 신계약금액 증가 폭이 두드러졌으며, 보유계약금액에서는 하나생명과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의 성장세가 눈에 띄었다.
◇교보생명, 삼성생명 제치고 신계약 1위 THE CFO는 2024~2025년 국내에서 영업 중인 22개 생명보험사의 계약 현황을 조사했다. 우선 신계약금액은 2025년 기준 22개사 합산 217조3377억원으로 전년 대비 7.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신계약 건수가 3.8%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국내 보험시장은 저출산에 따른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보험 수요가 줄어드는 구조적 위기에 놓여 있다"며 "IFRS17 도입 이후 보험사들이 계약서비스마진(CSM) 확보에 유리한 장기 보장성보험 판매에 집중하면서 계약 확보 경쟁이 점차 출혈 경쟁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고 말했다.
신계약금액 1위는 교보생명이다. 2025년 기준 35조953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감소율이 3.9%에 그치며 35조243억원을 기록한 삼성생명(-20.2%)을 앞질렀다. 한화생명은 24조5463억원(-4.5%)으로 3위에 올랐고, NH농협생명(20조139억원)과 AIA생명(17조9005억원)이 뒤를 이었다.
신계약금액이 가장 적은 생보사는 3130억원의 처브라이프였다. 22개사 가운데 유일하게 신계약금액이 1조원을 밑돌았다. 이어 △교보라이프플래닛(1조4087억원) △BNP파리바카디프생명(1조6270억원) △iM라이프(1조8681억원) 등이 하위권을 형성했다.
처브라이프는 1년 새 신계약금액이 78.1% 증가하며 22개사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다만 신계약 확대보다는 보유계약 관리에 무게를 두고 있는 만큼 절대 규모가 작아 의미를 크게 두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처브라이프를 제외하면 흥국생명이 48.1%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흥국생명의 지난해 신계약금액은 3조7608억원으로 업계 13위를 기록했으며, 1년 만에 순위가 4계단 상승했다. 이어 메트라이프생명이 40.5%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신계약금액은 8조9186억원으로 업계 8위이며 순위도 3계단 상승했다.
반면 동양생명은 신계약금액이 전년 대비 42.5% 감소한 4조3228억원으로 집계돼 업계 13위에 올랐다. 1년 사이 순위도 3계단 하락했다. 이어 △ABL생명(-29.5%) △하나생명(-25.6%) △KDB생명(-24.1%) △라이나생명(-23.7%) △삼성생명(-20.2%) △DB생명(-12.0%) △푸본현대생명(-11.8%)도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했다.
◇교보플래닛·하나생명, 몸집 불리기 과제 '착착' 22개 생명보험사의 보유계약금액은 2025년 기준 총 2308조2692억원으로 전년 대비 1.2%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보유계약 건수는 2.5% 증가했다. 신계약에서 나타난 계약금액과 계약건수의 미스매치가 단기 현상이 아닌 중장기 추세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삼성생명이 592조4211억원, 교보생명이 308조4858억원, 한화생명이 304조55억원으로 빅3 체제를 유지했다. 이 가운데 교보생명은 보유계약금액이 1년 사이 0.1% 증가하며 빅3 중 유일하게 성장세를 기록했다. 반면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은 각각 2.1%, 0.8% 감소했다.
이어 △신한라이프(178조6592억원) △AIA생명(112조2389억원) △라이나생명(111조1303억원) △NH농협생명(107조678억원) 등이 100조원 이상의 보유계약금액을 기록했다. 이들 가운데 NH농협생명만이 전년 대비 보유계약금액이 증가했으며 증가율은 1.9%였다.
보유계약금액이 가장 적은 보험사는 3조9337억원의 처브라이프였다. 이어 BNP파리바카디프생명(4조4633억원), 교보라이프플래닛(7조7347억원)이 10조원 미만에 머물렀다. 다만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전년 대비 보유계약금액이 11.1% 증가해 22개사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생보업계 유일의 디지털 보험사로서 규모 확대 전략이 수치로 나타난 것으로 해석된다.
교보라이프플래닛에 이어 하나생명이 11.0% 증가율로 두 번째로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하나생명 역시 하나금융그룹 차원의 비은행 이익 기여도 확대 전략이 추진되고 있는 만큼 외형 성장 과제가 중요한 상황이다. 이어 IBK연금보험이 9.2% 증가율로 뒤를 이었다.
라이나생명은 1년 사이 보유계약금액이 6.9% 감소하며 업계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이어 △KDB생명(-4.5%) △흥국생명(-3.7%) △동양생명(-3.7%) △푸본현대생명(-3.4%) △ABL생명(-2.3%) △삼성생명(-2.1%) 등도 보유계약금액 감소 폭이 상대적으로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