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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출신 보험사 CEO 전성시대

흥국생명, 돋보이는 보험·투자손익 동반 개선

CFO로서 역대 순익 도운 김형표 대표, 덕장 리더십으로 개선세 잇는다

정태현 기자  2026-04-15 06:47:26

편집자주

재무관리 역량이 보험사 CEO 인선의 핵심 키워드로 부상했다. CFO 출신 인재들이 대표로 신규 선임되거나 연임된 사례가 곳곳에서 포착된다. 감독 규제 흐름에 맞춰 외형 성장보다는 내실 경영과 자본 효율성 제고에 집중하겠다는 포석이다. 각사 현안과 대표 리더십을 중심으로 '재무 전문가 CEO' 시대의 흐름을 짚어본다.
흥국생명보험이 지난해 보험손익과 투자손익 모두 개선했다. 업계 전반적으로 본업이 부진한 상황이라 더 돋보이는 성과다. 그 기반에는 뒤에서 조용히 지표 관리에 집중한 김형표 당시 CFO(현 대표이사·사진)가 자리한다.

김형표 대표는 특유의 정교한 리스크관리와 남다른 자산운용 역량을 지닌 전형적인 재무 전문가다. 김 대표는 현장 영역에 있어선 실무진의 의견을 경청하고 이를 유연하게 반영하는 덕장이라는 평가다. 흥국생명이 김 대표 체제에서 강소 보험사로 부상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리스크관리, 손익 변동성 제어 탁월한 재무통

김형표 대표는 전형적인 CFO 스타일의 대표다. 2008년 흥국생명 기획관리팀장으로 합류해 경영기획실장, 감사실장을 거친 뒤 2024년부터 대표 부임 전까지 경영기획실장(CFO)을 맡았다. 커리어 대부분을 기획·관리 라인에서 활동한 모습이다.


김 대표는 지난해 CFO로서 역대 최대 순이익을 달성하는 데 뒷받침했다. 흥국생명은 지난해 보험손익과 투자손익 모두 지표를 개선한 손에 꼽히는 보험사다. 대형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업계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착실히 내실을 다져왔다. 김 대표는 최근 흥국화재 대표로 이동한 김대현 전 대표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만큼 그 공석을 메울 적임자라는 평가다.

김 대표의 경영관은 지표 중심주의로 요약된다. 그는 리스크관리, 손익 변동성 제어와 같은 주요 지표를 관리하는 데 탁월하다는 평가를 조직 안팎에서 받고 있다. 이런 역량은 대표 내정자 신분일 때부터 드러났다.

김 대표는 올해 2월 초 주식 시장이 좋을 때 일부 수익 실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흥국생명은 이에 맞춰 일부를 매도했다. 당시 미국-이란 전쟁을 예측하지 않은 채 한 판단이지만 시장 분석에 기반해 적기에 결단을 내린 사례로 꼽힌다. 재무 전문가 특유의 통찰력을 입증한 셈이다.

김 대표는 내부에서 덕장으로 평가된다. 그는 재무 관리에서 전문성을 발휘하지만 영업과 같은 현장 영역은 실무진의 의견을 경청하고 이를 유연하게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표 관리에만 집중하지 않고 조직 전체의 화합을 조율하는 데도 강점을 보인다는 평가다.

◇차세대 시스템 기반 CSM, 순익 확대 드라이브

흥국생명의 중장기 경영 전략 핵심은 곧 재구축될 차세대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언더라이팅과 보험금, 각종 데이터베이스를 한 번에 적재하고 활용하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영업과 지원 부문에서 업무 속도와 관리 정확도를 대폭 끌어올릴 전망이다. 오는 6월 재구축이 완료된다.

흥국생명은 인공지능(AI)을 손해율과 예실차 관리의 실행 장치로 쓸 계획이다. 지난해 입원·수술비 영역에서 AI 인수 심사 시스템을 1차로 적용했다. 현재는 이를 진단비로 범위를 넓히는 작업을 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인수 심사와 이상거래탐지(FDS)를 결합해 손해율 예측까지 연결하겠다는 포부다.

보험계약마진(CSM)은 올해 경영 목표의 중심축이다. 흥국생명은 올해 신계약 CSM과 CSM 잔액 목표를 각각 6500억원, 2조8300억원 수준으로 세웠다. 최근 CSM 축적 속도보다 가파른 목표치다. 흥국생명은 이를 위해 곧 변경될 계리가정에 대한 대응에도 매진 중이다. 이를 토대로 세전이익도 지난해 사옥 매각익을 제외한 규모를 넘긴다는 목표다.

흥국생명의 강점으로 분류되는 투자 운용도 계속 강화할 예정이다. 흥국생명은 선제적으로 금에 투자한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금 상장지수펀드(ETF)에서만 250억원 규모의 평가이익이 발생했다. 이는 지난해 평가이익 증가분 중 절반에 육박하는 규모다. 최근 흥국생명이 투자를 늘리는 분야는 반도체와 방산 섹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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