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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CFO 출신 보험사 CEO 전성시대

천상영 신한라이프 대표 "양적 성장 다음 과제는 효율"

①"균형 성장 핵심…그간 쌓은 성과, 중장기 기초체력으로 전환"

정태현 기자  2026-04-08 07:40:12

편집자주

재무관리 역량이 보험사 CEO 인선의 핵심 키워드로 부상했다. CFO 출신 인재들이 대표로 신규 선임되거나 연임된 사례가 곳곳에서 포착된다. 감독 규제 흐름에 맞춰 외형 성장보다는 내실 경영과 자본 효율성 제고에 집중하겠다는 포석이다. 각사 현안과 대표 리더십을 중심으로 '재무 전문가 CEO' 시대의 흐름을 짚어본다.
천상영 신한라이프생명보험 대표(사진)가 취임 후 가장 먼저 꺼내 든 화두는 밸런스다. 천상영 대표는 성장의 속도 대신 그간 쌓아온 성과를 얼마나 오래 가는 체력으로 바꿀지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신한금융지주 CFO 출신 대표답게 양보다 질, 단기보다 지속 가능성에 무게를 실은 모습이다.

천 대표의 경영 패러다임 전환은 보험업계의 현주소를 세밀하게 진단한 결과다. 신회계제도(IFRS17) 도입 이후 외형 경쟁에 치중한 결과 예실차와 자본 부담은 더 커졌다. 그는 이런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 경영의 무게중심을 내실과 효율로 과감히 옮기기로 했다.

◇외형 확대 넘어선 질적 가치 창출 방점

천상영 신한라이프 대표는 더벨과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보험업계가 IFRS17 도입 이후 양적 확대 경쟁을 이어왔지만 예실차 등 건전성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신한라이프 역시 통합 이후 이뤄낸 양적 성장을 '지속 가능한 미래 경쟁력'으로 이어가게 하는 게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


천 대표는 보험사의 본질적인 가치인 고객 신뢰와 재무 건전성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양과 질 측면에서 균형 잡힌 성장을 추진하기로 했다. 그는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균형(Balance)이 가장 중요하다"며 "내실과 효율이 갖춰지지 않은 성장은 반드시 부작용이 따르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천 대표의 경영관에는 고객과 회사, 현재와 미래 가치 사이 균형을 맞추는 게 지속 가능한 성장의 출발점이라는 인식이 깔려있다. 단기 실적 경쟁에 매몰될 경우 부작용을 초래해 조직의 지속성을 담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는 외형 확대의 속도를 늦추겠다는 뜻이 아니라 성장의 지속성을 함께 따지겠다는 의미에 가깝다.

천 대표는 핵심 사업 포트폴리오를 최적화할 계획도 세웠다. 보험 영업과 자산 운용의 수익성을 개선하고 리스크관리를 강화하는 식이다. 기존의 영업 관행이 신계약 물량을 확보하는 데 치중했다면 천 대표는 기존 계약을 얼마나 잘 유지하느냐에 초점을 맞췄다. 효율 관리를 통해 실질 수익성을 확대하고 이를 다시 상품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그의 핵심 전략이다.

직전 대표 체제와 비교해도 경영 패러다임이 달라지는 모양새다. 이영종 전 대표 체제에선 통합 이후 외형 성장과 실적 확대에 상대적으로 무게가 실렸다. 업계 상위권 도약을 목표로 공격적인 영업 기조가 구축됐다. 통합 보험사로서 일정 수준의 성장 기반을 확보한 만큼 이제는 이를 얼마나 안정적인 포트폴리오와 수익 구조로 정착시키느냐가 더 중요한 과제가 됐다.

◇"탄탄한 기본자본비율 최우선 전제…고객 신뢰 근간"

천 대표가 질적 성장을 설명할 때 가장 먼저 꺼내 든 지표는 기본자본비율이다. 그는 "어떤 환경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는 탄탄한 경영 체력 기반을 갖추고자 한다"며 "기본자본비율을 경영관리의 최우선 전제로 두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기본자본비율 제도와 보험부채 할인율 현실화로 자본 건전성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진 만큼 이를 선제적으로 관리하겠다는 뜻이다.

그가 기본자본을 강조하는 이유는 규제 대응 차원에 그치지 않는다. 보험업은 긴 호흡을 가져가는 업종인 만큼 자본 건전성 자체가 곧 고객 신뢰와 직결된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자본이 흔들리는 보험사에 장기 자산을 맡기기 어렵다는 점에서 재무 안정성을 성장의 핵심축으로 세워둔 셈이다.

천 대표가 영업을 보는 시선도 이와 비슷하다. 천 대표는 영업에서 가장 중요한 게 신계약 물량보다 영업 효율이라고 강조했다. 기존 계약을 얼마나 잘 관리하고 오래 유지하느냐가 결국 다음 성장의 기반이 된다는 측면에서다. 신계약 보험계약마진(CSM) 규모가 커도 효율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예실차와 경험조정으로 장기 손실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조직 개편에도 이런 시각이 반영됐다. 신한라이프는 올해 1월 핵심 사업 경쟁력 강화와 내부통제 및 지배구조 체계 고도화, 조직 운영 효율화를 골자로 한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효율관리팀을 재무그룹에 편제한 것도 재무 관점에서 영업 효율을 분석하겠다는 천 대표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재무관리 관점에서 영업 효율을 분석하고 조직 내 체크 앤 밸런스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게 천 대표의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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