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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KB라이프 1000%대 유지…전반적 유동성은 악화

⑦[유동성]퇴직연금 유동성비율 RAAS 지표로 신설…삼성 등 3개사 권고치 하회

강용규 기자  2026-06-05 08:21:55

편집자주

기업은 숫자로 말한다. 기업의 영업·투자·재무활동의 결과물이 모두 숫자로 나타난다. THE CFO는 기업이 시장과 투자자에 전달하는 각종 숫자와 지표(Financial Index)들을 집계하고 분석했다. 숫자들을 통해 기업집단에서 주목해야 할 개별 기업들을 가려보고 그룹의 재무적 변화를 살펴본다. 그룹 뿐만 아니라 업종과 시가총액 순위 등 여러 카테고리를 통해 기업의 숫자를 분석한다.
생명보험업계의 유동성비율 하락세가 이어졌다. 2년 전 제도 변경으로 지표가 크게 낮아진 데 이어 지난해에는 외부 환경 요인까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지난해 퇴직연금 유동성비율이 경영실태평가(RAAS) 지표로 신설되면서 보험사들의 유동성 관리 부담은 한층 커졌다.

유동성비율은 메트라이프생명과 KB라이프생명이 나란히 1·2위를 유지했지만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푸본현대생명은 지표를 크게 개선하며 순위를 눈에 띄게 끌어올렸다. 퇴직연금 유동성비율의 경우 12개 생보사 가운데 DB생명이 1위를 차지했으며, 3개사는 금융당국 권고치를 밑돌았다.

◇메트라이프·KB라이프, 유동성비율 유이한 1000%대 지속

THE CFO는 국내에서 영업 중인 22개 생명보험사의 2024~2025년 유동성비율을 조사했다. 22개사 평균 유동성비율은 지난해 535.7%로 전년 대비 20.3%포인트(p) 하락했다. 유동성비율은 평균 지급보험금 대비 유동성자산의 비율로, 보험금의 단기 지급 요구에 대한 보험사의 대응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2023년까지만 해도 생보업계 평균 유동성비율은 1323.7%에 달했고, 22개사 가운데 15곳이 1000%를 웃돌았다.

그러나 감독당국이 2024년 말 회계부터 잔존만기 3개월 초과 무위험채권의 유동성자산 인정 비율을 기존 100%에서 30%로 축소하면서 지표가 1년 만에 767.7%포인트 급락했다. 여기에 지난해에도 약 20%포인트의 추가 하락이 나타났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환율과 금리 등 외부 환경의 불확실성으로 투자자산 가치가 일부 감소한 데다 고객의 중도해지와 만기보험금 청구가 늘어난 영향"이라며 "유동성 리스크 관리를 위해 자산·부채종합관리(ALM) 전략을 더욱 정교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트라이프생명은 지난해 말 기준 유동성비율 1535%로 생보업계 1위에 올랐다. 다만 전년 대비 349.6%포인트 하락하며 업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외국계 보험사 특성상 해외 투자자산 비중이 높은 만큼 환율 상승기에 투자자산 평가가치 하락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KB라이프생명은 1084.1%로 뒤를 이었다. 양사는 2024년에 이어 2025년에도 유일하게 연말 기준 유동성비율 1000%를 웃돌았다. 이어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930.5%) △iM라이프(803.0%) △AIA생명(797.1%) 등이 3~5위에 올랐다. 6위는 푸본현대생명으로 775.2%를 기록했다. 푸본현대생명은 전년 대비 유동성비율이 226.6%포인트 상승하며 업계 최대 개선 폭을 보였다.

라이나생명은 유동성비율 162.8%로 22개사 가운데 최하위에 머물렀다. 1년 사이 지표가 76.8%포인트 하락하며 순위도 한 계단 낮아졌다. 다만 안정성 기준으로 여겨지는 100%를 충분히 웃돌고 있어 유동성 위험이 높은 상황으로 보기는 어렵다. 전년도 최하위였던 흥국생명은 유동성비율을 127.2%포인트 끌어올리며 305.8%를 기록, 최하위에서 벗어났다.

보험사들은 유동성 리스크 관리를 위해 일부 비유동자산을 매각하거나 필요시 단기차입을 활용하기도 한다. 다만 이러한 방식의 유동성 확보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저축성보험 판매를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저축성보험은 보험료를 한 번에 납입하는 일시납 형태가 일반적이어서 보장성보험보다 유동성 확보에 유리하다. 그러나 IFRS17 체제에서는 기대이익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 축적에 불리하다. 결국 유동성 관리 부담이 큰 보험사일수록 보장성보험 판매에 집중해야 할 영업력을 저축성보험으로 분산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푸본현대·미래에셋·삼성, 퇴직연금 유동성비율 개선 필요성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6월 보험업감독업무 시행세칙 개정을 통해 보험사 RAAS 평가의 유동성 리스크 관리 항목으로 퇴직연금 유동성비율을 신설했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관리해야 할 유동성 지표가 하나 더 늘어난 셈이다.

보험사의 퇴직연금은 대부분 원리금보장형 상품 중심으로 운용돼 금리 변동에 취약하다. 만기 시점 금리 수준에 따라 가입자 이탈 가능성도 적지 않다. 당국은 퇴직연금 자산의 대규모 유출이 보험사의 전반적인 유동성 관리에 미칠 영향을 경계하고 있다.

퇴직연금 유동성비율은 평균 3개월 만기 도래액의 50%와 평균 3개월 중도해지액을 합한 금액 대비 퇴직연금 특별계정 유동성자산의 비율을 의미한다. 금융당국은 100%를 권고 기준으로 제시하고 있다.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12개 생보사 가운데 DB생명이 746.9%로 업계 1위를 기록했다. 이어 신한라이프(489.5%), KB라이프(476.6%), 하나생명(472.8%)도 400%를 웃도는 높은 유동성을 보였다.

반면 △푸본현대생명(36.2%) △미래에셋생명(82.2%) △삼성생명(92.8%) 등 3개사는 금융당국 권고치인 100%를 밑돌아 유동성 관리 강화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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