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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출신 보험사 CEO 전성시대

정문철 KB라이프 대표 '통합 조율자' 원팀 문법 구축

대표 전부터 통합 법인 설계 기여…작년 투자부문서 관리 역량 발휘

정태현 기자  2026-04-16 15:56:46

편집자주

재무관리 역량이 보험사 CEO 인선의 핵심 키워드로 부상했다. CFO 출신 인재들이 대표로 신규 선임되거나 연임된 사례가 곳곳에서 포착된다. 감독 규제 흐름에 맞춰 외형 성장보다는 내실 경영과 자본 효율성 제고에 집중하겠다는 포석이다. 각사 현안과 대표 리더십을 중심으로 '재무 전문가 CEO' 시대의 흐름을 짚어본다.
정문철 KB라이프생명 대표(사진)는 통합 법인의 조기 안착을 이끈 핵심 인물로 꼽힌다. 지난해에는 정밀한 재무 감각과 현장 중심의 조율 능력을 결합해 조직의 완성도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 재무와 현장을 아우르는 그의 리더십 아래 고객 중심의 질적 성장 전략도 순항하는 모습이다.

정문철 대표는 지난해 시장 변동성 속에서도 투자 손익을 70% 이상 끌어올렸다. 탁월한 자산 배분 전략 덕분에 업황 악화에 직면한 보험업 부진을 일정 부분 상쇄했다. 올해는 CSM 성장과 신사업 확장을 통해 균형 잡힌 성장을 이룩하는 데 매진한다.

◇통합 설계도 완성한 현장 중심 리더십

정문철 대표는 KB국민은행의 재무기획부장, 경영기획그룹대표를 거친 재무 전문가다. 이환주 전 대표(현 국민은행장)에 이어 은행 CFO 출신 CEO의 명맥을 이었다. 신회계제도(IFRS17) 체제에서 재무 관리의 중요성을 반영한 KB금융그룹의 인선 기조로 풀이된다.


정 대표는 대표 부임 전부터 보험사 통합의 핵심 실무를 맡아온 인물로 꼽힌다. 그는 KB금융이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한 이후 양사 통합 과정에서 조직과 영업 체계의 접점을 넓히는 역할을 맡았다. KB라이프 출범 이후에는 조직 통합과 영업 체계 정비를 주도하면서 통합 설계가 현장에서 작동하도록 손질해 왔다.

정 대표가 강조하는 조율은 인수와 출범을 넘어 조직이 동일한 기준과 속도로 실행하도록 운영 문법을 맞추는 과정에 가깝다. 통상 통합의 성패는 하나의 회사처럼 움직이는지에 달렸다. 보고 체계와 의사결정 방식, 영업 현장의 기준이 따로 놀면 마찰 비용이 커질 수밖에 없다.

정 대표는 경영 방침을 지표 중심이 아닌 현장 중심에 무게를 뒀다. 질적 성장을 통해 고객의 선택을 받고 그 결과가 다시 지표의 성장으로 이어지게 한다는 구상이다. 통합 초기 숫자로 압박하기보다 현장에서 부딪히는 문제를 먼저 정리해 조직의 기준을 맞추는 것이 더 빠른 길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가 강조한 또 하나의 키워드는 실행 속도다. 업무 효율화뿐만 아니라 KB라이프가 추구하는 가치가 실제 고객 경험으로 이질 수 있도록 매진하고 있다. 생성형 AI를 업무에 실질적으로 활용해 효율과 신속성을 끌어올리겠다는 메시지도 같은 결이다.

◇6가지 밸류업 어젠다로 본업 반전 겨냥

KB라이프는 올해 균형 잡힌 기업가치 제고를 목표로 6가지 어젠다를 제시했다. CSM 성장, 자본변동성 관리 및 투자 수익성 개선, 구조적 비용 절감, Next Core 비즈니스, 고객경험 혁신, 소비자보호에 집중할 계획이다.

출발점은 보험손익의 질이다. KB라이프는 지난해 보험금 예실차 악화와 손실비용 증가로 보험손익이 전년 대비 16.5% 감소했다. 올해는 보험계약마진(CSM) 성장과 손해율 리스크관리 체계 고도화로 보험손익을 지속 제고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예실차의 변동성을 줄이는 일이 성장의 필수 조건이 된 셈이다.

감독당국의 손해율·사업비 가정 선진화가 본격화되는 점도 올해의 변수다. 다만 KB라이프는 CSM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지난해 매 분기 증가한 CSM은 KB라이프의 강점이다. 지난해 3조원대에 안착한 CSM을 올해도 착실히 늘릴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투자 부문은 변동성 속 실적 방어가 중요해졌다. KB라이프는 지난해 시장 호조와 전략적 자산 배분으로 투자손익을 73.2% 키웠다. 올해도 적시성 있는 자산 배분으로 양호한 수준의 투자손익을 기록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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