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계약마진(CSM)이 보험사의 기대수익성 지표로 활용되면서 신계약 CSM 역시 신계약의 수익성을 가늠하는 지표로 자리잡고 있다. 보험사의 영업성과를 신계약금액만으로 측정하기보다는 신계약을 통해 확보한 CSM을 비교하며 실질적인 수익 전환분의 증대 규모를 분석하는 것이다.
지난해 생명보험업계의 신계약 CSM은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다. 다만 이는 삼성·교보·한화 등 빅3의 동반 감소에 따른 영향이 컸을 뿐 중형사나 소형사들 가운데서는 의미 있는 지표 개선을 보인 곳들이 적지 않았다. 특히 교보생명을 제치고 업계 3위에 오른 신한라이프를 비롯해 빅3 바로 다음 규모 생보사들의 약진이 부각됐다.
◇신한라이프, CSM 잔액 이어 신계약 성과도 3위 공고화 THE CFO는 국내에서 영업 중인 22개 생명보험사의 2024~2025년 신계약 CSM을 조사했다. 삼성생명이 3조595억원으로 2024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생보업계 1위를 유지했다.
신계약 CSM은 보험사가 신계약으로 확보한 미래현금흐름 중 향후 이익으로 전환되는 부분을 말한다. 보험사 CSM은 누적된 금액이 기간별 상각을 통해 보험이익으로 전환되는 구조인 만큼 보험사는 CSM을 늘리려면 기간별 상각분 이상의 신계약 CSM을 확보해야 한다.
신계약금액과 비교하면 신계약 CSM은 영업성과가 손익에 미치는 영향을 더욱 직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지표다. 때문에 최근 상장 보험사들은 기업설명회(IR)에서 신계약금액 대신 신계약 CSM의 설명을 통해 영업의 성과를 소개하는 경향을 보인다.
한화생명이 2조663억원으로 삼성생명의 뒤를 이어 2위를 유지했다. 3위는 신한라이프가 1조6460억원으로 순위를 1계단 끌어올린 반면 2024년 3위였던 교보생명은 1조2781억원의 4위로 내려갔다.
신한라이프는 지난해 CSM 잔액에서도 교보생명을 제치고 3위에 오르는 등 생보업계의 빅3 구도에 균열을 내는 가장 강력한 도전자로 꼽힌다. 자산은 업계 3위 한화생명이 작년 말 기준 126조원, 4위 신한라이프가 59조원으로 아직 규모의 차이가 크다. 그러나 수익성 기준으로는 신한라이프가 3위 자리를 점차 공고화하는 형국이다.
업계 관계자는 "빅3 등 대형사들 역시 CSM 확보에 유리한 건강보험 등 장기 보장성보험의 영업에 집중하고 있다"면서도 "신한라이프는 빅3보다도 장기보험에 더욱 집중된 상품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어 CSM 축적과 이를 통한 수익 창출의 효율성이 높게 나타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교보생명의 뒤를 △미래에셋생명(5399억원) △흥국생명(5328억원) △동양생명(5291억원) △KB라이프(5047억원) △NH농협생명(5021억원) 등이 따랐다.
지난해 신계약 CSM이 가장 적었던 생보사는 13억원의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이다. 이어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20억원) △처브라이프(61억원) △IBK연금보험(718억원) △푸본현대생명(997억원) 등이 1000억원 미만의 신계약 CSM을 기록했다.
◇중견사 약진 이끈 흥국생명·미래에셋생명 지난해 22개 생보사의 신계약 CSM 총합은 13조6635억원으로 1년 전보다 0.4% 줄었다. 단순 금액 기준으로는 줄었으나 이 기간 신계약금액이 7.7%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업계 차원에서 신계약의 볼륨 축소 대비 수익성의 선방이 부각된다.
2023년 IFRS17 회계기준 도입 이후로 CSM 확보를 위한 보험사들의 장기보험 영업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이전에는 장기보험 계약의 양을 늘리는 것이 보험사들의 지상과제였다면 점차 질적으로 순도 높은 계약의 확보에 더욱 집중하는 방향으로 경쟁의 양상이 변화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신계약 CSM 증가 폭이 가장 컸던 생보사는 103.3%의 처브라이프이며 푸본현대생명이 88.5%, IBK연금보험이 77.7%로 뒤를 따랐다. 다만 이들의 경우 신계약 CSM의 금액 자체가 크지 않은 만큼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다.
오히려 빅3의 신계약 CSM 감소 영향이 컸던 것으로 파악된다. 교보생명이 6.8%, 삼성생명이 6.2%, 한화생명이 2.7%씩 줄었다. 지난해 빅3의 신계약 CSM 총합은 6조4039억원으로 같은 기간 22개사 전체의 46.9%에 해당한다.
반면 중견사들 가운데서는 의미 있는 수준으로 신계약 CSM을 확대한 생보사들이 여럿 있었다. 신한라이프가 30.1% 증가율을 보였으며 미래에셋생명이 36.8%, 흥국생명이 37.2% 늘었다. 이에 힘입어 미래에셋생명과 흥국생명은 2024년 신계약 CSM 9위와 10위에서 지난해 5위와 6위로 순위를 4계단씩 끌어올렸다. 메트라이프도 32.3% 증가했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그간 건강보험 중심으로 상품 포트폴리오 개선에 공을 들이며 CSM 확보에 전념해왔다"며 "이러한 노력이 성과로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신계약 CSM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생보사는 NH농협생명으로 1년 사이 38.3% 줄었다. 이 기간 NH농협생명은 신계약 CSM 금액 순위도 5위에서 9위로 하락했다. KDB생명이 28.8%, 동양생명이 27.7%, AIA생명이 20.8%로 NH농협생명의 뒤를 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