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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재무 전략은 사업과 기업 가치를 뒷받침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사업 자금이 필요하면 적기에 조달을 해야 한다. 증자나 채권 발행, 자산 매각 등 방법도 다양하다. 현금이 넘쳐나면 운용이나 투자, 배당을 택할 수 있다. 그리고 모든 선택엔 결과물이 있다. 더벨이 천차만별인 기업들의 재무 전략과 성과를 살펴본다.
S-Oil이 올해 초 원유 확보에 현금을 먼저 투입해 장부상 이익과 현금흐름이 엇갈렸다. 중동 전쟁으로 유가가 급등한 시기 재고자산 증가 폭이 경쟁사보다 컸다. 올 2분기 정제 마진 개선 효과를 누릴 원유 물량 확보에 주력했다.
S-Oil은 올 1분기 연결 기준(이하 동일)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마이너스(-)5239억원이었다. 올 1분기 영업활동현금흐름 흑자 기조를 유지한 GS칼텍스(5408억원), HD현대오일뱅크(437억원)와 대조적인 현금흐름이다.
올 초 국내 정유사는 모두 수익성을 개선했다. 올 1분기 EBITDA는 GS칼텍스(1조8859억원), S-Oil(1조4421억원), HD현대오일뱅크(1조1866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유가 상승으로 장부상 재고자산 평가이익을 거둔 덕분이다. 지난 2월 말 배럴당 71.2달러였던 두바이 유가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해 3월 말 배럴당 121.1달러까지 상승했다.
S-Oil은 올 1분기 운전자본 증가에 현금 1조2124억원이 묶였다. 재고자산 증가분 1조3643억원, 매출채권 증가분 5161억원이 운전자본 부담 요인이었다. 미지급금 등 기타채무 감소분 3332억원, 선수금·미지급 세금 등 기타부채 감소분 1532억원이 추가로 영업활동현금흐름을 제약했다.
S-Oil은 재고자산이 주요 운전자본 증가 항목이었다. 재고자산 증가 폭은 국내 다른 정유사보다 컸다. 지난 1분기 말 S-Oil 정유 부문 원재료 잔액은 지난해 말보다 1조422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GS칼텍스와 HD현대오일뱅크 정유 부문 재고자산 증가분은 각각 5188억원, 207억원이다.
GS칼텍스와 HD현대오일뱅크는 매출채권 증가가 운전자본 부담 대부분을 차지했다. GS칼텍스는 올 1분기 매출채권이 1조8252억원 늘어 재고자산 증가분(5558억원)보다 크다. 같은 기간 HD현대오일뱅크도 매출채권 증가분(1조4952억원)이 재고자산 증가분(3242억원)을 웃돌았다.
유가가 상승할 때 기존 원유·제품 재고자산 평가액이 늘고, 원유 도입 가격도 높아지는 건 국내 정유사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재고자산 추이를 가른 건 원유 조달 방식 차이로 풀이된다.
S-Oil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정국에서 안정적인 원유 조달 능력이 부각됐다. 원유 상당 부분은 최대주주 AOC(Aramco Overseas Company)의 모기업이자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사우디 아람코(Saudi Aramco)와 장기 계약을 기반으로 도입한다. 전쟁 뒤 호르무즈 해협 대신 사우디 동서 파이프라인을 활용해 홍해 연안 얀부항을 경유하는 원유 도입을 늘렸다.
S-Oil은 올 2분기 정제 설비를 정상 가동할 수 있는 원유를 확보해뒀다. 공급 차질로 정제 마진이 견조한 시기에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지난 3~4월 정기 보수 영향으로 월 평균 7.5개 항차로 감소한 원유 도입량을 5~6월 정상 가동에 필요한 월 평균 10개 항차로 늘린다. S-Oil이 하루 67만배럴 규모 정제 설비를 정상 가동하려면 월 평균 10개 항차 원유가 필요하다.
올 하반기 샤힌 프로젝트 설비 가동에 대비해 재고자산 운용 방식을 정비할 필요도 있었다. 석유 화학 원료 83%를 S-Oil 자체 정유 시설에서 조달하기로 했다. 샤힌 프로젝트는 올 6월 기계적 완공을 끝내고 12월까지 시운전하며 상업 가동을 준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