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CFO 워치HD현대마린솔루션

고배당 기조, 빡빡한 현금...IPO 이후에도 이어갈까

사내이사 김정혁 CFO 현금관리 역할 주목

임한솔 기자  2024-01-10 16:32:24
기업공개(IPO)를 앞둔 HD현대 자회사 HD현대마린솔루션(옛 HD현대글로벌서비스)의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는 현금 관리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선박 수리(AS)와 개조 사업을 기반으로 순조롭게 매출 규모를 키워 왔다. 정기선 HD현대그룹 부회장의 대표적인 경영 성공 사례로 꼽힌다.

다만 현금 운용이 여유롭지만은 않다. 사업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운전자본이 지속 증가하는 가운데 부채비율도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HD현대 등 주주에게 매해 상당한 규모의 배당을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시장에서는 HD현대마린솔루션이 올해 상반기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 뒤에도 고배당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CFO로서 등기임원에 오른 김정혁 HD현대마린솔루션 경영지원부문장 상무의 역할에 무게가 실리는 시점이다.

◇운전자본 늘고 계약부채 줄어…영업활동 현금흐름 둔화

HD현대마린솔루션은 2016년 정 부회장의 주도로 HD현대그룹 내 AS 조직을 분사해 설립됐다. 역사가 짧지만 성장세는 가파르다. 연결기준 매출이 회사 설립 후 첫해인 2017년 2403억원에 그쳤으나 2022년에는 1조3338억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매출이 급증하면서 운전자본(재고자산+매출채권및기타채권-매입채무및기타채무) 규모도 자연히 커졌다. 2017년 1391억원에서 2022년 2175억원으로 늘었다. 매출이 5년 만에 5배 이상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운전자본 증가 폭이 크지는 않다.

(자료=전자공시시스템)

그러나 늘어난 운전자본은 HD현대마린솔루션에 실제로 유입되는 현금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의 연결기준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2019년 1585억원으로 고점을 찍은 뒤 2020년 490억원으로 내려앉았다. 이후 2021년과 2022년에도 각각 684억원, 515억원에 머무르는 등 좀처럼 증가세를 보이지 못하는 모습이다.

계약부채의 축소도 현금흐름이 둔화한 원인 중 하나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선박 개조 등 수주계약과 관련해 2019년 1452억원 규모 계약부채를 처음 인식했다. 제품과 용역을 제공하기로 약속하고 대가를 미리 받았다는 뜻이다. 그러나 계약부채가 꾸준히 늘지는 않았다. 계약부채는 2020년 817억원 감소했고 2021년에도 전년 대비 147억원 줄었다. 2022년에야 다시 148억원 증가했다.

◇배당 적극적…줄어든 현금, 차입으로 보충

HD현대마린솔루션의 현금 추이가 주목받은 까닭은 회사가 HD현대 배당수익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2020년부터 적극적으로 배당을 시행하고 있다. 당시 첫 배당 규모는 1600억원으로 배당성향 148.14%를 기록했다. HD현대마린솔루션 지분 100%를 보유하던 HD현대는 2020년 배당수익 3108억원의 절반가량을 HD현대마린솔루션의 배당으로 채웠다.

사모펀드 KKR이 HD현대마린솔루션에 투자해 HD현대 지분율이 100%에서 62%로 낮아진 2021년에는 배당 규모가 1900억원으로 오히려 더 커졌고 배당성향도 212.13%로 높아졌다. 순이익이 897억원으로 감소한 시기였기에 배당 확대는 더욱 눈에 띄었다. 이후 2022년 배당은 800억원으로 대폭 감소했고 배당성향도 76.20%로 하락했으나 순이익 대부분을 나눠줬다는 점에서 고배당 기조 자체는 지속된 것으로 보인다.

(자료=전자공시시스템)

성장 초기와 비교해 현금 창출 능력이 다소 약해진 가운데 고배당을 이어가다 보니 자연히 현금 보유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019년 1689억원에서 2022년 636억원으로 줄었다. 이마저도 차입 조달을 통해 보충한 부분이 크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2020년까지 별도로 차입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2021년에는 단기차입금과 장기차입금 등 519억원을 시중은행에서 조달했다. 차입금 규모는 2022년 753억원으로 확대됐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은 2020년 82.4%에서 2022년 185.27%로 뛰었다. 또 마이너스(-)였던 순차입금비율도 2022년 플러스(+) 3%로 돌아섰다.

◇김정혁 상무 사내이사 선임, 현금 관리에 무게

현금 관리를 강화할 필요성을 느낀 걸까. HD현대마린솔루션은 최근 김정혁 상무(사진)를 등기임원에 올리는 방식으로 CFO 역할에 힘을 실어줬다. IPO 준비의 일환으로 2023년 11월 사외이사를 대거 선임했는데 이때 김 상무도 사내이사로 이사회에 합류했다.


1974년생인 김 상무는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나와 HD현대그룹에서 경력 대부분을 보냈다. 1999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한 뒤 아산나눔재단, 현대오일뱅크, 현대중공업지주 등을 거쳤다. 2021년 11월부터 HD현대마린솔루션 경영지원부문장으로 일하고 있다.

김 상무가 올해 해결해야 할 가장 큰 과제는 단연 IPO 완주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현재 한국거래소에서 상장예비심사 절차를 밟고 있다. 올해 상반기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다는 목표다. 시장에서는 HD현대마린솔루션이 3조원대에 이르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IPO가 완료돼도 김 상무의 어깨는 여전히 무거울 전망이다. 공모 자금을 기반으로 한 투자를 감독하는 한편 늘어난 운전자본과 부채를 관리해 재무상황을 안정시켜야 한다. 투자자들 입맛에 맞는 배당정책을 수립하는 것도 일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