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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부는 기업을, 기업은 기업집단을 이룬다. 기업집단의 규모가 커질수록 영위하는 사업의 영역도 넓어진다. 기업집단 내 계열사들의 관계와 재무적 연관성도 보다 복잡해진다. THE CFO는 기업집단의 지주사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을 재무적으로 분석하고, 각 기업집단의 재무 키맨들을 조명한다.
산업용 IT 기기 제조 그룹 '아이디스'가 적극적인 지분 투자를 통해 신속히 외형을 확장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잇따라 인수합병(M&A)을 전개한 것이 대표적이다. 당시 기존 사업 보강을 비롯해 투자 등 신규 영역으로도 발을 넓혔다.
이 정책은 수익성 확보 구원 투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성장 둔화 시점에 M&A 카드를 적절히 꺼내 들며 분위기를 전환시키는 그림이다. 다만 아이디스는 단기적으로 추가 지분 투자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신규 연결 기업들을 안착시키고 시너지를 모색하는 작업을 선제적으로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아이디스 그룹은 지난 3개년도 간 계열 법인을 활발히 늘렸다. 지난해 3분기 말 그룹 연결 법인은 총 31개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말 그룹 전체 법인이 14개였던 것과 비교하면 유의미한 변화다. 인수 기업의 관계·종속 법인이 그룹 계열사로 일제히 포함되며 외형이 크게 확대됐다.
구체적으로 이 기간 손자 회사가 다양화됐다. 이는 지주사인 '아이디스홀딩스' 자회사 산하 법인들이다. 사업을 여러 방면으로 보완키 위한 목적으로 지분 투자가 진행됐다. 그룹의 중추 사업인 CCTV 제조부문을 비롯해 타 IT 기기 영역으로의 저변 확대도 이뤄졌다. 이는 2021년 인수한 '아이디스파워텔(구 KT파워텔)'을 통해 실현됐다. 해당 법인은 무전통신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아이디스 관계자는 "일례로 발전소, 공항, 기차역, 정유소 같이 단지가 넓으면서 시설이 중요한 곳은 통신 및 보안이 중요하기 때문에 무전기와 CCTV가 함께 쓰이는 경우가 많다"며 "이를 고려해 2개 제품간 교차·복합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규 투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분위기 반전 카드로 활용됐다. 지난해 아이디스 아래엔 굵직한 법인 2곳이 새롭게 추가됐다. 당해 매출 정체 등 어려움을 겪던 상황에서 M&A를 대안으로 꺼내들었다. 아이디스는 이 당시 기존 CCTV 영업은 평년과 같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었으나 경기 악화 등 대외적 영향으로 신규 매출 확보가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직전년도인 2022년 공공 수주를 대거 따내며 역대 최대 매출액을 거뒀던 것과 상반된다.
M&A 작업은 실제 재무 면에서 성과로 이어졌다. 지난해 아이디스 종속 법인에서 창출된 영업 성과는 연결 매출로 상당 부분 반영됐다. 아이디스파워텔 영향이 주효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아이디스 전체 연결 매출의 약 20%가 아이디스파워텔에서 발생했다. 순익 기여도는 32%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아이디스파워텔 산하에 신규 자회사 '링크제니시스'를 붙인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동기간 링크제니시스는 22억원의 순익을 거뒀다.
단기간 내 추가 투자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 여러 계열사를 새롭게 연결한 만큼 사업 안착·관리 면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이다. 기업 집단 내 시너지 모색도 과제다. 각기 다른 IT 기기 사업을 영위하는 만큼 전 영역을 관통하는 하나의 줄기를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측면에서 작년 인수한 자동화 솔루션 개발사 링크제니시스가 일부 역할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이디스 관계자는 "형제 기업들이 다 제조업 기반인 점을 고려할 때 시스템통합(SI) 등 소프트웨어 전문 업체가 계열사 융합 면에서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봤다"며 "현재 그룹이 SI 비즈니스에 공을 들이고 있다 보니 장기적으로 연구개발(R&D) 부담이 경감될 수 있는 점도 긍정적으로 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