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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

한화생명, 킥스비율 개선…업권 내 중하위권 유지

①새 제도 도입하면서 자본적정성 높아져…상위권 회사와 격차는 여전

고설봉 기자  2024-03-28 14:33:54

편집자주

보험업은 호황기를 맞은 것일까. 최근 저PBR주에 대한 재평가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보험사 주가가 신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보험사 자본과 순이익 극대화로 주가도 힘을 받고 있다. 그러나 실질 자본이 늘고 수익이 불어난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IFRS17 도입에 따른 K-ICS 비율 개선 결과라는 평가다. 오히려 미래 이익은 당겨 쓰고 리스크는 이연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킥스비율 개선과 맞물린 각 보험사별 자본 이슈를 점검해 본다.
한화생명은 새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비율(K-ICS·킥스) 도입 이후에도 안정적으로 자본적정성을 관리하고 있다. 오히려 제도 도입 전 지속적으로 저하되던 자본적정성이 개선되는 등 자본관리 측면에서 이전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인다.

다만 여전히 업권 내 최고 수준의 자본관리 역량을 발휘하고 있지는 못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자본여력이 저하돼 있어 갑작스런 위기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은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향후 가용자본 등 증대를 통한 안정적인 자본관리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한화생명의 지급여력비율(RBC)은 2019년 말 235.31%를 시작으로 2020년 말 238.25%, 2021년 말 184.63% 등 지속적으로 저하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2022년 말 RBC비율은 162.17%로 한 단계 더 하락하면서 우려를 샀다.

2022년 한화생명은 채권 등 투자자산에서 대규모 손실이 불거지면서 자본항목이 크게 위축됐다. 수조원대 파생상품 및 매도가능금융자산 부실이 이어지면서 회계상 손실이 불가피했다.

다만 킥스 도입 이후 한화생명의 자본적정성은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제도 도입 후 처음 산출한 지난해 3월말 킥스비율은 181.23%를 기록했다. 이어 지난해 2분기말 180.36%, 지난해 3분기말 184.31% 등 제도 도입 이전보다 오히려 개선된 모습이다.

이에 따라 한화생명은 유예조치 적용을 받지 않고 새로운 제도를 그대로 수용해 자본관리에 나서고 있다. 한화생명의 킥스비율이 새로운 제도 도입 이후 잘 관리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IFRS17 및 킥스 도입이 있다.


IFRS17 도입으로 부채의 시가평가가 진행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잉여금 등 항목이 크게 증가하면서 자본력이 강화됐다. 이에 따라 요구자본(지급여력기준금액) 대비 가용자본(지급여력금액)의 적절한 증감이 이뤄지면서 킥스비율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게됐다.

실제 2022년까지는 한화생명의 요구자본 대비 가용자본 관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RBC비율이 저하되기도 했다. 2019년 말 대비 2020년 요구자본 감소율은 2.01%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가용자본 감소율은 0.78%로 가용자본의 감소폭이 작아 RBC비율은 높아졌다.

그러나 2021년부터 상황이 바뀌었다. 전년 대비 요구자본은 1.65% 가량 늘면서 필요한 자본이 많았는데 가용자본은 오히려 21.22% 감소하면서 격차가 벌어졌다. 그 결과 RBC비율이 저하되기 시작했다. 2022년에는 전년 대비 요구자본 증가율은 4.69%로 높아졌다. 반면 가용자본은 8.04% 감소하면서 RBC비율의 추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다만 지난해 IFRS17와 킥스가 동시에 도입되는 가운데 한화생명의 요구자본 대비 가용자본 증가율은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지난해 1분기 대비 3분기 요구자본 증가율은 100.24%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가용자본 증가율은 101.94%로 비슷한 수치를 보였다.

이처럼 새로운 제도 도입으로 한화생명의 자본적정성은 꾸준히 안정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매 분기마다 요구자본과 가용자본이 비슷한 우상향 추세를 그리면서 킥스비율은 180% 대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모습이다.

다만 한화생명의 자본적정성은 업권 내 중하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금감원 자료에 따르면 생보사들의 킥스비율은 지난해 3분기 기준 224.5%를 기록 중이다. 한화생명의 킥스비율은 업권 내 평균 대비 40% 포인트 이상 저하된 측면이 있다.

감독 당국에서는 킥스비율을 100% 이상 유지할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화생명의 킥스비율은 안정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한화생명의 강비자 및 자산 규모와 업권 내 지위 등과 비교할 때 여전히 우려의 시선이 나오기도 한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변동성이 크지 않게 꾸준히 안정적으로 현재 가지고 있는 계약과 투자한 자산 등을 관리하면서 관리해 나갈 것"이라며 "향후에도 추가 자본조달 등 없이도 충분히 현 수준으로 안정적 관리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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