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0

캐시플로 모니터

롯데홈쇼핑, '새벽 방송' 중단으로 현금창출력 '뚝'

'FCF' 2년 연속 마이너스, 본업 경쟁력 회복 관건

홍다원 기자  2024-05-03 08:16:36

편집자주

기업의 안정성을 보는 잣대 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는 '현금'이다. 현금창출능력이 뛰어나고 현금흐름이 양호한 기업은 우량기업의 보증수표다. 더벨은 현금이란 키워드로 기업의 재무상황을 되짚어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롯데홈쇼핑(법인명 우리홈쇼핑)의 현금창출력이 악화하고 있다. 홈쇼핑 업황 둔화와 6개월 간 새벽 방송 송출 중단 처분이 맞물린 여파다. 본업 경쟁력을 회복하는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2년 연속 영업활동 현금흐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한때 넉넉한 실탄을 자랑했던 만큼 이를 유지하기 위해선 실적 반등이 중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홈쇼핑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연결 기준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36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162억원) 보다 두 배 이상 둔화된 수치다.

현금창출력이 약해진 배경에는 순이익이 급감한 게 주효한 영향을 미쳤다. 롯데홈쇼핑은 연결 기준 매출 9416억원, 영업이익은 83억원, 당기순이익 47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12.6%, 89.4%, 44.5% 감소했다.

오전 2시부터 8시까지 6시간 동안 새벽 방송 송출을 중단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롯데홈쇼핑은 2015년 재승인 심사 과정에서 직원 배임 행위 보고를 빠뜨렸다는 이유로 2023년 2월 1일부터 7월 31일까지 6개월 간 송출이 금지됐다.

홈쇼핑 업계는 그간 수익성이 떨어지거나 구성을 의무화해야 하는 상품 등을 새벽 시간대에 배치해 왔다. 새벽 방송이 막히면서 해당 상품들을 상대적으로 좋은 시간대에 배치해야 하는 등 부담이 커지면서 실적에 악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이외에도 미수금이 늘어나면서 8억원, 매입채무가 줄어들면서 61억원의 현금이 각각 유출됐다.


유입되는 현금이 줄어들었지만 투자·재무활동에는 현금을 더 투입했다.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2022년 2671억원에서 2023년 -135억원으로 순유출로 돌아섰다. 단기금융상품에 1조2479억원을 투자한 영향이 컸다. 재무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유출 폭이 -585억원에서 -617억원으로 확대됐다.

현금 유출이 늘어나면서 결과적으로는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감소했다. 롯데홈쇼핑은 그간 홈쇼핑 사업과 해외 지분 투자 성과 등으로 현금곳간을 안정적으로 운영해 왔다. 단기금융상품 등 보유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롯데건설 등 계열사 지원 사격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본업 경쟁력 악화로 보유한 현금이 갈수록 줄어드는 양상이다. 2022년까지만 해도 2792억원이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023년 1643억원으로 41% 급감했다.

여윳돈도 줄어들었다.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이는 현금보다 투자 또는 재무 활동으로 빠져나간 현금이 많아졌다는 의미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에서 자본적 지출(CAPEX) 투자금과 배당금 지급금 등을 차감해 집계한 잉여현금흐름(FCF)은 2년 연속 -를 기록했다. 2021년까지만 해도 79억원이었던 FCF는 2022년 -113, 2023년 -1262억원으로 음수로 전환됐다.

현금창출력을 회복하기 위해선 롯데홈쇼핑의 실적 반등이 중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홈쇼핑은 이탈한 고객 등을 사로잡기 위해 유료멤버십 비용을 낮추고 모바일 숏폼 등 콘텐츠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지난해 새벽 시간 6개월 방송 송출 금지 처분이 수익성 악화에 가장 큰 영향을 줬다"며 "꾸준히 변화하는 모바일 쇼핑 환경에 대응하는 데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