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상무보가 재무담당으로 선임된 2021년 이마트는 대규모 투자로 기조를 전환했다. 비용 효율에 집중하던 기존의 방향과 사뭇 달라진 재무 전략이다. 1년간 스타벅스커피코리아와 이베이코리아, SSG랜더스(신세계야구단), 더블유컨셉코리아 인수가 연속으로 진행됐는데 각각 4742억5350만원, 3조5591억원, 1325억원, 2569억원을 투입했다. 장 수석부장으로선 자금 조달이 우선적 과제가 된 셈이다. 이마트 측은 공격적 인수합병 행보를 뒷받침하기 위해 유동성 확보에 주력했다. 특히 부동산 매각을 통한 자산유동화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이마트는 앞서 2017년 학성점·부평점·시지점과 하남·평택부지 매각을 결정하고 2018년 초 일산 덕이점을 양도해 30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하는 등 점포 유동화에 이미 시동을 건 상황이었다. 이듬해엔 13개 점포의 토지와 건물을 총 9524억8000만원에 처분했으며 2020년 초 스타필드를 조성하려던 마곡부지를 8200억원에 팔기도 했다. 장 수석부장의 부임 후에는 유동화작업이 더 속도감 있게 진행됐다. 2021년 이마트 가양점을 6820억원, 남양주 토지를 750억원에 넘겼고 성수 본사 사옥까지 매각하면서 추가로 1조2000억원의 유동성을 얻었다. 외부자본 조달 역시 활발했다. 2021년 52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 담보대출로 1조원 이상을 조달했다. 차입 부담이 급격히 커진 셈이다. 자산 매각으로 선제적 대비를 한 만큼 타격이 일부 완화되긴 했으나 재무안전성 악화는 불가피했다. 2021년 말 이마트의 별도 기준 부채비율은 102.6%로 2020년 말보다 30%p 상승했다. EBITDA 대비 순차입금은 7.5배로 1년 전(3.0배)과 비교해 급등했다 이마트는 이런 공격 경영을 당분간 지속할 전망이다. 2022년 물류와 시스템에 7500억원을 투자하고 10개 매장을 리뉴얼해 경쟁력 강화에 나서기로 했다. 저마진을 고수하면서 외형 확대에 매진하는 장기전이다. 이에 따라 장 상무보는 당분간 현금 확보와 체력 비축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그간 쌓아온 재무 여력으로 신용도를 뒷받침하면서 차입 만기구조를 분산시킬 것이란 평가다. 인수한 업체들의 실적이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한 만큼 이익창출력이 차츰 늘어나고 있는 점은 긍정적 요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