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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분석

한미약품그룹, 이사진 재정비…'후계자 지목' 없었다

한미사이언스·한미약품 물갈이, 오너 2세 중 임종윤 사장만 유일한 '사내이사'

최은진 기자  2023-03-10 09:47:19
한미약품그룹이 주요 계열사의 이사회를 재정비했다. 지난해 말 세대교체를 위해 시니어급 임원들을 퇴임시킨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새로운 경영진들이 대거 이사회에 입성한다.

다만 송영숙 회장의 뒤를 이을 후계구도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시장에서 예상했던 오너일가의 이사회 입성은 없었다. 오히려 한미약품 이사회에서 차남이 자리에서 내려왔다. 이로써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 이사회에 참여하는 승계 후보자는 장남 임종윤 사장이 유일한 상황이다.

◇박준석·우종수 대표 중심 경영진 윤곽, 이관순 부회장 임기 남기고 사임

한미약품그룹의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는 29일 주주총회를 열고 송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고 박준석 헬스케어사업부문 부사장을 신규 선임한다고 공시했다. 3월로 임기가 만료되는 우종수 경영관리부문 사장 겸 한미약품 대표이사는 재선임 되지 않았다. 한미약품의 단독 대표이사가 되는만큼 한미사이언스의 사내이사직은 내려 놓는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한미사이언스의 이사회는 사내이사 2인, 사외이사 3인으로 총 5인 체제로 작년과 변함이 없다. 정관상 이사회 구성원은 10인까지 가능하지만 절반도 채우지 못하고 있다. 2021년까지만 해도 승계 후보자로 꼽히던 장남 임종윤 사장은 물론 장녀 임주현 사장도 사내이사로 등재되며 총 7인 체계였지만 작년부터 이들이 제외되면서 이사수가 축소됐다.


주력 계열사인 한미약품의 이사회 전열 역시 대폭 개편됐다. 29일 정기주총에서 사내이사로 박재현 제조본부장, 서귀현 R&D센터장, 박명희 국내사업본부장을, 사외이사로 윤영각·윤도흠·김태윤 3인을 신규선임한다.

작년 고문으로 용퇴한 이관순 부회장은 임기가 2025년까지로 2년 더 남았지만 사내이사에서 내려온다. 3월로 임기가 만료된 송 회장의 차남인 임종훈 사장 역시 재선임 되지 않고 자리에서 물러난다.


이로써 한미약품의 이사회는 단독 대표가 된 우 대표를 비롯해 신규선임 사내이사 3인 그리고 미래전략을 맡고 있는 임종윤 사장, 사외이사 4인으로 총 9인 체계가 됐다. 임종윤 사장의 경우 임기가 2024년으로 1년 더 남은 상황이다.

다만 작년 하반기부터 이사회에 출석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 자진 사임 가능성도 제기됐다. 그러나 임기는 채울 것이란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내년 임종윤 사장 임기 만료 시점에 후계윤곽 드러날듯

이번 한미약품그룹 주력 계열사의 이사진 변화는 신진 경영진의 면모가 드러났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작년 말 정기임원인사를 단행하며 20년간 연구개발(R&D)에서 중추적 역할을 했던 권세창 대표이사와 글로벌전략을 담당하던 이관순 부회장이 퇴임하며 고문으로 물러났다. 한미사이언스는 박 대표, 한미약품은 우 대표를 주축으로 한 새로운 경영진 전열이 구성됐다.

한미약품그룹은 송 회장 중심의 확고한 책임경영 기조를 이어나가면서 작년말 개편된 본부장 중심의 조직체계를 이사회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선 이번 이사회 개편에서 승계 후보자가 여전히 드러나지 않고 있다는 점에 주목된다. 현재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 두 핵심 계열사의 이사회에 참여하는 승계 후보자는 한미약품의 사내이사인 장남 임종윤 사장이 유일한 상황이다. 다만 이 역시 임기가 남아있기 때문에 자리를 유지하고 있을 뿐 송 회장의 의중은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

내년 임종윤 사장의 임기가 만료될 때 그의 재선임 여부, 장녀나 차남의 신규선임 여부 등이 드러나면 후계구도의 윤곽이 어느정도 가시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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