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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LB생명과학, 에너지사업 분할…바이오사업 승부수

국내외서 '리보세라닙' 신약 허가 절차 진행 중

김형석 기자  2024-01-15 15:36:04
HLB생명과학이 비주력사업인 에너지사업을 분할했다. 바이오 기업으로 전환하는 포석을 갖췄다. 그룹의 주력 파이프라인인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의 해외 진출과 국내 품목허가 신청 등 신약 개발과 판매에 집중한다.

◇ HLB생명과학 비주력사업 물적분할 성공

HLB생명과학은 이달 5일 에너지사업부문의 물적분할을 완료했다. 물적분할한 회사의 명칭은 HLB솔루션이다.

이번에 분할하는 에너지사업의 매출은 작년 9월 말 기준 13억6200만원이다. HLB생명과학의 총 매출(744억3966만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83%에 불과하다. 지난해 3분기 말 공시에 포함이 안 된 임대와 기타매출 등을 포함하더라도 2% 수준이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물적분할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제기됐다. 물적 분할에 따른 사업부 이탈로 기존 주주가 보유한 지분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였다.


하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시장반응은 꽤 긍정적이었다. HLB생명과학은 지난해 11월 17일부터 12월 7일까지 주식매수청구권 신청을 받았는데 이 기간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한 주식은 전체 소액주주의 주식수의 0.05%인 4만1469주에 불과했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에 따른 1주당 매수가격은 8914원으로 총 3억6965만원이다. 분할에 반대하는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금액이 50억원 이하일 경우 분할을 반대할 수 없다.

주가 역시 분할 결정 이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사회의 분할 결정 직전인 지난해 9월 15일 9320원이던 HLB생명과학의 종가는 9월 18일 9980원으로 올랐다. 이후 현재까지 HLB생명과학의 주가는 1만원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인 8914원을 훌쩍 뛰어넘은 셈이다.

◇본업 바이오사업에 집중…리보세라닙 판로 확보 첫 과제

시장에서 물적분할을 긍정적으로 본 건 핵심 사업인 바이오에 역량을 집중할 환경이 조성됐다는 분석 때문이다. HLB생명과학이 바이오에 주력하게 되면 관련 펀드자금의 유입으로 주가가 부양할 수 있는데다 적자 사업부를 정리하는데 대한 새로운 M&A 가능성도 기대해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리보세라닙 등 신약 허가신청의 모멘텀에 기대를 걸기도 한다.

당장 HLB생명과학이 주력하고 있는 것은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의 상업화다. 리보세라닙은 혈관내성장인자수용체2(VEGFR-2)를 타깃으로 한다. 암 조직의 신생혈관 성장과 암세포 증식을 억제하고 면역세포를 정상화하는 기전을 보유했다. 위암·간암·선양낭성암·대장암·고형암 등 여러 적응증을 공략하고 있다.

HLB생명과학은 조만간 리보세라닙의 선양낭성암 적응증에 대한 국내 조건부 허가를 재신청한다. 지난달 자체적으로 신청을 취하한 뒤 후속조치다. HLB생명과학은 지난해 2월 식약처에 조건부 허가를 신청했다.

식약처가 HLB생명과학에 제조품질관리(CMC)와 관련된 추가 자료를 요청한 상황이다. HLB생명과학은 보완 작업이 필요한 상황에서 기간 내 승인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신청을 자진 철회했다.

식약처가 요구한 CMC 보완 요청은 원료에 포함되는 부산물 관리에 대한 실측 자료다. 약효와 안정성 문제가 아닌 만큼 HLB생명과학은 조만간 임상을 통해 식약처가 요구한 CMC 자료를 보완해 재신청을 진행할 계획이다.

해외에서도 리보세라닙의 허가 절차는 진행중이다. 미국에서는 간임 치료제 캄렐리주맙 병용요법에 대한 최종 허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유럽에서는 유럽의약품감독국(EMA)에 리보세라닙 병용 간암치료제에 대한 품목허가 신청을 진행하기 위해 유럽 제약사와 인허가 컨설팅 계약을 체결했다. 유럽 계약건은 HLB의 미국 자회사 엘레바(Elevar Therapeutics)의 주도로 진행중이다.

다만 유럽과 일본에서 리보세라닙에 대한일부 수익권이 HLB생명과학에 있는 만큼 EMA의 허가를 받을 경우 HLB생명과학이 곧바로 수익을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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